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일생, 누굴 위해서 촛불을 켜고

기도를 한 적이 없다

 

일생, 어떤 눈물을 닦고자

염원을 빈 적도 없다

 

그런 내가 촛불을 들고

군중 속에 함께 했다

 

막막한 어둠 속에서

내 몸 하나 허공의 벽이 되고 싶었다

 

 

 

 

 

 달빛소리

 

 

 

 

대금을 배워

대금을 불기 위해

시골로 이사를 간 사람이 있다

 

밤마다 대금을 불면서

달빛 소리를 듣는다고 한다

 

달빛 없는 어두운 밤 대금을 불면

귀신 불러내는 소리 같고

달빛이 환한 밤 대금을 불면

천사들 춤사위에 흥을 더하는 소리 같단다

 

그래서 요즘 달빛소리 가장 크게 들리는

그런 날에만 대금을 불고 있다고 한다

 

귀신과 노느니

천사들과 함께 놀겠다고 한다

 

  

 

 

 

 

임영석

1961년 충남 금산 출생, 1985년 『현대시조』에 2회 천료 등단, 시집 『고래 발자국』,『받아쓰기』, 시조집으로 『배경』, 『초승달을 보며』등이 있고, 시론집으로 『미래를 개척하는 시인』이 있다. 계간 스토리문학 부주간, imim0123@naver.com 010 2364 16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