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

                                                         

 

 

땡볕 그림자에 떠밀려 기우뚱거렸지만

우리 얼마나 밑바닥에 서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2년 시한부계약 시퍼런 서슬아래

코피 터지도록 바짝 엎드려

정규직으로 가는 길, 해피데이를 꿈꾸었지만

오늘도 지상의 정점에는

탈락된 목구멍들 아득히 정체 중

 

세 번을 갈아타야 지상에 오를 수 있는

지하철 수성구청역 에스컬레이트

다시, 고용승계 애원하듯

츠륵, 츠르륵

마지막계단 톱니 꽉 물고 설핏 비켜가는

정오의 심장에 쿡,

발자국 찍어보는 저 청년의 등짝

아직 때 아니라고 단풍도 낙엽도 되지못한

중국단풍 가지 사이로 얼룩얼룩 표류하는

섬 하나,



우산

 

 

나만 모르고

누군가의 가슴 속 까지

흠뻑 적셔버린

장대비가 된 적은 없었는가

 

비 그친 하늘에 대고

우산 펼쳐 말리며 드는 생각

비를 피하려 펼쳐 든 내 우산에

내가 흠뻑 젖은 적도 있었던가

 

젖었다 마르고

마르면 다시 젖게 하는

세상이 다 아는 순리

나만 여태 몰랐으니

 

약력;  경북 군위 출생

      2001<사람의 문학> 등단, 현재 <사람의 문학> 편집위원

      시집 <밥 한 봉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