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속들이 아픈

 

 

 초등학교 4학년 때 언니 친구에게 편지를 한 통 받았다. 편지 속에는 아카시아 껌 하나와 시가 참 좋다는 칭찬이 담겨있었다. 얼굴도 모르는 언니가 시를 읽은 보답으로 보내준 아카시아 껌 하나는 지금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첫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 후부터 참 끈질기게도 글을 써 오고 있다. 시가 뭔지도 모르고 시를 썼고 허세를 부리기 위해서도 썼고, 답답한 세상에 삿대질을 하기 위해서도 썼고, 나를 위로하기 위해서도 버려진 것들을 더 안아주고 싶어서도 썼다.

 이런 글을 모아서 시집이란 것도 내게 되었지만 나의 글은 여전히 방황하는 중이다. 어느 강섶을 헤매고 있기도 하거니와 절벽과 마주 앉아 답 없는 이야기를 중얼거리는 중. 여기저기 헤매이다 때가 묻고 깎이다 보면 제 모양을 찾을 수 있을까.

속속들이 아픈 나의 시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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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상주 출생

1998년 느티나무시 동인으로 작품 활동 시작

2014년 첫시집 ‘납작한 풍경’ 발간

대구경북작가회의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