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자 시집 - 『붉은 꽃에 대한 명상』(문학의전당 , 2013)
시집에는 특히 바다와 관련된 온갖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시 제목만 보더라도 ‘갈치’, ‘고래’, ‘조개구이집’, ‘뱀장어’, ‘부두 어시장’, ‘홍어’ 등등 싱싱한 비린내 끼치는 바다의 풍경이 보이는 듯하다. 시인의 일상과 가까운 곳에 있을 법한 이 소재들은 시집에 녹아들어 시인의 격정적인 서정과 지향점을 드러낸다. 그 가운데 ‘자유’라는 두 글자를 강하게 떠오르게 하는 시편들이 다수 눈에 띈다.
미꾸라지의 상상
시에서 보이는 일상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그 일상은 치열한 생존의 현장을 보여주며 온갖 희로애락으로 점철된 시공간이다. 그러므로 시에서의 일상은 오히려 비일상에 가깝다. 한가로운 산책자의 시선으로 봐도 일상은 감동과 깨달음으로 만연되어 있다. 그와 함께 세심한 관찰자의 시선으로 들여다보면 일상은 항상 들끓고 있다. 이번 권순자 시인의 시집에 생생한 삶의 기록으로 담아놓은 일상 역시 평범한 일상은 아니다. 거기에는 자유에 대한 욕망이라는 본능적 담론이 표출될 수밖에 없는 걸쭉한 삶의 면면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그녀와는 1980년대 우울하던 시절에 공단 도시 포항에서 외롭게 시를 품던 청춘의 한때가 함께 녹아 있다. 그녀는 우리가 꿈꾸던 세계를 향해 고투를 벌일 때 언제나 묵묵히 뜻을 함께해주던 성정, 구애 없는 모성애를 지녔다. 어떤 증오나 분노도 그의 시 속에 들면 고요하고 자애롭게 다시 태어나게 하는 힘, 나는 그녀의 이런 너그러움을 보살행의 가장 큰 미덕으로 묻어두고 있다. 그의 이런 성정이 지금처럼 다급한 시대의 거친 수레바퀴를 온전히 받아내는 편에 서리라 믿는다. “그물에 달빛이 걸려” “재빨리 그물을 올려라 외마디 소리 지르는 바람처럼”, “그물은 힘이 세서” “자주 밀어낸 상처도 건져 올려주듯”, “달빛을 은폐한 사각어항의 출구가 하늘로 열려” 있는 것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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