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관

 

지하철을 타면 모두가 고개를 숙이고 앉아있다. 너도 나도 뭔가를 열심히 찾고 있다. 잠시라도 궁금해서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다. 실시간 돌아가는 세상일을 눈으로 직접 보고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가보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다. 바로 옆자리 앞자리에 서있는 사람들에게 눈 길 한 번 주지 않고 스마트폰에 몰입해 있다.

공원 벤치에서도 커피숍에서도 눈을 마주하고 대화하는 모습은 보기 힘들다. 연인들이 데이트를 하는 동안에도 눈은 서로 다른 곳에 머물러 있다. 안방 소파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가족들도 저마다 고개를 숙이고 대화를 한다. 엄마와 아빠의 대화가 그런 모습이고 무리지어 친구들과 어울리는 청소년들도 저마다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않고 시간을 보낸다. 공통적으로 무엇인가를 좇고 있음에 틀림없다.

예나 지금이나 문화의 흐름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간다. 날마다 쏟아지는 정보를 뒤적이며 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인지도 모른다. 알 수 없는 지식과 웃음과 행복이 다 들어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들어있고 철학이 들어있고 예술이 들어 있다. 놀이터 게임이 들어있고 신상품이 백화점보다 더 많이 들어있다. 심지어 멀리 떨어져 있는 미지의 나라까지 찾아가 볼 수 있다. 영화가 들어있고 연극이 들어있다. 시가 들어있고 소설이 들어있고 문학이 들어있다. 세상 모든 것이 다 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무서운 일이다. 손바닥보다 작은 스마트폰에 중요한 것을 빼앗기고 있는 중이다. 노예가 되어가고 있다. 누구의 말도 믿으려 하지 않고 궁금하면 말없이 찾아가면 된다. 생각의 기준도 그곳 정보에서 얻고 판단한다. 이제 아무도 말릴 수 없다. 너는 너 나는 나 로봇 같이 차가운 모습에 상실한 것이 너무 많다. 채우기만 하고 버릴 줄 모르는 생활에서 점점 나를 잃어가고 있다. 하루하루 열심히 찾아 나서지만 정작 그 안에 내가 없다.

 

자연을 닮은 사람이 그립다. “친구야! 잘 있니?” 귀뚜리가 안부를 묻는다. 여름내 맹렬히 뻗어가던 초록 이파리가 옷을 벗기 시작했다. 예쁜 빛깔로 열매를 매달아 놓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던져 주려고 나뭇가지에서 손을 놓았다. 자기를 비워야 새 생명이 싹트는 줄 아는가 보다. 지상의 모든 것이 흙으로 빚어 진 줄 아는가 보다. 하늘의 기운으로 세상을 쓰고 있다는 걸 아는가 보다.

 

 

 

 

순섭 : 충남대전 출생. 1978년<시밭>동인으로 작품활동. 2007년 <작가연대> 등단. 한국문인협회, 열린시조학회. 고양작가회 감사, 창작21작가회장, 서울특별시서부교육지원청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