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 동안의 고독>으로 유명한 콜롬비아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단편이다. 단지 전화를 걸려고 했던 작은 행위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진행되고 결국 한 사람의 인생이 완전히 틀어져 버리는 이야기다. 황당한 이런 경우들은  현실에서도 왕왕 일어나곤 한다. 보상받을 수도, 되돌릴 수도 없이.

 

 

 

 

 

 

 

나는 단지 전화를 걸려고 왔을 뿐이에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봄비가 내리는 어느 날 오후, 마리에 데 라 루스 세르반떼스는 홀로 렌터카를 운전하면서 바르셀로나 쪽으로 여행을 하는 도중 모네그로스 사막에서 자동차가 고장나 낭패를 당했다. 그녀는 예쁘고 착한 스물일곱 살의 멕시코 여인이었는데, 몇 해 전만 해도 여러 배역을 맡아 활동하여 여배우로서 제법 이름이 나 있었다. 그녀는 사라고사에 사는 친척들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이었고, 그 날 만나기로 했던 살롱 마술사와는 결혼을 한 사이였다. 폭풍우 속에서 빠르게 지나가는 자동차들과 화물 트럭들에 도움을 요청하는 절망적인 신호를 1시간가량 한 끝에, 다 낡은 버스를 운전하는 기사가 그녀를 동정하였다. 그는 멀리 가지 않는다고 그녀에게 미리 알려주었다.

“관계없어요”

마리아가 말했다.

“전화가 있는 곳까지만 가면 돼요.”

그것은 사실이었다. 그녀는 저녁 7시 전에는 도착하지 못할 거라고 남편에게 알려주기 위해 그것만이 필요했다. 그녀가 입은 학생용 외투와 4월의 해변에서 신는 구두가 빗물에 젖어 그녀는 물에 빠진 새끼 새처럼 보였는데, 여러 가지 난감한 일로 자동차 열쇠를 그대로 놓아 둔 채 버스를 탔다. 운전사와 함께 여행을 하는, 군인의 모습을 하였지만 다정한 느낌이 드는 한 여자가 그녀에게 수건과 담배를 건네주며 자신의 옆에 자리를 내주었다. 마리아는 스타킹을 말리고 난 후, 자리에 앉아 담요를 뒤집어썼다. 담뱃불을 붙이려고 했지만 성냥이 젖어 있었다. 옆에 앉은 여인이 불을 주며 몇 개비 남지 않은, 젖지 않은, 담배 한 대를 빌려 달라고 했다. 담배를 피우는 동안, 마리아는 사정없이 나오는 구역질에 굴복했다. 마리아의 목소리는 빗소리와 버스의 요란한 엔진 소리보다 더 크게 울렸다. 그 여인이 손가락을 입술에 대며 그녀를 제지했다.

“사람들이 잠들어 있어요.”

여인은 중얼거렸다. 마리아는 어깨 너머로 뒤를 돌아보았다. 버스에는 자신의 것과 같은 담요를 뒤집어쓴 채 잠이 든 나이를 알 수 없는 서로 다른 신분의 여인들로 차 있었다. 마리아는 그녀들의 온화함에 물들어 자리에 타래를 틀어 감고 앉아서 빗소리에 몸을 맡겼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에는 밤이었고, 소나기는 차가운 밤이슬로 녹아 있었다. 몇 시간 동안 잠을 잤는지, 어느 곳에 있는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그녀 옆에 앉아 있는 여인이 경계하는 행동을 취했다.

“어디쯤에 있지요?”

마리아가 물었다.

“도착했습니다”

여인이 대답했다. 버스는 거대한 나무 숲 속에 둘러싸여 오래 된 사원 같은 생각이 드는 커다랗고 음침한 건물의 돌이 박힌 정원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정원에 켜진 가로등으로 겨우 비추어진 여인들은 군인 모습을 한 여인이 유치원에서 하는 것처럼 단순한 명령체로 내리라고 할 때까지 움직이지 않고 서 있었다. 여인들은 전부 성인이었고, 그녀들은 꿈속에서 보는 형상같이 생각되게 하는 정원의 희미한 불빛 속에서 아주 느릿하게 움직였다. 마지막으로 내린 마리아는 그녀들이 수녀라고 생각했다. 버스 문 앞에서 그녀들을 맞이하는 제복을 입은 여러 여자들을 보았을 때 그러한 생각은 조금 바뀌었다. 제복의 여인은 비에 젖지 않게 모포로 머리를 덮어썼고, 율동적이고 단호하게 박수를 치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들을 지휘하면서 대열을 지어 세웠다. 자신의 옆자리에 앉은 여인과 작별 인사를 한 후 마리아는 모포를 되돌려 주려고 하였으나, 그녀는 정원을 건널 때까지 덮어쓰고 있다가 그것을 경비실에 돌려주라고 말했다.

“전화가 있을까요?”

마리아가 물어 보았다.

“물론이죠”

여자가 말했다.

“그 쪽에서 말해 줄 것입니다.”

마리아에게 다시 담배 한 개비를 달라고 했다. 그녀는 몇 개비 남아 있지 않은 젖은 담뱃갑을 주었다.

“가는 도중에 마를 것입니다.”

