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강주막

 

  

 

역류한 돛단배를 묶어 놓고

갈길 바쁜 나그네의

발목을 꾸역꾸역 잡는다

천년의 반을 꿈꿔 온 회나무

잔가지에 둥근달 앉혀 놓고

쪽박에 촛물 흘리며

부엉이 줄방귀에 잠을 설친다

보부상 역관 선비

벽체 외상장부 탓하는

부지깽이의 선명한 자국

강바람에 돗자리 펴고

가슴에 애환을 뜸질한다

살며시 시린 발 어루만지며

지나친 수컷의 본능으로

사공의 허리를 발로 감는다

시류의 애환 따라 흐르는 삼강

그걸 미끼로 먹고 먹히는 주막

회귀 본능의 햇불을 쳐들고

회룡포 굽이 돌아

사립문 박차는 나그네

주막의 애환을 사발채 들이키며

못 다한 담소를 즐긴다

 

 


죽림사  풍경소리

 

      

 

물고기 등지느러미에

천년을 매달며 바람의 언어로

맑은 풍경 소리 우려낸다

삶의 좌표를 점령한 허공

파리한 죽림사*풍경소리

번뇌를 나지막이 해탈시킨다

간밤 슬픈 울대를 가진

쏘쩍새 울다 지친

회나무 가지에 속절없이 노숙한

풍경소리 여전히 청아하다

처마끝 어디에 맴돌고 있는

끈끈한 인연의 고리 마냥

덧없이 흐르는 세월을 옭아매고

물고기의 부레속을 빠르게 스친다

끝내지 못한 인연으로

연못에 끓인 물수제비 먹으며

뭇사람의 귀를 지나 깨달음을 얻는다

 

*죽림사:서기809년 신라 헌덕왕1년 창건된 

            영천시 봉죽리에 있는 천년 고찰 



2014 <문장21>등단/ <문학광장>신인상

           영천문협회원/ 시에문학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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