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위한 기도


사랑을 사랑이라 호명하지 못할 때
숨겨둔 그리움이 눈물로 흘러 빗방울이 된다
가슴에 더는 담지 못해 눈물이 강을 이루고 바다로 흘러 그제야 비를 뿌린다

사랑이 그리워도 소환하지 못할 때
눌렀던 외로움이 가슴에 불어쳐
뼈마디를 돌아다니는 칼바람이 된다

가슴을 후려치다, 더는 애처로워
상념의 밤을 남긴 채 돌고 돌아
깊은 산 어느 골짜기의 메아리로 윙윙거린다

비로, 바람으로,
나 견디는 저편 어디에서

너는 꽃으로 아름답고
너는 깔깔대는 춘풍(春風)으로 살거라





색깔론 


사과는 빨간색, 오직 빨간색
초록 아오리 사과, 노란 딜리셔스는
애초부터 태어나지 않은 색

허리를 반쯤 깨물린
아삭한 기억은
빨간색을 강요한다

사과를 보다가 시인, 너를 본다
너는 무슨색?

허세 작렬 짧은시
칼질의 달인 날렵 은색,
잔뜩 치장 산문시
주렁주렁 비로드 짙은 보라색,
주릅* 뚝뚝 생활시
나를 팔아 쌀을 사니 하얀 쌀색,
이도저도 아닌 시답잖은 시, 무색, 물색
다 합치니 검은색..

아, 역시
시인의 길은 어둡구나

어제 구겨서 던져놓은 팔렛트에
오늘은 쓰다 만 보라색을 양껏 풀어 헤친다

흘낏 넘겨다 본
옆집 사과 냄새가
담벼락에 붉게도 향기롭다


*주릅 / 꾀죄죄 하다 강원도 사투리



약력


문학광장 신인상 수상
(현) 황금찬 시맥회 정회원
(현) 격월간 문학광장 강원지부장
황금찬 시맥회 문학광장 하계백일장 대상
2017' 국제깃발전 초대작가
2017' 지하철 스크린도어 시공모전 당선
2017' 대한민국 공예대전 시화부문 특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