그녀에게 말했다. 그녀는 버스 발 디딤판에서 손을 흔들어 인사를 했고, 큰 소리를 질렀다.

“행운이 있길.”

버스는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시동을 걸었다. 마리아는 건물 입구 쪽으로 뛰기 시작했다. 어떤 감시하는 여자가 손뼉을 강하게 치며 그녀를 제지하기 위해 다급한 소리를 질러야만 했다.

“멈춰 서!”

마리아는 담요 밑으로 쳐다보았다. 그리고 차가운 눈길과 대열을 가리키는 항의가 불가능한 집게손가락을 보았다. 그 지시에 따랐다. 그녀는 건물의 현관에 도착하자 대열에서 이탈하여 전화가 어디에 있느냐고 수위에게 물어보았다. 감시하는 여자들 중 하나가 손으로 그녀의 등을 토닥거리며 달콤한 목소리로 대열에 돌아가게 했다.

“이 쪽이에요, 아름다운 아가씨, 이 쪽에 전화가 있어요.”

마리아는 다른 여인들과 함께 어두운 복도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결국에는 감시하는 여인들이 모포를 거두어들이고 침대 배정을 시작한, 공동으로 사용하는 방으로 들어갔다. 마리아에게는 더 인간적이고 계급이 높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다른 한 여인이 방금 도착한 여인들의 조끼에 꿰맨 명찰에 쓰여 있는 이름과 리스트를 비교하면서 대열을 돌았다. 마리아 앞에 섰을 때 그녀의 이름이 있지 않은 것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나는 단지 전화를 걸려고 왔습니다.”

마리아가 그녀에게 말했다. 자신의 자동차가 도로에서 고장이 났다고 급하게 덧붙여 설명했다. 파티장의 마술사인 남편은 자정까지 예약된 세 군데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바르셀로나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을 터이므로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해 동행할 수 없을 거라고 그에게 연락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7시가 되었을 것이다. 그는 10분 쯤 뒤에는 집에서 나갈 것이고, 그녀는 자신의 지연 때문에 모든 일정이 취소될까 봐 두려워했다. 감시원은 관심을 가지고 그녀의 말을 듣는 것 같았다.

“이름이 무엇입니까?”

그녀에게 물었다. 마리아는 가벼운 한숨과 함께 이름을 댔다. 그러나 여인은 여러 번 리스트를 훑어보았지만 이름을 발견하지 못했다. 놀라서 다른 감시원에게 물었다. 그녀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어깨만 한 번 으쓱했다.

“나는 단지 전화를 걸려고 왔습니다.”

마리아가 말했다.

“알았소, 아름다운 아가씨.”

겉으로 보기에는 대단히 상냥스럽게 그녀의 침대 쪽으로 데려가면서 감시원이 말했다.

“행동을 잘하면 원하는 사람과 전화를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안 되고 내일 할 수 있습니다.”

그 때 왜 버스의 여자들이 수족관 속에 있는 것처럼 움직였는가를 이해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마리아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녀들은 진정제를 맞아 가라앉아 있었다. 석조로 된 두꺼운 담장과 차가운 계단의 어둠에 묻힌 그 궁전은 사실 정신 병동이었다. 그녀는 놀라서 침실에서 뛰쳐 도망갔다. 현관 안쪽 문에 도달하기도 전에 기계공의 폭넓은 바지를 입은 덩치 큰 여자 감시원이 손아귀로 그녀를 잡아 익숙한 동작으로 땅바닥에 눌러 꼼짝하지 못하게 했다. 마리아는 공포로 무기력해져서 비스듬하게 그녀를 쳐다보았다.

“신의 사랑으로”

그녀는 말했다.

“죽은 내 어머니를 걸고 맹세하는데, 나는 단지 전화를 걸려고 왔을 뿐이에요.”

대단한 힘 때문에 여자 헤라클레스라고 불리는 폭넓은 바지를 입은 저 악마에 홀린 여자 앞에서 가능한 탄원이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그녀는 다루기 어려운 환자들은 담당했다. 감금당한 두 여자가 그녀의 부주의로 인해 북극곰 같은 팔에 의해 교살되어 죽었다. 첫 번째 경우는 사고로 확인되어 처리되었다. 두 번째 경우는 불확실했다. 그리고 여자 헤라클레스는 다음 번에는 본격적으로 조사를 받을 것이라는 경고와 훈계를 받았다. 훌륭한 가문의 가족으로부터 길을 잃은 저 양은 스페인의 여러 정신 병원에서 의심스런 사고를 일으킨 수상쩍은 경력을 가졌다는 풍문이 있었다.

첫날 밤, 마리아를 잠재우기 위해서 그녀들은 수면제 주사를 놓아야만 했다. 동이 트기 전, 담배를 피우고 싶은 간절한 바람이 그녀를 잠에서 깨웠을 때 보니 침대 모서리에 자신의 손목과 발목이 묶여 있었다. 그녀의 고함 소리에 아무도 쫓아오지 않았다. 아침에, 남편이 바르셀로나로 들어오는 모든 고속도로에서 그녀를 찾아다니는 동안, 그들은 그녀를 의무실로 데려가야만 했다. 자신의 비참한 처지의 늪에서 정신을 잃은 그녀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다시 혼자 정신을 차렸을 때 그녀는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세상은 사랑의 천국같이 느껴졌다. 그리고 자신의 침대 맞은편에는 걸음걸이에 평발기가 있고 진정시키는 듯한 미소가 인상적인 몹시 훌륭한 노인이 있었다. 그는 그 두 가지 장점으로 그녀에게 산다는 것의 행복을 돌려주었다. 그는 요양소 원장이었다.

