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문하는 존재



 

늘 구석진 곳에서

습관적으로 구겨진 존재

길들여진 버릇을 버리고

억겁의 두께를 벗기자

시답잖은 이력의 서술로

불쑥 솟아오른 나의 존재

두레박으로 길어 올리면

허기진 존재를 볼 수 있을까

늘 한 방향으로 보이는

두 모습의 허상으로는

존재감을 읽을 수 없어

두문불출한 옥탑방엔

팬트하우스로 살아온

저문날의 기억들이

비상을 준비하고 있겠지

좀 보채지 않았으면 좋겠어

곧 배를 띄울거야

이미 깍지 낀 소원의 기도를 올렸어

저 넓은 세상으로 청출해야지

물음의 격식을 잠재울

틈새가 없는 것으로 말이야

 

  

 

 

고독은 지금



 

내 영혼의 맑음을 초대한

응어리진 고독 속으로

깊숙이 얼굴을 묻는다

 

외로움이 엄습한

불면의 구석진 방

깊은 상흔의 나이테엔

그루터기 옹이 하나

웅크린 채 잠을 청한다

 

금새 토라져 돌아앉은

외로운 아집들이 줄지어

심지에 불을 당기면

고독의 경로를 탐색하던

침묵의 물꼬들이

꽁꽁 언 가슴을 녹인다

 

삭풍 한 모금 깊숙이

들이킨 숨비의 파열음이

찌든 구석을 씻어 내리고

하얀 새벽을 가로질러

지금 고독은 해독 중이다

 

 

허남기;경북 영천 출생/ 2014<문장21>등단/ <문학광장>신인상

       한국문협 경북지회 회원/영천문협회원/시에문학회 회원

       시객의 뜰 문학회 회원/94'월간사진 추대작가

---------------------------------------------------

이메일 hurdang62@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