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앉은부채 차영호 저 | 문학의전당

 

책소개

우리 시단에서 ‘확실한 개성’을 보여주고 있는 차영호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해설에서 이승하 중앙대 교수는 ‘확실한 개성은 시인에게 로빈슨 크루소 같은 외로움을 감내케 할 것이다’라고 평할 만큼, 그의 시의 개성은 여타의 시와 다르다.

 

저자 소개

저자 : 차영호

충북 청원에서 태어나 1986년 "내륙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어제 내린 비를 오늘 맞는다"가 있고 한국작가회의, 무크지"문학만", 시동인"푸른시"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목차

1부 들여다보다

들여다보다
주차장 이야기
욕조에 드러누워
쇠톱
빨간 모델
날개돋이
쑥부쟁이
바다와 고인돌
별똥
꽝,
흔痕
가령
잘게 부서지다
처녀비행
너를 지우다

2부 먼
이름풀이
신원사 초행初行

고수강회
망두석
엄니
흑백필름을 인화하다
밤길
늦장마
귀향
호랑지빠귀
정 뗌
왕잠자리에 대하여
어둑한 봉암을 가라더니


3부 그곳에 갔었다
소광리에 다시 가다
황룡사지에서 비 만나다
그곳에 갔었다
봄밤
차영호 귀하-주산지 왕버들로부터
버들님께
꽃마실
만어사萬魚寺 만어 만
인연
홍시
어상천 일박一泊
백련白蓮
적상산赤裳山을 오르며
남해에서
땅거미

4부 바람도 불지 않는데
애기앉은부채
오동꽃
거염벌레
개미귀신
접시꽃
무드셀라
바람도 불지 않는데
꽃무릇
적敵
천손초
벚꽃 지고
하느님의 꽃밭
해국海菊
사족蛇足

해설 이승하/ 이야기 시의 매력에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덧붙이다

 

 

책속으로

가령


내가
우거진 숲 속 한 그루 나무라면
그대 손에 잘려 벌목장에 켜켜이 쌓여도 무방하겠네

화목火木 되어 성엣장 같은 구들장 데워주거나
침목이나 갱목 되어 무거운 짐 진다 한들 어련할까
어쩜 버팀목으로 먼저 썩어도
좋아

혹시
내 원願대로 무엇인가 될 수도 있는 거라면
어느 목공의 손을 빌어
빨래판이 되리

가난살이 찌든 땀범벅과 꼬랑내
온몸으로 비벼 빨고
생면부지 응어리진 고름도 기꺼이 받아낼게

어쩌다 굿판이라도 벌어지면
둥개둥개 어우러질 수도 있겠지
앙상하게 드러난 갈비뼈, 죄처럼
조목조목 긁으며
--- p.34

 

추천평

차영호의 시는 삶의 아픔을 드러내는 밝은 감성의 프리즘이다. ‘밑도 끝도 없을 것 같은 사랑도 두멍처럼 밑이 있다’는 믿음이 그 감성을 받치고 있다. 그런 믿음으로 인해 상처도 ‘흔적보다 더 깊이깊이 스며/함께 아물 수 있는’ 것이며, ‘잘게 부서진 것들은 모두 반짝거리는’ 것이다. 그가 찾고 지향하는 고향은 그 아픔을 치유하는 약이다. 아울러 그는 마음이 머물 곳을 찾아 자주 떠돌며, ‘하느님의 꽃밭’인 자연의 아름다움 앞에서 그 마음을 잘 씻어낸다. 그리하여 ‘첫새벽 밥쌀 씻어 안치듯/넋을 맑게 씻어 안치고’ 늘 ‘당신 몰래/ 당신 곁에 드리우는’ 지극한 기도와 사랑의 꿈을 실천해나간다. - 이하석(시인)


차영호 시인은 포항 지역의 중견 시인이다. 시상 전개의 극적 반전, 순우리말과 멋진 방언의 사용으로 깊은 서정의 물살을 퍼 올리는 그의 솜씨는 일품이다. 차영호 시인의 시적 자장磁場 아래에 있는 우리는 그의 시를 통해 무릇 시인됨의 근성과 시적 긴장을 늘 수혈 받는다. 이번 시집에는 주산지 물속의 왕버들과 시인이 주고받는 편지'차영호 귀하''버들님께'도 재미가 있지만, 오래전 이승을 떠나간 할아비와 아비, 어미를 찾아가 부른 노래'신원사 초행''먼''고수강회'망두석''엄니'같은 시편들의 그 애절함은 감동적이다. 또 애기앉은부채의 외양과 장애를 안고 사는 아들, 그리고 그걸 평생 지켜봐야하는 아비의 눈물로 그려낸 표제시 '애기앉은부채'! 감상의 물기를 살짝 걷어내고 있는 이 시는 독자의 가슴에 깊고 서늘한 또 하나의 눈물꽃을 돌올하게 새겨놓는다. - 이종암(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