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엉 1

 

 

가뜩이나

작은 체구의 흐엉이

유골 상자에 담겨

더 가벼워졌다

 

오래 견딘 중독증에서

수은처럼 차가운 죽음이,

 

납빛 살갗을 태우고

세 시간 만에

투명인간이 되었다

 

세 시간이면 갈 수 있는

야자수 빽빽한 흐엉의 외딴 집

 

긴 잠결에

유언도 없이

깃털 같은 발걸음으로

흐엉이 떠나갔다.




농카이에서 오다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당황한 낯빛에

주위를 경계하며

그녀의 푸른 입술로부터

떨어져 나오는 농카이

유 노 농카이?

되묻는 그녀의 목소리에서

농카이에서 마셨던

맥주냄새가 시리게 올라왔다

저녁 강변 불빛에 젖어

넘실넘실 거리던 맥주

경계를 푼 그녀의 웃음이 거품처럼

하얗게 넘쳤다

온 지 석 달 된다는 그녀의 머릿결에서

맥아향기가 풍겨 나오는 듯했다

농카이 강변 둑에 늘어선 가로등같이

맥주가 최대한 오래도록

제자리에 있기를 바랐다

여전히 주저하는 몸짓으로

돌아서는 그녀의 발걸음에

농카이의 저녁 강물이 깊게 밟혔다.

 

 

 

 

농카이 - 라오스의 국경지대에 있는 태국의 지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