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꽃밭을 찾던 여자

 

 

저 여자

이제 그 꽃밭을 찾았을까

얇은 입술에

꽃잎 한 점 묻어있네

 

옛 사람이 거닐었다는

복숭아꽃밭은 어디 있을까

번쩍이는 불빛 속에 숨었을까

클럽 황태자에서 밤을 지새우던 여자

 

속을 다 보여주지만

그 만큼 지독한 게 또 있을까

무릉도원은 분명 그 속에 숨었을 게야

벌컥벌컥 병째 소주를 들이키던 여자

 

자욱한 담배연기

요술램프 연기처럼, 문득

도원에 데려다 놓을 것 같아

쿨럭쿨럭 줄담배 피우던 여자

 

아아, 그의 가슴은 정말

활짝 핀 복사꽃밭일 거야

어린 것들 떼어놓고

남자들 가슴팍을 유랑하던 여자, 저 여자.

 

 

  

 

 

네온의 꽃밭을 보다



 

어둠을 쨍쨍한 봄볕이라 생각했을까

형형색색  네온꽃이 만발했다

 

에버랜드의 플라워 스트리트처럼

꽃들의 축제장이 된 유리창 저 너머 거리

목말을 탄 아이는 손을 흔들어 보이고

젊은 커플들은 꽃그늘로 들어간다

웨딩카 같은 자동차들 계속 지나간다

 

그러나 저 거리

네온이 피기 전 저 곳은

마음 한 곳이 절단된 어미 곁에

눈물 가득 머금은 어린이가 쪼그려 있던 곳

실버카에 몸을 기댄 노인들이

휴지 줍는 일자리로 몰려들던 곳

담요를 두른 중년의 남자가

기초생계비 신청하러  가던 곳

담벼락의 그늘에 몸을 걸치고

맨발의 주정꾼이 잠을 자던 곳

 

빗줄기는 후두둑 쏟아져

저 길바닥도 온통 꽃빛으로 어룽지는데

낯빛이 어두운 사람 하나 유리문에 기대섰다

 

 

 

 

김재순: 경북 상주출생 상주작가 대구경북작가회의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