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 침

ㅡ세월호를 생각하며ㅡ

그들의 소리는
어둠속의 울부짖음이다
흘수선이 오뚜기가 될때부터
갈매기의 요란한 신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바닷물이 턱에 차오를 때까지
태연히 아무것도 모른 채
발끝에 물이 흥건히 젖고서야
비로소 파도소리에 꺽인
침몰의 수마는 꽃같은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
세상의 손길이 닿지않은
허우적의 외침들이 어른들과
신의 무관심속에서 이미
흘러내린 통한의 눈물로
짜디짠 바다의  농도를 더하여
내 영혼의 뺨을 때리고
귀 멀고 눈 먼 세상을 몰아 붙였다 
침묵은 이제야 번쩍이며
저 아득한 곳 외침들을 깨운다
그들은 오늘밤도 혜성이되어
어제 처럼 지상을 오르내린다




가 을

계절의 간사함이 출렁이고
감동의 물결이 풋풋함을
길 들이는 동안 신선한 바람이
가을의 속내를 탐독하고 있다
새벽부터 내린 비로 
가슴을 풀어 헤친 가을의 속살들이
바람몰이를 하고 있다
축 늘어진 가지나 결실들이
낮게 나르는 잠자리의 호외소리에
제자리를 찾아 뜨거운 햇살로
몸을 익히며 부풀리고 있다
목 놓아 소리치던 매미의 허물은
허공의 북망으로 떠나고
갸날픈 귀뚤이의 울음만이
들녘의 고요를 메우며
여전히 따가운 시선으로
풍요로운 노제를 올리고 있다
그해 길들여진 추색의 몸살만이
다가올 삭풍에 귀를 쫑긋 세운다



허남기:경북 영천 출생ᆞ2014《문장21》등단
         《문학광장》신인상.   한국문협 경북지회 회원 ᆞ영천문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