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들빼기

                                                 김주애


면사무소가 있는 상촌리

흑돼지 식당 문에 기대어 놓은 걸레 옆

고들빼기가 피었다

번져갈 곳 없는 콘크리트 포장길

위로만 자라

층층이 뽀얗게 먼지를 안고 서 있다


쥐 죽은 듯한 골목길

윙윙거리는 파리소리에 흘러가는 시간

몇 개의 식당과 다방이 제법 시골티를 벗은 듯해도

허물어진 집들이 늘어난다


오고가는 이도 없는 한 낮,

제 몸뚱이 지켜줄 한 뼘 땅 위에

늘어진 거미줄을 걸고

먼지만 날리는 버스가 지날 때마다

간댕간댕 흔들린다

 

 

 

 

잠을 자려다



어릴 적, 잠을 자려고 누우면 천장을 뛰어 다니던 쥐들 때문에

쭈뼛쭈뼛 솟구치는 잠을 달래며 치를 떨었던 기억

내 머리마저 갉아 먹을 것 같은 쥐새끼들과 끝도 없는 싸움을 했던 기억

 

아이와 잠을 자려고 누워 있으니

누군가 천장을 뛰어 다닌다

-엄마 무서워-

아이는 본적도 없는 소리가 무섭다

가슴을 파고드는 아이를 토닥이는데

잠 위를 가로질러 가는 낯익은 발소리

쥐 새 끼

나는 방바닥을 걸어갈 뿐인데 

아래층 누군가의 머리를 갉아먹고 있었다니

 

서로의 천장이 될수 밖에 없는 아파트 

쥐 죽은 듯 살아야 하는데 

아래층 또 아래층

머리통을 갉아먹고 살고 있으니

 

어쩌면 땅속 어딘가에 숨어 사는 쥐새끼들

밤마다  솟구치는 잠을 달래며 

치를 떨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