어떤 말도 하기 전에, 인사조차 하지 않고 마리아는 그에게 담배 한 개비를 달라고 했다. 그는 담뱃불을 붙여 주었고, 얼마 빼 피우지 않은 담뱃갑을 주었다. 마리아는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원하신다면 실컷 우세요.”

졸린 듯한 목소리로 의사가 말했다.

“눈물만큼 더 좋은 약은 없습니다.”

마리아는 우연히 만난 애인들과 사랑을 나눈 이후에 시간을 때울 때와는 달리 조심성 없이 감정을 털어놓았다. 흐느껴 우는 소리를 듣는 동안 의사는 손가락으로 그녀의 머리를 빗겨 주었다. 편히 숨을 쉬도록 베개를 고쳐 베어 주었으며 그녀가 한 번도 꿈꾸지 못한 지식과 부드러움으로 그녀를 불확실한 미로로 안내했다. 그것은 그녀의 생애에서 처음으로, 함께 잔다는 보상을 바라지도 않으면서 모든 정성을 들여 자신의 말을 들어 주는 한 남자의 양해에 의한 기적이었다. 긴 시간이 흐른 뒤, 그녀는 완전하게 평온을 되찾은 상태로 남편에게 전화를 걸 수 있도록 허가를 해 달라고 그에게 요구했다.

의사는 자신의 지위에 맞는 모든 위엄을 부리며 상체를 일으켰다.

“아직 안 됩니다, 여왕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아주 부드럽게 손으로 뺨을 때리면서 그녀에게 말했다.

“시간이 되면 그렇게 될 것입니다.”

그는 문에 서서 주교의 축복을 내렸고, 영원히 사라졌다.

“나를 믿으세요.”

그녀에게 말했다.

그 날 오후 마리아는 자신의 출신 성분의 수수께끼와 신분에 대한 의문점들을 적은 피상적인 기록과 함께 일련번호로 보호소에 등록이 되었다. 맨 가장자리에는 원장이 직접 쓴 소견서가 있었다. 불안정.

마리아가 예견했던 것처럼, 남편은 오르따 거리에 있는 서민 아파트에서 세 군데의 약속을 지키기에는 30분 정도 늦은 시간에 나왔다. 의견이 아주 잘 맞았던 거의 2년 동안의 동거 생활을 하면서 제 시간에 그녀가 도착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그는 그녀의 지연을 주말에 그 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든 억수같이 내렸던 비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집을 나서기 전 자신의 저녁 스케줄을 적은 메모를 문에 꽂아 놓았다.

캥거루 가면을 쓴 아이들과 함께 한 첫 번째 파티에서, 그녀의 도움이 없이는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숨은 물고기들을 찾는 카드놀이를 취소했다. 두 번째 약속은 휠체어를 타는 아흔 세 살 먹은 노파 집에서 있었는데, 그녀는 최근 30년 동안 해마다 서로 다른 마술로 생일을 축하했다고 의기양양해 했다. 세 번째 약속은 람블라드 거리에 있는 음악 커피 숍에서 밤새도록 하게 되어 있었다. 그는 마술을 믿는 것을 거부하기 때문에 직접 보기 전에는 믿을 수 없다고 말하는 한 그룹의 프랑스 관광객들을 위하여 숨을 죽이고 공연을 했다. 공연이 끝날 때마다 그는 번번이 집에 전화를 걸었고, 마리아가 전화를 받을 거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마지막으로 전화를 걸면서 그는 이미 무언인가 잘못된 일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공연을 하기 위해 개조한 소형 트럭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빠세오 데 그라시아 거리에 있는 빨메라 가로수에서 봄의 광채를 보았고, 마리아가 없는 도시가 어떻게 존재할 수 있을까 하는 불길한 생각이 그를 전율케 했다. 문에 붙어 있는 자신의 메모가 그대로인 것을 발견했을 때 마지막 희망이 무너져 버렸다. 그는 고양이에게 음식을 주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로 아주 당황해 했다.

그녀는 바르셀로나에서 통용되는 남편의 직업적인 이름만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진짜 이름이 무엇인지 한 번도 들어 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자 엎드려서 이름만을 썼다. 마술가 사뚜르노. 그는 괴팍하고 사교성이 전혀 없는 구제할 수 없는 남자였으나, 그녀는 그에게 부족한 사근사근한 유머를 갖고 있었다. 자기 여자에 대해 물어보려고 자정 이후에 아무도 전화를 걸 생각을 하지 않는 이 커다란 비밀 모임에 손을 잡고 그를 데려온 사람은 그녀였다. 사뚜르노는 방금 도착하여 그 곳에 연락을 취해 보았고 그러한 것에 연연하지 않았다. 그는 그 날 저녁 사라고사에 전화를 했는데, 반쯤 잠에 취한 할머니가 마리아가 점심을 먹고 출발했다며 놀라지도 않은 채 그에게 대답했다. 동틀 무렵까지 그는 1시간도 자지 못했다. 그는 수렁에 빠진 듯한 꿈 속에서 찢어지고 피가 뿌려진 드레스를 입고 있는 마리아를 보았다. 그리고 그녀가 없는 이 넓은 세상에 다시 홀로 영원히 내버려졌다는 무서운 확신으로 잠에서 깨어났다.

