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관

 

  친구들이 고등학교 입학을 위해 모두 도시로 떠난 후부터 나의 외로움은 시작되었다. 친구를 쉬이 사귀지 못하는 성격이라 고등학교 시절 내내 홀로 시간을 보내며 사춘기의 감성을 키웠다.

  교정의 벽오동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보랏빛 꽃에 흠뻑 취하고, 노을로 온몸을 물들이다가 별을 보며 노래를 부르면서 하교를 했다. 오월의 보리밭 들길에서 시를 외우고 소낙비를 고스란히 맞으면서 방천둑길을 걸어다녔다.

  꽃들과 풀들과 하늘과 서늘한 바람 그리고 눈과 비 속에서 시가 내게로 건너왔다. 밤새 ‘전혜린’을 만나고 ‘천경자’ 그림에 심취한 시간들이 공부를 할 때보다 훨씬 행복한 순간이었다.

  세월이 흘러 지천명이 지난 지금 삶과 나 자신에 대한 성찰을 자주한다. 성숙한 인간으로 서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해 나가는 과정이 곹 시의 길인 것 같다. 내면을 갈고 닦지 않고서 어찌 감동스런 시가 나올 수 있겠는가. 욕심을 버리고 키를 낮춘 풀꽃의 모습일 때 인생의 지혜가 녹아있는 시가 오지 않을까.

  또한 내 심연의 언어들이 이웃과 세상에 밝음을 주었으면 좋겠다. 나의 몸짓들이 타인에게 웃음과 감흥을 줄 수 있다면 내가 표현하는 글들도 그들의 가슴에 잔잔한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벚꽃비 내리는 봄날 환한 세상을 꿈꾸어 본다.


 

이미령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다. 현재 ‘느티나무시’동인으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시집「문」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