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死鬪)를 벌이는 이유

 


 

 

보석 하나를 만들어 파는 데도

수많은 사람이 사투를 벌인다

어느 사람은 땅을 파서 원석을 캐야 하고

어느 사람은 그 원석을 가공해야 하고

어느 사람은 진열장에 놓고 손님을 기다려야 하고

어느 사람을 거금을 들여 보석을 구입해야 한다

이 과정이 없다면 보석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비싼 값을 지불하고 보석을 손에 넣은 사람보다도

사투를 벌여 보석을 만들어왔던 사람들은

이미 눈동자 속에 귀한 보석 하나를 숨기고 산다

그 귀한 보석이 눈 속에 없다면

사투를 벌여서 보석을  만들지 않을 것이다

보석은 사투를 벌여 지켜내는 것이지

거금을 들여 사고파는 게 아니다

 

  

 

 

 

아이스크림은 왜 달콤한가?

 

 

 

아이스크림이 녹지 않기 위해서는

적정한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너무 뜨거우면 녹고

너무 차가우면 딱딱해서

아이스크림을 보관하는 냉장고가 필요한 것이다

 

평화도 아이스크림 같은 것이다

너무 뜨겁지 않고

너무 차갑지 않는

평화를 지켜내는 냉장고가 필요한 것이다

 

내가 슈퍼마켓을 자유롭게 달려가서

아이스크림 하나를 사 먹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국방비*43조원이 들어간다

아이스크림이 달콤한 이유는 평화롭기 때문이다

 

 

 

*2018년 우리나라 국방비 예산은 431581억원이 편성되었다

  

 

 

 

임영석

 1961년 충남 금산에서 태어나 1985년 『현대시조』등단, 시집 『받아쓰기』외 5, 시조집 『초승달을 보며』외 1, 시론집 『미래를 개척하는 시인들』이 있고, 2011년 제1회 시조세계문학상과 2016년 제15회 천상병귀천문학상 우수상 등을 수상, 계간 스토리문학 부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