그녀는 최근 5년 동안에, 그를 포함하여, 서로 다른 세 남자와 세 번의 동거 생활을 했다. 안수레스 지역에 있는 어느 집 거실에서 미치광이 사랑으로 얻은 행복이 다할 무렵인, 서로 알게 된지 6개월이 되었을 때 그녀는 멕시코시티에서 그를 버렸다.

어느 날 아침 마리아는 말할 수 없는 배반의 밤을 지샌 후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모든 짐과 지난번의 결혼 반지까지 놓아두었고, 비정상적인 사랑의 격류에서 살아남을 능력이 없다는 편지 한 장을 써놓았다. 사뚜르노는 그녀가 나이가 어렸기 때문에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린 고등학교 동창생이자 그리고 사랑도 없이 2년의 결혼 생활을 함께 했던 첫 번째 남편에게 돌아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렇지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부모님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사뚜르노는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녀를 데려오려고 그 곳으로 찾아갔다. 아무런 조건 없이 그녀에게 간청했다. 실행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약속을 했으나 그녀의 꺾을 수 없는 결심과 부딪쳤다. “짧은 사랑도 있고, 긴 사랑도 있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리고 측은해 하는 마음도 없이 결론을 내렸다. “이번에는 짧은 것이에요.” 그녀의 가혹함 앞에 그는 굴복했다. 그러나 사순절날 새벽 그가 거의 한 해 동안이나 내버려두었던 자신의 독신자 방으로 돌아왔을 때, 순결한 신부들이 쓰는 레몬꽃 왕관과 닳아빠진 긴 베일 자락을 늘어뜨린 채 거실의 소파에서 자고 있는 그녀를 발견하게 되었다.

마리아는 그에게 사실대로 이야기했다. 자식이 딸리지 않은 홀아비인 새로운 애인은 새로운 인생을 결의하기 위해 성당의 결혼 의식에 따라 그녀에게 드레스를 입히고 제단에서 기다리게 했다. 그의 부모님은 성대하게 파티를 열어주었다. 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파티에 참석해서 춤을 추고 마리아치를 따라 노래를 불렀고, 술도 마셨다.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후회의 상태에서 자정 무렵에 사뚜르노를 찾아 나섰다.

그는 집에 없었으나 그녀는 복도에 있는 화병에 항상 숨겨 둔 열쇠를 찾아냈다. 이번에는 아무런 조건 없이 굴복한 사람은 그녀였다. “이번은 언제까지야?” 그녀에게 물었다. 그녀는 베니시우스 데 모라에스이 시로 답변을 대답했다. “존재하는 동안 사랑은 영원하다.” 2년이 지난 후에도 사랑은 영원했다.

마리아는 원숙해지는 것 같았다. 배우가 되는 자신의 꿈을 포기했고 일뿐만 아니라 잠자리에서도 그에게 헌신했다. 지난 연말에 그들은 뻬르삐그난에서 있었던 마술 경연 대회에 참석했고, 돌아오는 길에 바르셀로나에 들렀다. 이 곳에서 생활한 지난 여덟 달은 아주 행복했다. 그리고 그들 두 사람 사이도 아주 좋아서, 까딸루냐 사람들이 많이 사는 오르따 지구에 있는 아파트를 한 채 샀다. 그 아파트는 시끄럽고 수위도 없었으나 다섯 명의 아이들을 위한 여분의 공간은 충분했다. 그녀가 렌터카를 빌려 월요일 저녁 7시까지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사라고사에 살고 있는 친척을 방문하러 갔을 때까지 그들은 누구 못지 않게 행복했다. 목요일 아침까지도 그녀의 생사를 확인할 수 없었다.

그 다음 주 월요일 렌터카의 보험 회사에서 마리아에 대한 질문을 하려고 집으로 전화를 걸어왔다.

“아무 것도 모릅니다.”

사뚜르노가 말했다.

“사라고사에서 찾아보시구려.”

그는 전화를 끊었다. 1주일이 지난 후 마리아가 자동차를 버린 지점에서 900km떨어진 까리스에서 뼈대만 남은 자동차를 발견했다는 소식을 가지고 경찰관이 집으로 찾아왔다. 경찰관은 다른 피해 물품이 있는가 알기를 원했다. 사뚜르노는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있었으며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시간 허비하지 말라고 겨우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자기 부인은 가출을 했고 누구와 어디를 갔는지 그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것은 그의 확신이었다. 경찰관은 거북함을 느꼈고 자신의 질문에 사과를 했다. 사건은 종결지어졌다.

