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웹진]문학마실~...107호...
   2019년 05월

  1. 내일을 여는 창
  2. 소설
  3. 수필
  4. 권서각의 변방서사
  5. 이달의 작가
  6. 동인지를 엿보다
  7. 작품집에 스며들다
  8. 시와 거닐다
  9. 사진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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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 등록일
8 삼겹살 외1편/남효선 file
편집자
69 2019-04-30
삼겹살 사람이 죽어 가는데 기계부터 돌리라고 했다. 내 몸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얇은 마스크 한 장, 실오리 헤진 목장갑 뿐 아이의 노동 자리에는 컵라면과 햇반, 과자부스러기 몇 조각 칠흑 어둠 속에서 김용균은 죽었다. 도와달라는 소리 한 번 손 한 번 내밀지 못하고 꿈을 앗겼다 공장 구내식당은 계약 만료로 문을 닫았다 컵 라면이 전부였다 벨트에 몸이 감겨 병원으로 이송되면서도 싸이렌을 울리지 못하도록 막았다 모두가 깜깜 절벽이다 월급을 많이 받는 것 보다 사람대접 한 번 제대로 받는 것이 소원이랬다 기적같은 대한민국 성장 정치가는 사업가는 눈부신 성장을 노래한다 온 몸을 태우며 활화산처럼 불꽃을 피우던 공돌이 공순이 꿈은 한 줌 재로 흩날리고 죽지 않고 다치지만 않게 해달라는데 기계에 빨려 사람이 죽어가는데 기계는 돌아가는데 공돌이 공순이 꿈은 생명은 누가 어루만져 줄 것인가 백일을 맞은 딸아이의 고운 볼 한 번 제대로 쓰담은 적 없는데 싸늘한 돌곽에 꿈을 가둬버린 김용균 ‘씨’ 라고 부르기에도 너무 어린 꿈 여의도를 가득 채운 국개의원은 왜 아이를 착하게 살라고 가르쳤는지 가슴을 치며 후회한다 통곡한다 네 가슴의 한 나에게 모두 묻어라 네 한이 강물처럼 풀어져 향긋한 봄향으로 날릴 때까지 맨 주먹으로 싸울 것이다. 봉정사 가는 길 네 발자국 소리 좇아 칠흑 어둠 산길 오르네 네 향내 따라 천등산자락 님의 소리 장삼 소매 자락 이끄네 내 귀는 숲을 흔드는 새소리에 멀고 내 눈은 산을 흔드는 물소리에 멀었네 천년의 산자락 구비 돌아 어지런 사바 부여잡는 손길 뒤로 물안개 흐릿한 구도의 길 따라 세속의 인연 바람처럼 햇살처럼 던져 놓고 헝클어진 마음결 한 마리 봉황으로 날리네 소용돌이치는 물 위로 눈부신 연꽃 위로 우주를 하늘을 깃에 담아 붉은 노을 꽃잎처럼 봉황 나리네 네 발자국 소리 좇아 칠흑 어둠 산길 오르네 네 향내 따라 천등산자락 님의 소리 장삼 소매 자락 이끄네 내 여기 누워 천년의 구도 쌓겠네 솔바람 데불고 구름자락 데불고 내 여기 천년의 노래 부르겠네 장삼 깊이 묻어둔 님의 노래 잦겠네. 남효선 약력 1958년 경북 울진서 나다. 동국대학교 국문학과와 안동대학교 대학원 민속학과에서 공부하다. 1989년 『문학사상』 시부문 신인상으로 문단에 나오다. 시집 『둘게삼』 『꽈리를 불다』 사화집 『눈도 무게가 있다』외 다수 있다. 민속지로 공저『도리깨질 끝나면 점심은 없다』 『남자는 그물치고 여자는 모를 심고』 『울진민속총서』외 다수가 있다. 한국작가회의와 대구경북작가회의 이사와 울진군축제발전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아시아뉴스통신 기자로 일하고 있다.  
