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메기 

                             권선희


푸른 바다 물빛 털며 돌아가는 생이다

지느러미 흔들고 흔들리며

삶을 부린 저 바다

노대바람 뚫고 명주바람 건너 온

아비처럼 어미처럼 돌아가는 길이다

서글픈 속내일랑 뒷산에 묻고

그리운 사랑일랑 가슴에 묻고

시누대에 눈을 꿴 몸뚱이들

덕장마다 환원(還元)의 문장을 쓰고 있다

화르르 비늘 돋는 구룡포

다시 바다로 향하는

차디찬 겨울 빛나는 율동(律動)

샛바람이 읽고 있다




원기소에 대한 기억


배 타던 아버지 풍랑 만나

흘러 흘러 일본엘 갔다지

오만 조사 다 받고 겨우 풀려나와

썩은 속 어무이 품에 원기소 한 통 안겼다지

고 맛이 고소하기 이를 데 없어

예닐곱 살 까까머리 나는

원기소 통 훔쳐내어

동네를 장악했지

아, 원기소의 힘

한 알씩 때낀 손바닥위로 배분하며

부풀던 우두머리 꿈은

텅텅 빈 원기소 통으로 들어가 갇히고

원기소가 사라지자 아이들도 사라졌지

이 노무 소상 그기 어떤 기라고

어무이 몽당 빗자루 들고 쫒고

나는 냅다 세골 둔덕을 달렸지

달개비 무성히 피고

소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저녁을

원기소 힘으로 달렸었지

 

 

권선희/ 춘천출생, 1998년 포항문학으로 작품 활동, 시집<구룡포로 간다(도서출판 애지)>, 공동르포집 <예술밥 먹는 사람들(도서출판 눈빛)>, 도보여행기(공저) <바다를 걷다 해안누리길(도서출판 생각의나무)>등을 발간하였으며 제1회 해양영토대장정 기록작가로 참가, 2100km 바닷길을 항해하였다. 한국작가회의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