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가 다시 부르다


  

  리메이크된 유행가, 가사는 그대로인데 음정과 박자 바뀌었군요. 젊은 작곡가들 노래가 처음 만들어지던 세월 리메이크한 것일 뿐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지요. 한때 무대 위 화려하게 장식했던 노래 세월 흐르자 강물 속에 가라앉았다 수면 위로 떠올라 흐르는 것이지요. 다시 떠올라 예전 사람들과 요즘 사람들 섞여 함께 바다를 향하는 것이지요. 예전보다 빠르게, 외국어도 섞여 불리고 있네요. 보세요 세월이 리메이크된 지금, 펑퍼짐한 청바지 입은 늙은 가수들 묵혀 두었던 기타 들고 길 나서고 있네요. 젊은 가수들 그들의 악보 들고 자동차로 거리를 질주하고 있어요.



그 노래 강물위에 꽃밭 이뤄 환하게 흐르고 있네요.




수로왕비릉* 앞에서 물을 긷다


  수로왕비릉 앞 약수터에 사람들 가득하다 허황옥은 아유타국에서 가야국에 도착해 먼 여정에서의 목마름에 약수터 만들었다 살아있는 동안 백성 위해 약수를 주고 죽어서도 후손들 위해 무덤에서 약수 만들어 올려준다 사람들 젖 먹던 시절 떠올리며 물 받고 있다


  어느 깊은 밤 무덤 속이 무척 궁금해 무덤에 들어갔다 들어가 약수 만드는 수로왕비와 금관가야의 인부들을 만났다 그들과 인사하고 약수 만드는 공정을 지켜보았다 왕비는 나를 능 앞 공주노래연습장으로 인도했으며 약수로 술 빚어 주었다 그 곳엔 왕비의 딸들 모여 가야금 연주곡에 맞춰 노래하고 있다 왕비 역시 불멸의 가수 꿈꾸며 밤마다 노래를 연습해 왔던 거였다


 수로왕비가 백 오십세까지 살았던 비법은 약수와 약수로 빚은 술을 마시고 매일 밤 달을 보며 노래를 불러서였던 거다



*. 수로왕비릉 : 경상남도 김해시 구산동에 있는 가야의 수로왕비의 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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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선호.   시집 『내 몸속의 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