7 서울의 낙타 외 1편/권순자 file
편집자
115 2019-04-30
서울의 낙타 여긴 사막이야 희뿌연 사방! 앞이 보이지 않아 모래먼지 속에 하루를 토해낸다 냉방기를 설치하는 손발 분초시간까지 맞추는 나의 하루 뼈 마디마디 땀을 게워낸다 땀범벅 전신을 삼키려는 칠월의 열기 이 싸움은 불공정하다 무거운 짐 끌고 오르내리는 기나긴 행로 팽팽한 목숨의 줄다리기 멈출 수 없다 더딘 하루 묵묵히 가지만 뼛속까지 잠긴 여름의 열기를 빼내고 싶다 갈증과 허기로 배 속이 타들어간다 뜨거운 회색 사막 고단한 길 치명적인 길 더듬거리며 흔들리며 팽팽한 열기에 저항하며 젖으며 간다 힘줄이 타고 견디어온 날들이 타고, 사막에서 부는 약간의 바람이 어깨에 손을 얹는다 곱창 길이 보이지 않을 때 곱창을 먹는다 구불구불한 길 토막 난 현기증 곱씹다 보면 환해지는 순간아 찾아온다 배알 틀리던 굴욕의 기억이 씹히고 씹혀 잘근잘근 길을 열고 강줄기를 부른다 말 달리던 원시의 기백이 다시 싱싱해져 늑대처럼 포효하며 일어서는 배짱의 으름장! 얼음장 같이 숨죽인 고개를 들고 느슨한 근육이 불끈 솟아 숨통이 트이고 뱃속이 열리는 곱창집 사내는 두 다리 꼿꼿이 세워 자신의 길 뚜벅뚜벅 새벽을 걷는다 길이 보이지 않거든 곱창집에 가보라 잘려나간 길을 찾아 헤치고 뒤지며 길을 찾는 눈물에 젖은 손들이 깃발을 흔들어 환하게 길을 보여줄 것이다. 권순자 1986년 《포항문학》에 「사루비아」외 2편으로 작품 활동 시작, 2003년 《심상》신인상 수상. 시집으로 『붉은 꽃에 대한 명상』,『순례자』,『천개의 눈물』『청춘 고래』등이 있음.  
6 강박 외1편/남태식 file
편집자
88 2019-04-30
강박 내 꿈의 무게는 몇 그램일까.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 가는 길에 체중계를 툭 찬다. 오늘은 몇 그램? 식전에 먹는 약 넥시움정 20밀리그램 한 알을 꿀떡 삼킨다. 약 한 알에 물 한 컵. 거실을 몇 바퀴 돌다가 다시 체중계 위에 올라선다. 그새 300그램이 빠졌다. 오늘 내 꿈의 무게는 300그램? 내 꿈의 무게는 매일 다르다. 달라도 늘 200그램에서 400그램 사이에는 있다. 딱 그저 그만한 가벼운 내 꿈의 무게, 또는 잠의 무게. 나는 일 년 열두 달 매일 다이어트 중이다. 꿈꾸기 아빠는 꿈이 뭐야. 으음, 내 꿈은 시인. 그럼 아빠는 꿈을 이뤘네. 시인은 됐고 이제 아빠는 꿈이 뭐야. 으음, 내 꿈은 시인. 시인은 됐는데 뭔 꿈이 또 시인이야. 으음, 됐어도 아빠 꿈은 여전히 시인. 인간은 시시해지면 끝장이야. 시시하다. 대단한 데가 없어서 보잘 것 없다. 좀스럽고 쩨쩨하다. 어린 자식들은 이제 다 자라서 아빠에게 더 이상 꿈을 묻지 않는다. 나 역시 아이들에게 꿈을 묻지 않는다. 꿈은 묻고 답하는 퀴즈풀기가 아니니까. 네 팸은 우리 팸과 다른 것 같애. 같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소현이의 꿈은 무엇이었지. 꿈을 이루는 하나의 방법이 꿈꾸기라면 소현이의 꿈은 혹시나, 꿈꾸기? 어쩌면 우리 모두의 꿈 역시 꿈꾸기일 수도 있다. 꿈은 꾸기 위해서 있는 것이니까. 꿈은 꾸는 동안만 꿈이니까. 꿈은 하나의 강박이다. 꾸고 있는 동안만은 아름다운 강박. 시시한 꿈은 없다. 시시해도 꿈이다. 꿈이 끝장인 것은 시시해서가 아니라 시시해져서이다. * 영화에 시, 조현훈‘꿈의 제인’ * 약력 남 태 식 2003년『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속살 드러낸 것들은 모두 아름답다』『내 슬픈 전설의 그 뱀』『망상가들의 마을』, 리토피아문학상(2012) 김구용시문학상(2016) 수상  
5 미얀마 가는 길 외1편/이상훈 file
편집자
53 2019-04-30
미얀마 가는 길 미얀마행 비행기 두어 달 동안 이미 몸에 배어 있는 겨울 그 위에 다시 달려드는 차가운 바람 겨울에서 여름을 건너는 다리가 휘청거린다 나는 온몸을 속으로 꽁꽁 말아넣고서도 마치 두려움처럼 덜덜덜 떨며 벗어버린 나를 고민한다 입고 벗는 사소함마저 아직 내 몸에 온전히 붙어 있지 못한 것일까 수십년을 살아 수만 번을 입고 벗어도 아직 내 것이 되지 못한 사소한 일상 앞에 나는 늘 너무 판단이 가볍다 비행기를 내려서도 나는 더 강하게 다가오는 바람 앞에서 몇 날을 끙끙대며 떨고 있다 눈길을 걷다 눈 내린 새재길을 오른다 모퉁이마다 나를 알아보는 흔적 살아온 햇수만큼 뚜렷하고 꽁꽁 싸맨 나를 따라오는 숨소리마저 낯익다 내가 가는 곳에는 늘 내가 있다는 사실을 종종 잊고 산다 눈이 내렸다는 사실을 뽀도독 뽀도독 알려주는데도 미끌 발을 헛디디는 방심 그 위에 철퍼덕 누우면 마치 내가 나의 길이 된 듯 나를 밟고 지나가는 또 다른 나 약력 문경에서 출생하여 교직생활을 오랫동안 상주에서 하면서 정착하게 됨. 상주들문학회 회원, 경북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글을 씀. 시집, ‘나팔꽃 그림자’를 출간하였으며 산문집은 ‘서른에 만난 열여섯’이 있다.  
