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땅의 모든 어머니들깨 바칩니다

 

 

 

어머니의 나라

 

 

 

하루를 솎아내던 해도 지쳤습니다

지평선 끝 하늘까지 흙발로 걸어가

붉은 노을 속 구름에 고단한 몸 뉘입니다

 

평생을 아무개 엄마라고 불려지며 살았습니다

남루한 살림의 한 축이 되어

맵찬 바람  다 막아낸 자식들 비받이였습니다

작지만 맵고 깡아리 있는 조선의 여인이였습니다

 

언제올래

 

수화기 너머 들려오던 갈라진 목소리

 

그 이틑날 어머니 이름 천상에

올려질 줄은 미쳐 몰랐습니다

 

계절의 문이 수없이 열렸다가 닫혀도  

꽃들이 지지 않는다는 어머니의 나라

 

별들이 총총이 박힌 쪽문 열고

얘야 부르는 소리 바람에 잠시 끊겼다가

싱싱한 하늘에 메아리로 맴돌고 있습니다

 

 

내 마음 속에  판화로 영원토록 새겨진 어머니

그리운 이름 나즈막이 불러 봅니다

어머니--이-이-- 이--

 

 

 

 

 

어느 날의 기록

 

 

퍼붓는 함박눈

하늘도 온통눈밭이다

 

숨비소리 뿜어내며

테왁에 매달려 올려다 본 하늘

 

뒤란 감나무에 목을 맨 청춘이 홀로 눈밭을 걷고 있다

 

자맥질로 낚아 올린 가난의 부스러기들

생활의 망사리에 우겨넣고

흥정해서 올릴 제사상은

슬픔의 저울추를 밀고 있다

 

눈발 그치자 급하게 불려나온 해가 셔터를 열고

시장 끄트머리 사진관 물먹은 유리창을 찍어대자

추억처럼 청춘 남녀가 걸려 있다

맑게 웃는 아기까지 판화처럼 정교하게 새겨져 있다

 

바람도 발목 삔 걸음으로 더디 걷던

쌓인 눈 얼어붙은 밤길

절름거리며 먼 길을 걸어온 청춘이

젯밥 한 술 뜨고 있을 때 홀시어미 흐느낌 속에

스물한 살 청상이 절 하고 있다

혼불 나불나불 타올라

잘근잘근 어둠 잘라먹던 방 한 켠

잠깬 아기를 고요가 구덕을 흔들어 다시 재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