 

부활절 때 로사 레가스가 범선으로 항해하도록 그들을 초대한 곳인 까다께스에 있는 빠스꾸아 플로리다 부근에서 사뚜르노는 별안간 마리아가 그를 버릴지 모른다는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 우리들은 프랑코주의가 종말을 시작한 시기에 가우체 디비네 “좌익 계열의 지하 모임”의 손님이 많고 추접스러운 바인 마리띰에 있었다. 간신히 여섯 명이 앉을 수 있는 철제 의자와 테이블 중의 한 곳에 우리는 스무 명이 앉아 있었다. 담배 두 갑을 다 태운 후에 마리아는 성냥이 떨어진 것을 알았다. 청동 문신이 새겨지고 남성다운 털이 덮인 꼬챙이처럼 몹시 마른 팔이 테이블에 앉은 군중 사이를 가르고 그녀에게 불을 주었다. 그녀는 그 사람을 쳐다보지도 않고 고맙다는 인사를 했으나, 마술사 사뚜르노는 그를 보았다. 그는 몹시 마르고 수염이 나지 않았으며 죽은 사람같이 창백했고 허리가지 내려오는 아주 검고 긴 머리를 딴 인디오 같은 젊은이였다. 바의 유리창은 봄에 불어오는 북풍의 분노를 겨우 견뎠으나, 그는 가공하지 않은 면으로 된 평범한 파자마 종류의 옷을 입고, 농부의 샌들을 신고 있었다.

그녀는 같은 종류의 무늬 없는 면으로 된 옷을 입고 길게 묶은 머리 대신에 세 가닥으로 딴 머리를 하고 있는 그를 ‘라 바르셀로니따’ 해산물 식당에서 만날 때인 늦가을 무렵까지 다시 보지 못했다. 두 사람은 오래 된 친구처럼 인사를 했다. 그는 형식적인 인사로 마리아에게 키스를 했고, 그녀도 키스를 해 주었다. 사뚜르노가 자신을 숨어서 보고 있었다고 추측한 그녀는 그를 야단쳤다. 며칠 뒤, 그는 우연히 집 주소록에서 마리아가 쓴 새로운 이름과 전화번호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불타는 질투가 타올랐다. 그 침입자의 사회적 배경만으로도 그는 단정을 지었다. 스물 두 살, 부잣집 외아들, 재주 있는 양성 연애자라는 소문과 결혼한 부인네들의 호스트로서 명성이 자자한 디스플레이어, 그러나 그는 마리아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 그 날 밤까지 전화를 걸고 싶은 충동을 이겨냈다. 그 때부터 그는 날마다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침 6시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두세 시간마다 했고, 나중에는 전화기를 볼 때마다 했다.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을 때 그의 괴로움은 더해갔다.

나흘 때 되는 날 청소만 하러 온 안달루시아 여자가 전화를 받았다.

“주인 아저씨는 나갔습니다.”

그를 미치게 만들 정도로 아주 어정쩡하게 말했다. 사뚜르노는 마리아라는 아가씨가 혹시 그 곳에 살지 않느냐고 물어 보고 싶은 마음을 억제할 수 없었다.

“이 곳에는 마리아라는 사람이 살지 않아요.”

여자가 말했다.

“주인 아저씨는 총각이에요.”

“알고 있습니다”

그녀에게 말했다.

“살지는 않지만 가끔씩 그 곳에 오지 않습니까? 아닙니까?”

여자는 화를 불끈 냈다.

“그런데 누가 돼먹지 않은 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사뚜르노는 전화를 끊었다. 여자의 강한 부정이 그에게는 이미 의구심이 아니라 뜨거운 확신을 분명하게 해 주는 것 같았다. 그는 이성을 잃었다. 며칠 뒤 바르셀로나에서 알고 지내던 사람들 모두에게 알파벳순으로 전화를 했다. 어느 누구에게도 명쾌한 대답을 얻을 수 없었으나, 질투에 의해 이성을 잃은 그는 늦게까지 자지 않은 가우체 다비네 사람들 사이에서 이미 유명해졌고, 그들은 그를 고통스럽게 하는 쓸데없는 농담으로 대꾸를 해 버려 전화를 걸 때마다 불행은 가중되었다. 그는 그 때에야 아름답고, 괴팍스럽고, 짐작할 수 없는 그 도시에서 자신이 얼마나 고독한가를 깨닫기 시작했다. 그는 새벽녘에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나서 죽지 않기로 마음을 굳건히 다졌고, 마리아를 잊기로 결심했다.

 

두 달이 지났지만, 마리아는 아직도 요양소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다. 그녀는 거친 나무로 만들어진 긴 테이블에 연결된 그릇으로 요양소에서 주는 급식을 겨우 받아먹으면서, 그리고 음산한 중세 식당을 압도하는 듯한 프란시스코 프랑코 장군의 석판 인쇄물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연명해 나갔다. 처음에 그녀는 아침 기도, 찬과, 저녁 기도 같은 그들의 어리석이 짝이 없는 판에 박힌 예배 시간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차지하는 교회의 다른 관습에도 저항했다. 그녀는 오락 시간에 정원에서 하는 공놀이나 감금된 사람들이 성실하고 근면하게 일을 하는 조화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는 것도 거부했다. 그러나 3주일 후부터는 조금씩 요양소 생활에 동화되어 갔다. 결국에 가서는, 모든 여자들이 이렇게 시작하고, 얼마 안 가서 공동체에 적응해 간다고 의사들은 생각했다.

