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그려낼까

 

임영석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나는 거기 아무것도 모르는 촌놈이었다. 공업고등학교 기계과를 나와 시나 쓰고 다니는 백수였다. 그러다가 연애를 하고 아이가 생기면서 노동자가 되었다. 그렇게 먹고 사는 문제를 현실로 받아들이면서도 시 쓰는 일은 항상 가슴으로 끌고 다녔다. 어떤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닌데 30년을 그렇게 고집스럽게 잘 쓰지도 못하는 시를 붙잡고 살았다.

어떤 이는 그게 외고집이라 하고 어떤 이는 바보라고도 한다. 그러나 나 스스로는 그게 가장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 돈을 벌었다면 돈 때문에 세상 사람을 등졌을 것이고, 정치를 했으면 표를 받기 위해 거짓의 말을 흘렸을 것인데, 글을 썼기 때문에 어린아이처럼 살았다고 본다.

앞으로도 나는 내가 살아가는 세상, 그 세월을 잘 그려 별빛처럼 빛나게 만들고 싶을 뿐이다. 5년 후면 나는 백수로 돌아가는 나이가 된다. 그러나 시를 붙잡고 사는 시인이니 백수(白手)는 면할 것이다. 내 마음에 있는 더듬이의 촉수가 세월을 잘 더듬어 삶의 감각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것<!--[endif]--> 뿐이다



1961년 충남 금산 출생. 1985년 계간 『현대시조』 봄호에 2회 천료 등단. 시집으로 《초승달을 보며》외 6권 상재 200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부분 창작기금과 2012년 강원문화재단 문화예술진흥 지원금(시조) 수혜를 받았고, 2011년 제1회 시조세계 문학상을 수상, 계간 『스토리문학』 부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