복현동 명자 

  

'미스매화 선발대회'

경축 현수막 흔들리는

그녀 집앞은 정류장이다

 

버스가 툴툴 부려놓은 먼지

작달막한 여자가 운영하는 구멍가게는

올라타거나 내려서는 사람들 

발치에 있다

 

이정표  대신 세워둔 명자꽃을

덜컹이는 버스가 잠시 비틀어

스치는 창 안 사람들 눈에는 

먼지털이 들고 서성이는

명자가 보였을 뿐

 

그녀가 씰룩이는 입술이

명자꽃 닮았다는 것을

누구도 알아보지 못한다

 

미스명자 선발 대회는 언제 열리나!

 

 


   

일월산 총각 도사

점 집 간판 앞에서

햇쑥으로 탑을 쌓은 좌판은

몸빼바지 쭈그린 그녀를 앉혀 두었다

 

삼십 여 년 전 친구가 거기 있었다

한때는 별이 될 수 있을 것 같았고

지구의 불빛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매연 뒤집어 쓴 도로에서

그녀가 들려주는 점 쾌는 쑥 냄새다

 

우연히 점집을 찾다 나와 마주친

그녀도 나도 이젠 눈이 흐린건지

길조심 하고 즐거운 날 되라 한다

 

꿈은 이루어질까 궁금해 찾은 절 집

쑥스러움을 내민 그녀 앞에서

부풀린 비닐 안쪽엔 갓 돋은 쑥들이

겨울에 맞장 뜨는 여자 같았다

 

밟힐수록 단단해지는 어떤 힘이

봄비에 너와 나 다 희미해져도

선명해지는 쑥빛 간판 앞에서

바람과 또 악다구니다


청송 진보 출생

월간문학 등단

이조년 백일장 장원

매일신문 최종결선(2)진출

저서- 너는 시원하지만 나는 불쾌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