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휴게소

              

 

 

 

밤새 달려 온 그대는

바퀴를 멈춘다

아- 가득한 산바람

잠시 마시더니

詩가 가득한 지갑을 꺼낸다

그 중 낡은 것 한 수 집어서

커피 자판기에 주르르 밀어 넣더니

향기로운 차 한 잔 탁 앉힌다

딸깍딸깍

쇳덩어리 利子처럼 떨어진다

九屛山 꼭대기에

눈발이 희끗한 풍경 속에서

한 모금 한 모금

행간을 새기며

가슴 속에 뭉친 긴 숨을

내쉰다 

 

 

 

 

우리 어머니

             임술랑

 

 

파란색은 우리를 가둔다

더 이상 하늘 멀리 보지 못하게

산 봉오리 끝 허공은 짙은 파랑이다

분명 저 쪽 속 깊이깊이

어떤 사물이 존재할 것인데

먼 곳까지 갈 수 없도록

하늘에 친 파란천막

바람 불어서 그 천막이

펄럭거릴 때면

가끔 우주 저 너머가 보일 듯도 한데

바람은 마음자락 흔들다 가 버리고

우리는 우리에 갇혀 뒤척인다

어머니!

파란 하늘 산밭에서 두더지마냥

땅을 파는 우리 어머니

우주는 넓고 끝도 뵈지 않는데

초라하게

초라하게

땅을 긁고 계십니다

 

 

임술랑      imsullang@hanmail.net 시집 <상 지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