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시계




서슬 퍼런 초침

끼니도 잊은 채

자정을 넘어가고 있다

문턱을 넘어온

비릿한 달빛 사이로

들려오는

거친 숨소리

잃어버린 밤

엇갈리는 뼈마디의 비명

나이를 먹지 않는 맥박은

심장 속으로 폭풍처럼 잠적한다

적막이 누운 자리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빈맥頻脈의 공황은

방바닥에 깔린 초침 소리뿐이다

*빈맥 : 잦은 맥박




신발



구도하는 수도승 같은

늘 바닥에 엎드려 낮은 자세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풍파를 겪어 내는 고행

창 닳은 한 발 코 터진 한 짝

주름살 숫자만큼 꿰매고 덧꿰매도

축축하고 음산한 그곳

언제나 묵언 수행

말라가는 핏줄 굽이 굽이

혼자 감당해야 하는 운명

지친 몸 안고 품으며

바닥으로 살아온 희생

네 피와 살이 나의 뼈가 된

어미와 새끼처럼

인연과 정으로

나란히 함께 가는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