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꽃을 기다리며

이승진


부처님도 주지 스님도

깜깜한 밤, 공평한 밤, 일곱 장 북두칠성 잡고 계신 밤.


초저녁부터 두들기던 목어랑 법고 철종 셋은

사흘 밤 사흘 낮 허공에 매달린 돈 따먹기 그 짓도 지겹더란다.

주지 스님 팔공산 달머리 내밀며 천천히 걸어오는 밤

대웅전엔 뭐 하려고 세 분이 계시는지….


빈털터리 목어는 대웅전에 달려가

화투 한 몫을 관세음보살님께 드리며 방석을 폈다.

그리고

‘禪 잡아.’ 했다.


어라. 들어갈 때 흑싸리 껍데기던 겨울나무가

칠싸리 붉은 점 쿡쿡 찍어대며

연등 다는 봄이 온 것은

불 꺼진 법당에 밤새 무언가가 토닥대기 때문이라는데….


光팔아 주지가 된

大羅 떼어 밥을 먹는 주지는

텅 빈 속 쓰리고 쓰린 목어가 온 몸 두드리며 토해내는

쓰리고에 피박 같은 함박 점수 살구꽃

자꾸자꾸 피어나길 기다릴 수밖에….


UNI0140.gif 이승진: 경북상주, 상주문협 회원 시집『사랑 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