4 구부러진 못 외1편/김인구 file
편집자
83 2019-04-30
구부러진 못 볕이 잠시 앉았다 떠난 따스한 그늘 아래로 너, 몸을 구부렸구나 너도 많이 외로웠구나 나도 그 곁에 나란히 마주보고 누워본다 서로 마주 보고 누우면 외로움의 각도 작아져 마침내 흔쾌한 合이 되지 않을까? 푸른 바람 한 줄 따스한 그늘 밑으로 올라오는 오후가 거기 그렇게 서서 한웅큼 쏟아지는 우울을 가리고 있다 들락거리는 햇볕만이라도 소박하게 끌어안고 이 그늘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 신 이방인 반듯하게, 반듯한 햇살 아래 눕는다. 눈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빛의 홍수 몸의 테두리가 꽃봉오리 분수처럼 솟구쳐 하늘에 닿는다. 당당하게 충만한 하루가 서슴없이 튕겨져 나와 나무 아래 보도블럭을 걸어간다. 걸어가는 빛들은 보송보송하고 친절하게 흐느적거린다. 거리의 반은 햇살, 반은 아침과 저녁 반듯한 햇살나무 아래 누워 배반을 배우는 여자의 빠알간 입술 충만함이 가득한 거리 햇살이 길을 내고 길을 막아서고. 약력 전북 남원출생. 1991년 <시와 의식> 여름호에 <비, 여자> 외 2편을 발표 작품활동 시작. 시집으로 < 다시 꽃으로 태어나는 너에게> <신림동 연가> < 아름다운 비밀> <굿바이, 자화상>(2014년 세종 우수도서 선정) 외 다수의 공저가 있다.  
3 과일을 깎으며 외1편/신성철 file
편집자
22 2019-04-30
과일을 깎으며 수다쟁이 말성쟁이 이쁜이 하나 식탁 위로 납치하던 날 급작스레 당한 일에 겁이 났던지 처음 손을 타 뺨을 붉히며 찡끗 흘겨 보다가 서늘한 혀 끝으로 온몸을 애무하면 찌릿찌릿 짜릿짜릿 뭐가 그리 다급한지 입꼬리에 침도 질질 흘리는데 수치도 염치도 팽게치고 팔딱이다 할딱이다 꽃무늬 속옷 마저 훌떡 벗어 버린 알몸뚱이야 S라인이면 어떻고 D라인이면 어때 오냐 오냐 그래 그래 덮쳐주마 죽여주마. 명지바람 달빛으로 다가오는 그림자 치마 끝에 초롱꽃이 환한 명지바람이려오 스치는 풀잎에 발등을 행구고 달뜬 마음 바람에 물들이는 명지바람이려오 너의 눈동자 노을빛에 담겄다가 살짝 흔들어 은방울로 찰랑이다 귓불을 애만지는 명지바람이려오 약력 1950년 서울 출생 2004년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대상, 2004년 전국근로자문학제 은상, 2010년 열린시학 신인상, 2011년 백교문학 우수상, 2013년 지필문학 신인상, 2014년 문장21 신인상 수상 2010년 시집 3천원짜리봄 출간  
2 생의 찬가 외1편/ 청향 임소형 file
편집자
22 2019-04-30
생의 찬가 흔들리는 상념의 그네 지문처럼 지워지지 않고 뚜렷한 흔적으로 남는 이미 익숙해져 버린 반복되는 습성이다 후회와 번민 가슴 치는 절규가 그것이고 주저앉아 버린 유약한 다짐들의 말로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반복적인 결의가 또 그것이다 미완으로 낙인 찍힌 고독의 실루엣이 끈적거리는 망막의 진액을 무서리로 쏟게 하던 밤 포성을 울렸던 야심에 찬 출발의 신호탄 허무한 불발로 불꽃 사그라질 때쯤 남겨진 미련에의 끈끈한 애착 아름다운 날을 담아내지 못한 쓸쓸한 미련만이 아니다 사랑을 이루지 못한 아픔에 쓰디쓴 고통을 토로하는 절규는 더욱이 아니다 빼곡히 채우지 못한 가버린 날의 희망이 섦은 뭉치로 무겁게 내리누르는 피폐함이었으니 흐릿한 수묵화 향 피워 달 속에 잠식하는 떠나는 날의 엘레지여! 