담배는 처음 얼마 동안은 그것을 금값으로 파는 감시원을 통해 부족분을 해결했다. 얼마 없던 수중의 돈이 떨어지자 다시 그녀를 괴롭혔다. 나중에는 몇몇 수용자들이 쓰레기통에서 주운 꽁초를 신문으로 말아 만든 담배로 달랬다. 담배를 피우고 싶은 강박 관념은 전화에 대한 것만큼이나 큰 것이기 때문이다. 나중에 조화를 만들어 얻은 적은 수입은 그녀에게 허망한 가벼움만을 허용했다.

가장 힘이 든 것은 밤에 느끼는 고독이었다. 많은 수용자들은 그녀와 마찬가지로 희미한 불빛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깨어 있었다. 야간 감시원들이 쇠사슬로 묶어 자물쇠를 채운 문 앞에서 역시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괴로움에 진력이 난 어느 날 밤, 마리아는 옆 침대에 있는 여인이 듣도록 큰 소리로 물어 보았다.

“우리가 어디에 있는 겁니까?”

옆의 여자가 무섭고 두드러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깊은 지옥에 있습니다.”

“이 곳은 모로족의 땅이라고 하더군요.”

방안을 울리는 다른 목소리가 말했다.

“달이 뜬 여름밤에 바닷가에서 개들이 짖는 소리로 보아 아마 확실할 겁니다.”

대형 범선이 닻을 내리는 듯한 쇠사슬 소리가 들렸고, 문이 열렸다. 순간적인 침묵에서 살아 있는 듯이 보이는 유일한 사람인, 정실에 빠지지 않는 감시원이 방 이 쪽 끝에서 저 쪽 끝까지 지나가기 시작했다. 마리아는 흠칫 놀랐다. 그리고 그녀만이 그 이유를 알았다.

요양소에서 첫째 주를 보내면서부터, 한 여자 야간 감시원이 경비실에서 자신과 함께 잠을 자자고 그녀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제안했다. 사무적인 강한 억양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사랑을 나누면 담배나 초콜릿, 그 밖의 다른 것들을 주겠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다 갖게 될 거야.” 그녀에게 말하는 목소리가 떨렸다. “너는 여왕이 될 거야.” 마리아의 거부에 감시원은 방법을 바꾸었다. 베개 밑이나 실내복 주머니, 손이 덜 가는 장소에 사랑의 쪽지를 남겼다. 그 메시지들은 죽은 사람들까지도 전율케 할 만한 대단한 압력이었다. 침실에서 우발 사건이 일어난 밤, 즉 야간 감시원이 그녀를 정복하는 데 실패했다는 생각에 단념을 할 때까지는 한 달 이상이 걸렸다.

모든 수용자들이 잠이 들었다는 생각이 들 때 감시원은 마리아의 침대로 가까이 다가와 얼굴과 공포로 긴장된 목덜미, 굳어진 팔, 가냘픈 다리에 키스를 하면서 모든 종류의 부드러운 외설적인 이야기를 귀에 대고 중얼거렸다. 마지막에 가서는 마리아의 마비가 공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순종이라고 믿은 모양인지 더 노골적으로 나왔다. 그 때 마리아는 감시원이 옆 침대로 떠밀려 나갈 정도로 손등으로 강하게 그녀를 내리쳤다. 감시원은 소란을 떠는 수용자들의 대소동 사이에서 노기를 띠고 일어났다. “개 같은 년.” 감시원은 소리쳤다. “나 때문에 미쳐 버릴 때까지 이 돼지우리에서 함께 썩는 거야.”

6월 첫 번째 일요일의 여름은 소리없이 다가왔다. 말썽을 피우는 수용자들이 미사가 진행되는 동안 볼품 없는 피륙 가운을 벗기 시작했기 때문에 비상 조치를 취해야만 했다. 감시원들이 눈먼 암탉처럼 알몸뚱이 병자들을 작업실로 몰아 내는 광경을 마리아는 즐겁게 구경했다. 혼란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그녀는 감당할 수 없는 충돌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고 했다. 그녀는 비상벨과 함께 쉬지 않고 시끄럽게 전화벨이 울리는 사무실에까지 들어온 자신을 발견했다. 마리아는 아무 생각 없이 수화기를 들었다. 그리고 그녀는 전화국의 시간 서비스를 흉내내는 멀리서 들리는 듯한 소리를 들었다.

“지금은 45시 92분 107초입니다.”

“미친 놈” 마리아가 말했다.

흥겨운 듯이 전화를 끊었다. 그녀가 방을 나가려던 순간 이것이 다시는 오지 않을 탈출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그녀는 극도의 긴장와 서두름으로 여섯 개 숫자의 다이얼을 돌렸다. 그것이 자기 집 전화번호인지도 확신할 수가 없었다. 초조한 상태로 기다렸다. 목 마르고 슬픈 톤의 귀에 익은 신호음이 한 번, 두 번, 세 번 들렸다. 마침내 자기가 없는 집에서 자신의 사랑하는 남편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목을 잠기게 하는 눈물을 닦기 위해 기다려야만 했다.

