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방골에 뜬 달

 

 노 정 희

 

 

부부동반 모임날이다. 남편은 잠시 객지에 나가있는 관계로 불참하겠단다. 무슨 떼돈 벌겠다고 마누라만이라도 모임에 다녀오라며 등을 밀까. 회원들은 짝 맞춰서 와야 한다며 말마디 마다 압력이다.

“필요하면 지나가는 나그네라도 낚아채어 급조달하겠습니다.

 

혼자 가니 만고강산 유람이다. 동쪽 끝에서 서쪽 끝의 거리가 만만찮으나 버스 타고, 택시를 탄다.

“장소가 어디, 성서 쪽의 셋방골?

1등이다. 세방골에 달이 환하다.

 

하루만이라도 독신이다. ‘혼자’라는 명찰에 주가가 뛴다. 많이 먹으라고 여기저기서 챙겨준다. 달 보며 금메달(소주) 딴다. 잔 받으시오, 부으시오, 마시시오. 세방골 고깃간에 지글지글, 모임도 잘 익는다. 남의 살 먹으며 젓가락 위에 남편 흉을 조금, 조금만 올린다. 고기 먹고, 술 마시고, 밥 먹고, 이야기 푼다. 달빛도 휘황하다. 지화자 화려강산이다.

 

모임을 마치자 모두 종종걸음이다.

“날씨가 와 이리 맵노?

쌍쌍이 걸어가는 등짝을 우두커니 바라본다. 옆구리가 시리다.

“모임 혼자 보내서 미안하대이~

남편 전화에 눈물이 난다. 삶의 봉우리가 높든 낮든 독신보다 동반이 외롭지 않다며 세방골에 내린 달빛이 자죽자죽 눈물을 찍는다. 아, 적막강산이다.

 

 

 

 

노정희

계간 《문장》편집위원

대구문학관 도슨트

수필교실 강사

수필낭독 강사

대구매일신문 객원기자

수필집 『빨간수필』,『어글이』

 

이메일 -roh-@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