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학설 

 

공무도하가는 예언의 노래라네

오늘 그 예언의 성취를 보네

 

웃옷을 풀어헤친 더벅머리 중년 사내

그라목손 병을 들고 비틀비틀 강가로 가고

발끝에 꿰었던 고무신을 팽개치고

가지마라, 그러지 말거라

꼬부랑꼬부랑 쫒아가다 엎어지는 그의 어미

 

모래밭이 어스름에 잠기는 낙동강 가에서

공무도하가를 성취시키는 저 추레한 사내는

산 너머 마을에 서마지기 다랑논 일구고

돌담위로 벙글벙글 해바라기 올리던 사람

어린것들 재롱에 너털웃음 웃던 사람

 

그러나 강물은 역류했네, 조개더미 싣고

소용돌이치며 밀려들어 마을은 패총이 되고

그는 이제, 목수였던 그 사람처럼

예언을 성취시키네

낡은 운동화 가지런히 물가에 벗어놓고

공무도하가를 다 이루었네

 

 

나를 울리는 사람1 

 

 

계림16통 통장님은 나를 울려요

 

팔할의 주민이 사유재산과 노동력이 빙점

그 빙점이 무덤처럼 이룬 16통, 통장님은

가로의 나무들을 베고 다듬고 꽃가꾸는 인부

중학교 문 앞에는 가셨을라나 글쎄요. 그러나

통장님은 나를 울리는 능력이 탁월해요

 

중앙선을 뛰어넘어 삿대질하며

담당직원의 멱살을 잡으려다

마음을 쓰다듬어 석문처럼 닫힌

마음을 열어젖히는 통장님 

 

마음으로 살아라, 그게 사람 사는 이치다

그의 그 말은 내 마음의 돌덩이도 깨뜨려

맑은 눈물 퐁퐁 솟게 합니다. 

 

당신이 내게

사랑한다고 취한 듯 속삭여도, 골백번 속삭여도

내 머리카락 한 올이 움직일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