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공식

  

잎이 돋기 전에

꽃이 먼저 피듯

 

꽃이 진 뒤에

잎이 뒤늦게 돋듯

 

이별 전에

이별이 있었고

 

이별 후에

이별이 있었다.

 

바람이 오기 전에

눕는 풀처럼

 

바람이 지난 뒤에

굳는 뿌리처럼

 

머물 수가 없어서

서둘러 울고

 

오래 아팠지만

망각은 없었다.

 

 

 

상처

 

가장 먼저 떠오르거나 떠올렸어야 하는 말이었으나 그 날 늦어서야 떠올랐던 말은 상처였다. 내 의식의 밑바닥에도 어떤 강박이 있었을까. 강박이 있었다면 이 강박 역시 상처이겠지. 드러내어야 함에도 드러내지 않으려 애쓰는 상처.

 

 

 

* 약력

 

남 태 식

2003년『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속살 드러낸 것들은 모두 아름답다』『내 슬픈 전설의 그 뱀』『망상가들의 마을』, 리토피아문학상(2012) 김구용시문학상(2016)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