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낌새
나무들의 아미가 붉어졌다
무성하던 수다가 한 입씩 떨어졌다
지난한 폭염에서도 꿋꿋하게 버티던 수다였다
견딘다는 것은 그다지 웅숭깊은가
바람의 동공은 깊어져 가벼운 수다에도 몸을 날렸다
너에겐 너무 가벼운 잎사귀
점점 어두워지고 더는 들을 수 없을 것이다
돌아오기 위해 떠난다는 것
한밤중 고양이 울음처럼 무거운 것이다
길고양이 울음을 굴리며 팔랑귀처럼 떠나는
길 위에 서서 스러지고 있을 흐느낌들
우두망찰 그 배후로 떠나고 싶어지는 것이다
떠나는 길 모롱이에서 돌아보면 차마
성글어진 나무들의 아미에 입 맞추지 못하리라
손을 잡고 잠시 온기를 나누었을 뿐인데
훗날 좋은 봄볕에 만나면 알아챌 수는 있을까
가까스로 알아채더라도 처음인 척 해야 하는 것일까
가을 숲의 심장이 두근거리는 밤이다
구절초 향기 수런거리는 시월은 지워지는 중이다
Photograph
먼데서 갸르릉 거리는 천둥소리
늑골을 흘러내리던 빗물이 울렁이며
예스퍼 랜엄*과 몸을 섞는다
창을 잡아채는 바람은 배곯은 승냥이처럼
덜컹거리며 울어 댄다
숨어 울기 좋은 방, 나는 뭐하고 있나
좀 얄미운 사람일까 는 쓸모없는 궁상
곰곰 곰삭다가 흩어지는 풍경이다
눈까풀 눅눅해지다가
늦여름과 초가을이 상견례 중이라고
공손을 다하여 말랑말랑해지는 귀
*Jesper Ranum - Photograph를 부르는 덴마크 가수
진 란
2002년 계간《주변인과 詩》편집동인으로 작품활동, 현재 계간《문학과 사람》편집인
시집 『혼자 노는 숲』
번호 | 닉네임 | 조회 | 등록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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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공식 외1편/남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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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7 | 2019-1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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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칠성(鄭七星) 외 1편 / 권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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낌새 외1편/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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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 팔십일 외1편/김상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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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 2019-1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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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洛東江) 외 1편/김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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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불.곡(川.佛.谷) 외1편/신순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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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9 | (특집)위안부 詩, 세월호 詩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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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촌평(隨筆寸評) /채선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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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수평선 외1편/차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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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불렀어 외1편/강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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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 | 2019-09-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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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넝쿨을 바라보며 외1편/구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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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 | 2019-09-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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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부러트리다 외1편/ 권 천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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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세계 외1편/박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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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 | 2019-09-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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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의 경고 외1편/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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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 너 거기 있어서 외 1 편/하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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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외 1편/정동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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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뱅이재봉틀 외1편/손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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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5 | 2019-07-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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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도 외1편/곽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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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1 | 2019-07-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