“여보, 저예요.” 그녀는 한숨을 몰아 쉬었다.

눈물이 쏟아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전화기 저 편에서 짧은 놀람의 침묵이 있었고, 질투로 흥분된 목소리가 단말마를 뱉어냈다.

“개 같은 년!”

그리고 냉정하게 전화를 끊었다.

그 날 저녁, 무자비한 진압에 마리아는 대원수의 석판 인쇄물을 식당에서 끌어 내, 있는 힘을 다하여 그것을 정원의 유리창 쪽으로 던졌다. 그리고 피범벅이 되어 굴러 떨어졌다. 여자 헤라클레스가 팔짱을 끼고 그녀를 쳐다보면서 문 입구에 서 있는 것을 볼 때까지 그녀는 자신을 잡으려고 하는 감시원을 차례차례로 대항할 만한 분노가 아직 남아 있었다. 그녀는 항복했다. 하지만 그녀들은 흥분된 미친 여자들이 있는 숙소까지 그녀를 질질 끌고 갔고, 차가운 물이 나오는 호수로 그녀를 엉망으로 만들었으며 다리에 테레빈 주사까지 놓았다. 부어 오른 것 때문에 걷기가 불편한 마리아는 그 지옥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이 이 세상에는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침실로 돌아온 그 다음 주, 그녀는 발끝으로 걸어가 야간 감시원의 경비실을 노크했다.

마리아는 대가로 그녀의 남편에게 미리 메모를 전달해 줄 것을 요구했다. 감시원은 죽을 때까지 비밀을 지킨다는 조건으로 그것을 받아들였다.

“언제라도 발설하면 너는 죽는 거야.”

이렇게 해서 마술사 사뚜르노는 마리아의 귀환을 축하하기 위해 서커스를 준비한 소형 트럭을 가지고 다음 토요일 정신병자 요양소로 갔다. 원장은 군함처럼 깨끗하고 정돈이 잘 된 자신의 사무실에서 직접 그를 접견했고, 부인의 상태에 대한 애정에 찬 보고서를 읽어 주었다. 아무도 그녀가 어디서, 어떻게, 언제 왔는지 알지 못했다. 그녀의 입소에 대한 최초의 자료는 그녀를 접견했을 때 그가 작성한 공식 입소 증명서였기 때문이다. 같은 날 시작한 조사는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다. 원장을 가장 마음 쓰이게 만든 것은 어떻게 사뚜르노가 자기 부인이 있는 곳을 알게 되었는가 하는 것이었다. 사뚜르노는 연락을 취해 준 감시원 여자를 두둔했다.

“자동차 보험 회사에서 나에게 연락을 해 주었습니다.”

그는 말했다. 원장은 기꺼워하며 그 말에 동의했다.

“보험 회사 사람들은 어떻게 하길래 그렇게 모든 것을 다 알아내는지 궁금하군요.” 자신의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수용자의 서류를 힐끗 살펴보고 결론을 내렸다.

“부인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그는 마술사 사뚜르노가 부인의 건강을 위해 지적하는 행위에 신중히 대처하겠다고 약속을 한다면 지켜야 할 주의와 함께 부인과의 면회를 허용하겠다고 제안했다. 의사는 더 자주 일어날 수 있는 위험스런 분노의 정신 착란에 다시 빠지지 않도록 그녀를 대하는 방법에 대해 특히 더 많은 주의를 주었다.

“이상하군요.”

사뚜르노가 말했다.

“그녀는 강한 성격의 소유자였고, 늘 자제력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원장은 전문가적인 태도를 취했다.

“수 년 동안 잠복하고 있었던 행위가 어느 날 폭발합니다.”

그는 말했다.

“아무튼, 심한 치료를 요하는 경우에 있어서 우리들은 전문가들이기 때문에 부인이 이 곳에 입원하게 된 것은 아주 다행한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전화에 대한 마리아의 특이한 강박관념에 대해 주의를 주었다.

“흐름에 따르십시오.”

원장은 말했다.

“염려하지 마세요, 원장님.”

안도하며 사뚜르노가 말했다.

“그것은 내 전문입니다.” 교도소와 고해실을 뒤섞어 놓은 것 같은 면회실은 옛 수도원의 면회실이었다. 사뚜르노의 등장은 두 사람이 기다렸던 기쁨의 폭발이 아니었다. 마리아는 면회실 가운데에서 두 의자와 꽃이 꽂혀 있지 않은 화병이 있는 테이블 옆에 서 있었다. 그녀는 딸기 색깔의 낡은 외투를 걸치고 자선 품으로 준 더러운 구두를 신은 것으로 미루어 보아 퇴원하려고 준비를 한 것이 명백했다. 한쪽 구석에는 거의 보이지 않게 여자 헤라클레스가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 마리아는 남편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도 움직이지 않았고, 아직 황폐함이 끼어 있는 그녀의 얼굴에는 감동조차 찾아볼 수 가 없었다.

“건강은 어때?”

