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초(忘憂草)를 보면 

                                         

 

시름을 잊게 한다는 망우초를 보면

문득 생각나는 시인이 있네

당쟁과 임란으로 어지럽던 시절

바르고 곧은길을 걸어가신 선비

4살적 아주 어린 나이에  

구름은 푸른 산머리를 가두고

연기는 저문 강 허리를 가르네*라고 읊은

시재(詩才)가 빼어난 이재(頤齋) 조우인(曺友仁)선생은

시로서 두 번이나 화를 입었으니

누가 시를 여리다고 하는가

누가 시를 눈물이 마른 흔적이라 하는가

시를 벗 삼아 몇 십 년을 보냈어도

시 사랑은 저물녘 빈 하늘의 아쉬움으로 남고

높이 돋아나서 눈짓하는 별꽃인 것을

시인을 가리켜 사막에서 풀을 찾는

어리석은 자라고 하더라도

외롭고 기나긴 밤에 화톳불을 다독여 살리듯

시를 모시는 화두는 멈출 수 없나니  

사나운 바다에서 진 우리의 꽃들을 생각하면

시름을 잊지 못하는 생우초(生憂草)일 테지만

가늘고 긴 꽃대가 생명줄이듯

기다리는 마음의 시는 지울 수 없나니

어린 소년이 나팔을 부는 모습같이 청초한

망우초 꽃피는 여름이 오면

생각나는 소나무의 시인이 있네

! 못 잊을 사월의 사람들이 있네.

 

*雲囚碧山首 煙割暮江腰

  

 

 

 

 

  감꽃이 필 때 

    

어린 아기의 젖니같이 

뽀얀 감꽃이 필 때는 

긴 해도 아쉬워서 천천히 간다. 

무성한 잎새 사이로 

옛 추억 같은 이야기의 꽃은 피고 

우리 무논에도 모를 심는다. 

밤하늘에 별이 솟듯 

푸른 잔치 집을 밝히는 향기로운 등 

가난한 사람의 등처럼 오래도록 밝다.

먼 길 가는 기도가 끝나면

눈 오듯 이승에 앉는다. 

오월이 가고 

우리의 눈에서 기적같이 멀어짐이

아주 사라짐이 아니거늘

우리는 다시 향기로운 세상의 

가을을 꿈꾼다.

     

 

 

약력

경북 상주 출생. 1976『현대시학』 추천. 시집으로『돌담 쌓기』『상주』 평론집『환상의 현실적 탐구』설화집『상주 이야기Ⅰ,』외 한국시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sunk631@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