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리 


 권형하

 

 

인가가 드문드문한 산 속 찻길에

너구리 한 마리 죽어있다.

머리가 다 깨어져 생각도 다 지운 체

두 다리가 산 속으로 뻗어있다.

누군가 가보지 못한 길로

산 하늘 길을 찾아 가려다가

산길을 지워놓고 죽어있다.

가슴이 높은 하늘도 마음이 아픈 듯

먼 산 산봉우리도 출렁출렁 울고 있다.

죽어서도 그리운 그 길목 길을

알고 있다는 듯

두 다리를 뻗어

산마을 하늘 길로 불려나가며

산길 하나 지우고 있다.

뼛속 깊은 하늘도 무너져 있다.

 

 

하늘 비행기

 

땅에서는 나무가 하늘인줄 알았는데

밝아도 밝아가도

한 곳에 머문 계절이

세월의 신발을 벗어놓고

구름 위로 건너서가면

시간을 차려놓고 밥을 먹는

집이 있는 듯

구름을 꿈으로 찍어서 파는

가게가 있는 듯

그 사람이 있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