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



최기종



봄날에

병상에서 어머니가

새로 태어나고 계셨다.

동쪽으로 머리를 두시고

쪽머리 곱게 단장하시고

껍질에서 깨어나려고

참꽃되려고 몸살하고 계셨다.


꽃잎 지는 오후였다.

아직도 창문 너머

봄꿈이 푸르른 데

어머니는 이제

탄생의 환희를 염려하는지

호흡이 가파라지면서

지독한 산고를 견디고 계셨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고

이삭이 야곱을 낳고

야곱이 유다를 낳고

연줄이 연줄을 낳고

이제 어머니는

푸른 하늘을 바라보면서

당신의 당신을 낳고 계셨다.


물거품처럼 어머니가

새로 태어나고 계셨다.

눈에 밟히며 꾸르럭거리는

소화불량처럼

뱃속에서 도무지 나오지 않는

당신의 당신이

아주 천천히 연줄을 끊어내고 계셨다




날아가는 것은 모두 당신이었다.



새는 날아서

서쪽으로 멀어져서

천중에서 외롭게 한 점이 된다.


당신, 새가 되어서

도솔천 너머로 간다지만

당신의 내음새, 웃음, 목소리는 아직 여기 있어

이목구비 어디든지 당신이 튀어 나오고

말씨에도 숨결에도 살결에도 당신이 느껴지고

위에서도 장에서도 혈관에서도 당신이 움직거린다.


당신, 안식을 찾아서

이승과 저승 사이 날아다니지만

하룻밤 지새울 둥지 하나 마련해 주지 못한다.

그렇게 보내지 못하는 정리定離로

날파리 하나 손바닥으로 잡았더니

그게 바로 당신이었다.


날아가는 것은 모두 당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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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나다.

<만경강> 동인, <목포작가회의> 활동.

교문창 회원시집『대통령 얼굴이 또 바뀌면』에 작품 발표<1992년>

시집『나무 위의 여자』, 『만다라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