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호 물길을 따라가다

 

관광선에 실려 충주호 물길을 에돌아 간다

사람이나 짐승의 형상 같은 기암괴석이

영상처럼 나타났다 사라진다

 

저기 갑판에 서 있는 사람

그 때 보상금 받아 도시로 떠날

꿈에 부풀었을 사람일까

수위가 낮아 드러난 수풀 무성한 저 둔덕이

물에 잠겨도 잃을 것도 버릴 것도 없다던*

그의 집터일까 남자는 상념에 젖었다

 

이제 관광객이 몰려들고 유람선이 뜨는 이곳

속을 보여주지 않은 혼탁한 강물은

저 남자의 가난은 확실히 수장시킨 듯

초로를 향하는 남자는 수려한데

숲 속 몇 채 남은 인가는 아직 낮고 낮다

 

물가를 빙빙거리던 새 한 마리 문득

난간에 올라앉는다

찌그러진 오두막을 물속에 던지고 이대로

흘러흘러 한강에 닿으리라

불야성의 그 도시 서울에 스며들어

마지막 꿈을 조명탑처럼 펼치리라

날카로운 발톱으로 바람 거센 난간을

꽉 붙잡는 할미새 한 마리

 

유람선은 천천히 절경을 내보인다




  

 

 

*신경림의 강물2에서 차용

 




 

위층에는 누가 살까

 

 

폭우가 지나간 계곡처럼

콸콸 욕실 배관으로 내리는 물소리

아침 저녁 시들어 가는 내 집에 생기를 들이붓는다

 

위층에는 누가 살까

바람 없는 숲처럼

물소리만 내려 보내는 위층

 

아득한 전설처럼 샤먼처럼

기도하는 여인이 살까

그 여인이 모시는 신은 꽃의 여신이어서

집 안 가득 꽃을 꽂고 꽃잎 다려 몸을 씻을까

 

물소리 콸콸콸 줄줄줄 내리면

장미향 솔향이 내 집에 가득찬다

소리는 향기를 부려놓고 급류처럼 사라지고

위층은 기도에 들어간 듯

숲 속처럼 다시 고요하다

 

위층에는 누가 살까

 

 

 

김재순: 경북 상주출생 상주작가 대구경북작가회의 회원 nok910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