“결국 당신이 와 주어서 행복해요, 여보.”

그녀가 말했다.

“이 곳은 지옥이에요.”

그들은 앉을 시간이 없었다. 눈물에 목이 잠기면서 마리아는 수용자들의 비참한, 감시원들의 야만성, 형편없는 식사, 공포로 눈을 감을 수 없는 끝없는 밤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이미 내가 며칠, 아니 몇 달, 혹은 몇 년을 이 곳에서 보냈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하루 하루가 다른 날보다 더욱 더 악화된다는 것은 알아요.”

그녀는 말했다. 그리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결코 똑같은 생활로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해요.”

“이젠 이러한 모든 것은 지나갔소.”

그녀의 얼굴에 난 상처를 손가락으로 어루만지며 그가 말했다.

“내가 토요일마다 면회를 오겠소. 게다가, 의사 선생님이 그것을 허락했소. 이제

모든 것이 잘 풀려 가는 것을 보게 될 거요.”

그녀는 경악에 찬 눈으로 남편의 눈을 쳐다보았다. 사뚜르노는 자신의 공연자로서의 매력을 드러내려 했다. 큰 거짓말을 하는 어린아이의 억양으로 의사의 낙관적인 치료 소견을 이야기해 주었다.

“요약해서 말하자면” 그는 결론지었다. “완벽하게 완치를 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얼마 동안 요양을 해야 하오.”

마리아는 현실을 파악했다.

“오! 하느님!” 그녀는 아연 실색하며 말했다. “당신도 그들처럼 나를 미친 여자로 생각한다고 말하지 마세요.”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웃으려고 하면서 그가 말했다. “이 곳에서 요양을 하는 것이 모두를 위해서 아주 좋은 일이야. 물론 좋은 조건에서.”

“그러나 이미 내가 단지 전화를 걸려고 왔을 뿐이라고 말했잖아요!”

마리아가 말했다. 그는 그녀의 무서운 강박 관념 앞에 어떻게 행동을 취해야 될 지를 몰랐다. 여자 헤라클레스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면회 시간이 끝났음을 손목 시계를 쳐다보는 것으로 알려주었다. 마리아는 낌새를 알아차리고 뒤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긴장 상태에 있는 여자 헤라클레스를 보았다. 그때 그녀는 정말 미친 여자처럼 소리를 지르면서 남편의 목덜미에 매달렸다. 그는 가능한 모든 수단으로 그녀를 떼어놓았다. 그리고 그녀를 등 뒤 쪽으로 뛰어온 여자 헤라클레스의 손아귀에 넘겨주었다. 그녀는 반격할 시간을 주지 않고 왼손에 열쇠 하나를 쥐고, 억센 힘을 가진 다른 팔로 목을 조였다. 그리고 마술사 사뚜르노에게 소리쳤다.

“가 버려!”

사뚜르노는 공포에 질려 도망갔다.

이미 면회에서 놀란 마음을 가라앉힌 다음 토요일 그는 자기와 똑같이 차려 입은 고양이를 데리고 요양소로 갔다. 위대한 레오따르도의 빨갛고 노란 그물, 고깔 모자와 날아갈 것 같이 생각되는 한 바퀴 반을 두른 망토. 그는 요양소의 정원까지 울긋불긋 치장을 한 작은 트럭을 타고 들어갔다. 그리고 그 곳에서 거의 3시간 동안 수용자들이 발코니에서 고르지 못하나 외침과 서툰 환호로 열광한 경이적인 공연을 했다. 남편을 마중하는 것만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발코니에서 그것을 보는 것조차도 거부하는 마리아만을 제외하고는 모든 수용자들이 관람을 했다. 사뚜르노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

“이것은 전형적인 반응입니다.” 원장이 그를 위로했다. “곧 변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다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사뚜르노는 마리아를 다시 만나 보려고 여러 번 시도를 했지만 실패하자 그녀가 편지를 받아 보도록 온갖 노력을 했으나 그것도 헛수고였다. 그녀는 편지를 뜯어보지도 않은 채 아무런 언급도 없이 네 번이나 되돌려 보냈다. 사뚜르노는 포기했으나 계속해서 병원의 수위실에서 담뱃갑을 보루째 맡겨 놓았는데, 현실이 그를 포기시킬 때까지 그것이 마리아에게 전해졌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그가 다시 결혼을 하고 자기 나라로 돌아갔다는 것 이외에는 그에 대해 더 이상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바로셀로나를 떠나기 전에 우연히 만난 어린 애인에게 아사 직전에 있는 고양이를 맡겼는데, 계속해서 마리아에게 담배를 전해달라고 그녀에게 부탁했다. 그 어린 애인은 그 세월들의 나쁜 기억처럼 병원이 폐허가 될 때까지 항상 가능할 때마다 마리아에게 계속 담배를 가져다주었고 예상하지 못한 급한 일들을 해결해 주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마리아를 보았을 때 그녀는 살도 조금 더 찌고 요양원 생활의 평화로움에 만족하며 매우 정신이 맑아 보였다고 한다. 그녀는 사뚜르노가 놓고 간 돈이 막 떨어졌기 때문에 마리아에게 고양이를 맡겨버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