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 작가 첫 소설집 '밀례' 출간

등단 6년만에 단편 8편 엮어 첫 소설집
행복 좇는 다양한 인간군상 모습 '뭉클'

 
   
 
문학인이자 독서논술지도사, 환경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선영씨가 소설집 '밀례'를 출간했다.

지난 2004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 '밀례'로 당선된 그녀는 문단에 등단한지 6년 만에 첫 소설집을 내놓았다.

모두 8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소설집 '밀례'에는 다층적이고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등장한다.

애인과 헤어진 임신여성, 치매걸린 노모, 집 나간 아내, 뇌종양 앓는 노처녀, 이혼녀의 히스테리, 보복을 벼르는 머슴, 큰집 양자로 들어간 아들 등….

이 책에 등장하는 가족들은 예외 없이 편집증적 가족주의를 드러낸다.

먼저 표제작 '밀례'에는 혈연관계를 부정하면서까지 자기 가족의 안위에만 집착하는 큰 아버지가 등장한다.

'나'의 어머니는 그와 크게 다툰다. 그것은 일종의 인정투쟁이기도 하다. 그 싸움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직후부터 시작된 것이고 싸움의 발단은 땅 한 자투리라도 내어주길 바랐던 어머니의 작은 소망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그 싸움의 진실은 가족으로서의 인정에 있다.

이 책에는 '편집증적 가족주의'의 희생자들도 속출한다.

'엑스트라 비디오 가게(이하 엑스트라)'와 '고치 속의 여자'에 등장하는 두 노처녀는 서로 유사한 삶의 패턴을 보여준다.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 역시 부재하다. 오빠는 집을 떠나 있고 그녀들은 각자 외로운 삶을 끌고 나간다.

표제작 '밀례'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이들은 자신들의 기득권과 자본을 조금도 양보하지 않고 간신히 자신에게 주어진 자잘한 주변인물과 환경에 집착하는 작은 편집증을 보인다.

자신의 불행을 미학화해 스스로를 비극의 여주인공으로 만들고 있다.

또한 이 책에는 자신이 꾸는 꿈이 악몽이어도 '꿈꾸는 자'들이 있다. 공교롭게도 그들은 남자들이다.

한 사람은 '엑스트라'에 등장하는 '나'이며 다른 한 사람은 '기억의 복원(이하 기억)'에 등장하는 주인공이다.

엑스트라에 등장하는 '나'는 가족과 함께 18세기 유럽풍의 대저택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하지만 식구들끼리 물고 뜯고 싸우다가 얼굴과 신체가 허물어지는 꿈으로 '편집증적 가족주의'의 풍경을 보여준다.

'기억'의 주인공 '형우'가 꾸는 꿈도 악몽이다. 자리에 누워 있는 자신의 몸에서 뿌리가 자라고 그 뿌리가 온 몸을 감아 매어 기진맥진해지면 끝나는 꿈이 반복된다.

이처럼 김 씨의 소설에는 꽁꽁 숨겨둔 마음의 상처를 다양한 이면으로 담아냈다.

글 한편 한편에는 넘치는 긴장감과 아프도록 리얼한 삶의 외로움이 뭉클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그녀는 "행복한 가족들은 서로 비슷하게 닮아 있고, 불행한 가족은 각기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톨스토이의 말을 "불행한 가족은 서로 비슷하게 닮아 있고 행복한 가족은 각기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느낄 만큼 '행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소설 속의 인물을 통해 인생의 진솔한 삶을 엿 볼 수 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