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있어요

- 만해 한용운 선생의 ‘알 수 없어요’의 가락을 빌려


삼산이수 아름다운 고장을, 전쟁의 공포로 몰아넣으며

신냉전 시대를 열어, 김천 사람들의 가슴팍을 짓밟는

싸드는 누구의 군홧발입니까?

수백 개의 북한 스커드미사일, 노동미사일, 무수단미사일을

단 48개의 싸드미사일로 막아낼 수 있다고 장담하면서

선제공격론을 주장하는 전쟁 미치광이는 누구의 얼굴입니까?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잡고, 대륙간탄도유도탄(ICBM)도 잡고

북한에서 날아오는 모든 미사일을 잡을 수 있다고, (잘 알면서!)

새빨간 거짓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것은 누구의 입김입니까?

만의 하나, 북한핵미사일이 우리들의 머리 위에서 폭발하면,

초토화된 한반도, 미사일방어체계(MD)의 폐허를 헤매는

핵전쟁 실험실의 마루타(maruta)는 누구의 그림자입니까?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제국이 어떻게,

그 비싼 싸드 미사일로, 우리를 위하여 (정말) 공짜로

북한 핵미사일을 막아주는 진정한 수호천사입니까?

오늘도 촛불은 스스로를 태워 어둠을 밝힙니다.

평화의 광장에는 우리들의 자존심,

우리들의 자부심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수백 개의 촛불이 모여 수천 개의 촛불, 수만 개의 촛불로 번져 가면

적들의 가슴도 서늘해지겠지요. 그러니 우리는 스스로

촛불이 되어 타올라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희망입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촛불은

누구를 태우려고 하는 거대한 들불입니까?



실(蟋)이야, 그네를 밀어라

- 미당의 추천사(鞦韆詞) 곡조를 빌려


실(蟋)이야, 그네를 밀어라.

저 푸른 하늘로 싸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처럼 밀어 올려다오

실(蟋)이야.

메르스 사태와 세월호 대참사, 위안부 합의와 물대포 사망,

개나 돼지 같은 민중들이 우글거리는

지상의 검은 물로부터 밀어 올려다오

버시바우의 말처럼 요승 라스푸틴의 사술이라도 좋아

몸과 마음(body and soul)을 완전히 통제해도 좋아

푸른 한반도, 평화광장의 백만 함성으로부터,

실(蟋)이야.

발끝부터 올림머리까지 꼭두각시 공주라도 좋아,

특혜와 전횡, 정경유착과 방산비리는 알아서 하고

개성공단 폐쇄, 성과퇴출제, 국사교과서 국정화, 블랙리스트와 검열,

그까짓 싸드쯤이야, 중국이 반대하건 말건

로키드 마틴과 로비스트와 영원한 우방에게 맡기고

정치, 경제, 문화, 체육, 국방, 외교, 인사, 국정농단도 좋아

팔선녀, 십상시(十常侍), 문고리 삼인방에게 맡기고

고집과 불통과 수첩과 무능이 최선의 무기이니

프로포폴(Propofol)이라도 좋아, 저 하늘로 붕붕, 밀어 올려다오.

오방색 구름 같이만 밀어 올려다오. 실(蟋)이야.

그네는 아무리 땅을 박차고 올라도

결국은 내려 와야 하는 숙명인가

바람에 흔들리다가 소낙비 같이 떨어져야 하는가

아무래도 벼랑의 폭포 같이는 떨어질 수 없구나

탄핵이나 하야, 함께 가는 감옥밖에 없는가

마지막으로 불타는 붉은 저녁노을같이, 오방색 애기구름같이

아름다운 신천지에, 사뿐히 내려올 수 없는가

구중궁궐, 들보에 목을 맨 형상으로

덩그러니 매달린 그네가 있다

아무나 탈 수 없는 그네가 있다

이제, 아무도 타지 않는 그네가 있다.

실(蟋)이야.



1954년 경북 김천 초실생, 1983년『세계의 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별』,『나무들의 사랑』,『내 마음의 수평선』등

『분단시대』동인, 한국작가회의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