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오는 네가 누구든

 

사람이든

꽃이든

눈물이든 하물며

자그마한 벌레 한 마리든

누군가 새로 오는

네가 오는 날이면

하늘도 슬그머니 키를 낮추어

햇빛이든 별빛이든 가깝게 밝혀두고

바람도 귀 열어 숨죽이는 마당

가까워지는 발자국 소리 위에

가락 하나 얹히고

고운 향기

안개처럼 깔리면

사람이든

꽃이든 때로는

사람이 꽃이 되든

꽃이 사람이 되든

,

물결처럼 일어서는 노래 한 자락

 

 

 

가는 네가 누구든

 

가는 뒷모습은 늘

겨울 냄새 나는 황무지

사람이든

꽃이든

눈물이든 하물며

자그마한 벌레 한 마리든

누군가 가는 네가 문득

엄마일 때쯤엔

그 자리에는 풀도 나지 않는다

빈 집

거미줄 엉키고

슬레이트 지붕 한 쪽 슬그머니 내려앉고

자주 귀신도 나와 씨나락을 까먹으며 앉아 있는

길 위에서

가는 걸음이 오는 걸음을 만나면

그 속도와

무게와

부피를 잴 염도 없이

다만 가소롭다

가는 네가 누구든

간다는 것은 세상 하나 무너져 내리는 일

 

이상훈 경북 문경 출생 들문학회, 경북작가회의 활동, 시집 '나팔꽃 그림자', 산문집 '서른에 만난 열여섯', hunahuna718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