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는다, 씹어 세상의 질긴 것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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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살결 야들야들 연하다 가끔 씹히는 힘줄 오히려 반갑다
모처럼 친정에서 뜯어온 상추쌈에 쇠고기 부채살 한 점 넣어
씹는다 씹을수록 살맛이 참기름과 섞여 달큰 고소하다 그런데

 

 육즙은 쩝쩝거리며 왜 내 모습 비춰주는가 어른들께 그에게
또는 가까운 이들에게 이처럼 온 몸 다 바쳐 내 단맛 내어준
적 있는가 가끔 거칠게 씹히도록 성깔 맛 한번 보여준 적 있는가
은근히 따져 물으며

2.
 물에 물 탄 듯 뻣뻣하고 싱겁기만 했던 나를 야무지게 씹는다
늘 적당히 구렁이 담 넘어 가기만 기다리던 거울 속 내 비겁을
쨍! 째쟁! 깨뜨린다

 

 그러나 눈치만 키운 그는 결코 혼자 죽지 않는다 얼른 세포
분열하면서 제 몸 조각들 양심 뒷면에 꼭, 꼭 숨겨두고 떠난다
언제 끝날 것인가 숨 막히는 이 세상살이 숨바꼭질은

 

 

 

오늘도 호박씨 얼마큼 까고 있느냐

-낙동강 6

 누워서 흐르기만 하는 너의 저 강물, 강물은 가끔 피리떼 쏘아 올리는지 삿대질합니다 때론 잉어를 출렁! 몸 무겁게 밀어 올립니다 바람의 힘 붙잡고 몸 뒤틀어 변덕스런 하늘 꾸짖기도 하며,  깜짝 놀라 돌아보니 철썩! 금세 떨어지면서 저 혼자 소용돌이치는 강물 그 자리엔 시인 몇 흘낏 보입니다

 

 한 줄기 불빛 조명을 찾아 얼마나 답답하면 별난 문자를 쏘아 올리는지 칡넝쿨보다 더 엉켜 줄줄이 인연의 끈을 엮고 있는지 늘 슬픈 얼굴로 내숭백단을 떨어 정 넘치는 어린 시선을 끌어들이는지 떠난다, 버린다, 비운다 좋은 말 혼자 다하면서 너는 오늘도 뒤로 불륜의 호박씨 얼마큼 까고 있느냐

 

 참, 그런데 내가 깐 호박씨 벌써 서 말 닷 되는 남아 될 텐데 어느 깊은 웅덩이에 숨겨야 하나 그보다 한껏 밀어 올릴 눈치라도 몇 마리 키우지 못했으니 빈 치맛자락은 잔물결 꽃물결 일으키며 멀뚱멀뚱 먼 산봉우리만 흘낏거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