끈적이는 촉수 곧추세워 서걱거리는 찬바람 비웃듯 파안으로 피어나라 침묵으로 일관한 모호한 허세에 마른버짐처럼 허옇게 핀 너덜너덜해진 희망아! 내 생애 마지막 남은 따스한 사연 풀어 사부작사부작 꽃물로 채울 테니 푸르게 푸르게 만월로 차오르라 오랜 기다림 끝에 부르는 나의 시 나의 노래가 되어 낙화 어느 누군들 꿈의 빛깔 피우고 싶지 않았겠냐 향기 돋친 날개 펄럭이며 숲길을 걷던 날에도 눈길을 걸었던 날에도 달빛에 걸린 그리움 움켜잡고 사뭇 꿈의 그림자 길게 드리우고 꽃을 피웠다 우우 저 소리 없이 훑어내는 바람의 정적 초점잃은 누 안에 빼곡히 들어와 밟히는 청춘의 눈물 눈물 눈물  
1 2019' 동해, 붉은 봄 외1편/이선정 file
편집자
24 2019-04-30
2019' 동해, 붉은 봄 꽃놀이는 저 너머 그쪽의 봄, 너희들의 일 그날 밤 죽음의 불꽃놀이는 바람, 네가 자행한 일 옥계휴게소에 출입통제 테이프가 처졌다 붉은색 데드라인 너머 언덕배기로 살인미수에 그친 물먹은 화마(火魔)가 소나무의 머리채를 움켜쥔 채 새카맣게 죽어 자빠져있다 가랑이 벌린 앙상한 뼈대 사이로 퍼렇게 질려 누운 바다 매캐한 허공에 몇 년 전 급작스레 간 친구 녀석 몸 태우던 화장터 냄새가 난다 죽은 것들은 하나같이 독한 미련을 풍기는지 곧 피어날 아카시아 밑동의 생식기 타는 냄새 같은 미련.. 어쩌다 이곳은 화장실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최고가 된 건가 그 화장실에 앉아 며칠새 바짝 늙은 주름진 바다를 다린다 신에게 덤비는 좀비가 있다면 2019년 동해안의 봄, 죽은 봄 위에 봄을 심는 사람들 기울어진 생의 부하를 날마다 하나씩 차곡차곡 끌어올려 채우고 있다 기웃대던 바람을 뚫고 붉은봄 살아남은 어린 싹 하나 저쪽 푸른 바다를 향해 끙차, 짧은 팔을 뻗는다 2019.4.9 산불 5일째 꽃말론(論) 스노우드롭 - 인내 산당화 - 겸손 바이올렛 - 영원한 우정 호피나리 - 순결 라일락 - 우애 이 꽃들의 평생, 지겹지 않니? 살아생전 늘 똑같이 아름답기만 해야 할 네 운명 로벨리아 - 불신 라난큐라스 - 비난 리아트리스 - 고집장이 금어초 - 오만 주목나무 - 비애 이 꽃들의 후생, 서럽지 않니? 다시 태어나도 변함없이 비난받아야 할 네 운명 저 꽃들의 운명 점지해준 사람 최후의 꽃잎 한장 들추고 보드라운 수술, 그 속까지 파고들어 한 잠이라도 자본 건가 오만과 불신의 벼랑 끝에서 영원한 우정과 우애의 칼침을 등에 맞고 나락으로 뚝 떨어져 보지 않은 자여 마치, 내 꽃말을 손에 쥔 당신처럼 프로필 2016' 문학광장 신인상 황금찬시맥회 문학광장 정회원 지하철스크린도어 시공모전 당선 대한민국 공예대전 특별상 한양예술대전 시화분과 심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