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구름 한 뭉치를 어머니는 절구통에 넣고 있었다. 절구통에 있던 구름이 가끔 튀어 오르기도 했다. 자궁 속처럼 시간이 갈수록 구름은 잘 빻아졌다. 구름은 자기끼리 뭉치고 헤어지곤 했다. 흙담을 드나드는 안개처럼 몸속에서 물기가 맴돌았으면 했다. 잘 빻아진 구름이 햇살과 함께 증발하기 시작하자, 구름이 어머니의 물기를 빨아 들였다. 구름이 허파를 점점 조여들게 하더니 어머니를 삼켰다. 부지깽이 두드리며 장작불을 지피자 굴뚝이 연기를 마구 뿜어냈다. 연기 품은 구름이 점점 비대해지자 어머니를 내놓았다. 프라이팬에 깨를 볶듯이 마당에서 물방울이 춤을 추었다. 몸속에 물방울이 맺혀 어머니가 식구들에게 슬픔의 구간區間을 줄였는지 모른다.

 

 

 

 

 

입을 따다

 

 

그대의 갈고리를 넣어 입을 따 보라.

 

짠물이 나가도록 간이 알맞도록

박달대게, 홍게의 입을 따 보라.

사각의 찜통 안에서도

사지육신四肢이 떨어지지 않고 바탕이 설 테니

 

쿠싱한 냄새를 끌어당기는 김살은

도드라진 모서리를 갉아 먹고 있다.

 

배 한척이 섬의 입을 따고 들어간다.

배가 지나간 자리에 마블링이 끊어지지 않는다.

저 섬은 곧 삶기고 있는 중이다.

김살을 뿜어내 섬이 둥글어진다.

 

짠물이 몸에 가득하니 입을 따 보라.

섬 안에다 쟁기를 델 수 있을 테니

 

어떤 이유든지 입을 닫지 마라.

시퍼런 식칼로 객귀客鬼를 풀어낸 적 있어

사지 멀쩡하고 입에 밥알 들어간다.

 

 

 

 

 

 

약력> 손창기 - 경북 군위 출생. 2003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으며, 시집 『달팽이 성자』가 있음. jangoyes@hanmail.net

 

주소> 경북 포항시 북구 우현동 우창서길 34번지 대동고등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