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래깃국 앞에서

  

 

시란 무엇인가.

어떻게 써야 시가 되는가.

문득 문득 내가 시라고 쓴 것들이 진짜 시라고 부를 수 있는지 의문이 들 때마다 스스로 물어보고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본다.

정답을 찾는다기 보다는 방심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깨우는 시간이다.

시래깃국에 밥을 말아먹다가 어쩌면 시란 것도 이 시래깃국 같은 것이 아닐까 했다.

말린 시래기를 삶아 멸치육수에 된장을 풀고 마늘이며 파며 양념을 넣어가며 뭉근하게 끓이면 시래기와 된장과 마늘과 그 모든 재료가 가진 각각의 맛이 나면서도 또한 전혀 새로운 맛을 만들어내는데, 거기에 또 밥을 더해 먹으면 시래깃국과 밥의 맛을 지닌 또다른 맛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처럼 시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가 가능하다.

낱말과 낱말의 조화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내는 시의 창작.

낱말 본연의 맛을 지녔지만 더 새롭고 다양한 맛을 느끼게하는 것.

말의 요리사, 시의 요리사가 어떤 방법으로 조리하는가에 따라 맛이 달려있다.

또한 시래깃국에 밥을 말아먹는 일처럼 읽는 이가 새로운 맛을 더해주기도 한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지만 새로울 것이 없는 이미 존재하는 것들로 새로움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창작이다.

시래깃국처럼, 그 국에 밥 말아먹는 일처럼 사는 일 사이의 소소한 모든 것.

어쩌면 시라는 것은 끊임없는 살아내는 일의 변주곡이다.

 

 

 

 

신순말:

상주출생

상주들문학. 대구경북작가회의 회원

시집『단단한 슬픔』(詩와에세이,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