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산 앞바다

 

 

밤은 깊어가고 바람은 불어

어두운 칠산 앞바다 어찌할거나

자식걱정 어미는 언덕에 서서

두 손 비비고 비벼

밑 없는 어둠 시린 파도 앞에 몸을 태웁니다.

 

내 자식들아, 이 불빛을 보아라.

 

당신은 어찌 그렇게 하셨나요.

태풍 속 도깨비불에 홀려 헤매일 줄을 어찌 아셨나요.

 

아홉 산봉우리에 촛불은 켜지고

불빛은 칼날이 되고

칼은 피가 되어 등대로 타오릅니다.

 

새벽이 가까울수록 어두운 맘 짙어가고

거기 불 밝힌 봉우리

백년이 갈수록 따사롭게 눈부셔집니다.

 

너희는 어둠에 길 잃지 말고 행복하거라.

너희는 어둠에 넘어지지 말고 평화롭거라.

 

 

가려움은 아픔을 이긴다

                                  

 

스멀스멀

여섯도 넘는 발들이 기어다니면

무슨 못잊을 기억들이 그리도 그리우냐며

잠을 뒤집어 손톱을 세운다.

 

밤새 벅벅 긁어 피가 흘러도

당신은 내 그리움의 기억들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알지 못하고

나는 피나고 아픈 것이 차라리 가려움보다는 낫다며 꿈에 웃는다.

 

손이 닿지 않는 등 뒤에

돌아선 당신의 기억이 일어나 밤새 기어 다니면

긁지도 잠들지도 못한다.

 

마침 당신이 기대던 옆구리나

같이 걷던 발이 간질거리면

땀 채이던 손으로 잠결을 긁어 검붉은 양귀비꽃으로 아침을 맞는다.

 

그게 다 몸속에 있던 기억들이 빠져나오는 증상이라는데

언제쯤 가면 그리운 가려움이 가셔질까.

위로가 되지 않는 진단은 피딱지 앉은 상처를 헤집는다.

가려움은 아픔보다 무섭고 가깝다.

기억은 가물거리고 가려움은 간질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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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산바다-전라남도 영광의 앞바다.(약간 종교적인 성향이라 맥락이 닿지 않는다면, 부적절하다면 다른 시로 바꾸겠습니다)

 

약력:  등단한 적 없음. 가끔 혼자, 시라고 생각되는 글을 쓰고 그러다 한번씩 문학마실에 글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