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운 시인의 시편들은 서정성이 농후하다. 또한 시편들이 전하고자 하는 의미가 분명하다. 일본의 저명한 비평가 가라타니 고진이 그의 유명한 저서 『근대문학의 기원』이란 책에서 밝혔듯이 ‘풍경이란 주체의 내면에 자리한 기억 정서 경험 등에 의해서 굴절되어 표현’되기 마련이다. 시인이 쓴 시편들의 시적 주체들이 대체로 객관 풍경과 사물에서 궁핍과 결핍과 신고를 발견하여 이를 시적 형상 미학으로 굴절시킨 것은 시인의 가족 서사 그리고 시인이 걸어온 자전적 생애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가령 그의 시인됨은 “천장을 타는 거미 한 마리/곰팡이 꽃 만개한 꽃자리에서/생의 그물을 깁고 있다” 혹은 “활어(活漁)에서 활어(活語)”를 보는 시행들에서 엿볼 수 있다. “거미 한 마리”와 “잘 저며진 신음”을 토해내는 “활어(活魚)”는 시인의 분신이나 초상이 아니겠는가. 그는 궁핍과 고통을 우려 활어(活語)를 낳는 시인이다. 이 활어가 독자의 가슴에 아프게 와 닿는다. _이재무(시인) 

 

활어(活魚)에서 활어(活語)를 듣거나 읽는 김채운 시인의 이명의 귓바퀴와   “신음 한 접시”를 음미해야 하는 고통의 미각이, 이를테면 그가 시로서 여는 아침이었다. “수색영장을 들이밀듯 몰려와 진을 치던 안개의 포위망” 너머로, 실은 우리들 스무 살의 봄날인들 너나없이 가고 없는데, “밋밋한 길바닥 같은 마흔 해” 늦었지만 이제라도 길을 잃어 보려 한다는, 그것도 하필이면 “당신”이라 부르는 까마득한 시의 여정. 이십여 년 전의 자전거에 올라타 “삼천리” 너머까지 피워 올리고픈 몸과 마음의 뼈아픈 그리메. 그래서 그의 시는 지금 맹렬한 한낮이다. _정윤천(시인)

 

 

 

차례_

 

제1부

오후 두 시·11/녹슨 방·12/그 여름날의 올갱이·14/불통 1·16/불통 2·18/어지럼꽃 피었다 진다·20/1988, 그해 오월의 끝·22/오줌싸개·24/자정 무렵·25/지푸재를 넘으며·26/읊조리다·28/길, 잃어야겠네·30

 

제2부

순례·35/가난한 부자·36/팔도라는 사내·38/공손한 식사·40/묵묵한 다정·41/내 머릿속에 괴물 한 마리 산다·42/국화차를 마시며·43/왼손잡이 그녀·44/파, 새살 돋다·45/봄, 아버지·48/두 사내·50/허구한 날·52

 

제3부

뭉툭하다·55/강물아, 흘러 흘러라·56/잘 잊혀지지 않는·58/다시 딸에게로·60/황사 속 벚꽃 지다·61/치(齒)·62/하나밖에, 있어요·64/시 없는 시집·65/국화꽃을 굽는다·66/꼬임도 이만하면·68/저녁 강가에서·70/새벽, 기차소리를 듣다·72/손의 온기·73/가갸거겨·74

 

제4부

해바라기·77/팔월 오후·78/졸라·80/구 씨네 구멍가게·82/고욤, 도대체·84/손톱 밑이 까맣다·86/첫사랑·88/시·89/그런 때 있다·90/사무원의 잠·92/봄날·94/샐러리맨의 죽음·96/달·97

 

해설· 이형권(문학평론가, 충남대 교수)·99

시인의 말·119

 

 

 


 

 

 

김채운(본명: 김혜경)

충북 보은에서 태어났다. 한남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2010년 계간 『시에』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에문학회, 큰시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