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달이 되어

 

 

 

소를 찾아 떠난 길 위에 

꽃 수를  놓는 그녀

분홍낮달맞이, 무리를 이룰 때까지 심어 놓고서야

바늘에 찔린 손가락 호호 불며

하늘 한 번 올려다본다.

 

 

보여도 보이지 않는 경계

그 어디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화두 하나

환갑을 앞둔 나이에도 잡지 못하고

 

 

채 피지도 못한 꽃봉오리로 출가하여

꽃이었던 기억조차

까무룩 지워버린 그녀

오월 하늘에 희미한 낮달로 걸려

먼 수행 길 가고 있다.

 

 

      

 

 

풍장

 

 

 

 

서러워말자

모진 겨울, 언 땅을 걸어 와

검은 몸뚱이

희디흰 꽃송이 환하게 피웠나니

비록 순간이라 한들

서러울 일 없는 일생이다

 

 

한 몸으로 엉겨 서로를 붙들고 있던 꽃잎들

한 잎 한 잎 흩어져

바람 따라 길 떠나는 저마다의 비행

어디에 떨어져 무엇으로 다시 태어날 지

알 수 없는 윤회의 고리 안에서

벚꽃 잎들

파르르 온 몸 떨며

환생을 기다리고 있다.

 

 

    

 

   


 

[계간시선]으로 등단

시집/ 풍금이 있는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