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몽

 

박관서

 

 

삼월이라 삼짇날, 촌놈 생일이라는 일로 오일장에서 헛개나무 몇 그루를 사들고 혀에 감기는 간짜장에 배갈 한 돋구리를 적시는데, “캄푸터 허고 바돌을 두어서 잉간이 져부렀다“고 돌을 던졌다고 음험한 티비 앞에서 하도 지랄 오두방정들을 떨길래, 허리춤의 레디오 스위치를 올려 현처리와 태진아를 횃등처럼 켜들고 저 홀로 어두워진 집으로 돌아와 부렀어라 아

 

 

 

다순구미*

 

박관서

 

 

아야, 거만치 허천나게 처묵어 부렀으먼

인자 기냥 가부러라이 잉

 

머시 더 챙길 거시 있다고

고렇게 점점이 퍼질러 있다냐아

 

염병헐, 바다에 빠져분 사람들만 징허제

시퍼렇게 멍든 하늘만 미쳐분당게 잉

 

지집배 치마 같은 옷으로 갈아입고

돼놈들 왜놈들 양놈들의 대굴박 앞에

 

몸땡이를 조아려 얻은 쪽심으로

백년천년 제 배때기를 불려 왔겄지만

 

웃기지 말그라 여그는 시뻘건 화산재 뿌릴 때부터

문저리 망둥이 조구새끼 짱짱히 말려서

 

다시래기와 간장으로 조려먹고 살아 왔응게

징헌 파도와 햇살과 바람의 족보로

 

뼈와 뼈를 이어가며 살아왔응께 너그 같은

잡것들은 빨리 꺼져부러라 잉

 

 

※ 다순구미 : 목포 유달산의 가장 남쪽에 있는 옛 자연항구인 ‘째보선창’에 달린 언덕마을로 따뜻한 햇살이 종일 비치는(다순) 후미진 곳(구미)라는 전라도말로 불리는 마을로 오래전부터 뱃사람들이 물고기를 잡으며 거주했음. 목포 개항기에 벽돌공장이 들어서고 일본을 비롯한 외국인 거류지가 조성되어 언덕 위의 조선인 마을과 구분되었음. 현재 뉴타운 재개발의 바람을 타고 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임.

 

 

 

 

박관서,

1996년 《삶 사회 그리고 문학》 신인추천. 시집 『철도원 일기』, 『기차 아래 사랑법』 간행. 제7회 윤상원문학상 수상. ddh21@han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