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소개 / 보도 자료 / 출판사 서평❚


이해리의 세 번째 시집 <미니멀 라이프>가 천년의시작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에서 이해리는 일상 속에서 드러나는 장면들을 포착하여, 매 장면들을 훌륭한 서정으로 표현해낸다. 다만 이런 일상의 장면들에서 서정적인 감상만 이끌어내고 끝내지 않는다. 장면의 서정 속에서 그는 자신의 삶의 체험 속에서 깨달은 일상의 진리를 자연스럽게 엮어낸다. 때로 이런 깨달음은 개인사를 벗어나, 현실 사회의 문제점에 닿기도 한다. 도시화, 문명화를 통해 나타나는 소외 문제와 난개발에 의한 환경 파괴에 대한 씁쓸함을 시적 표현을 통해 공감할 수 있도록 이끌어낸다.
시, 문학이 단순히 서정을 이끌어 내거나 사회 문제에 대한 비판을 단선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아닌, 일상의 발견을 서정과 현실의 문제로 연결해 입체적으로 드러내는 훌륭한 시집이다.



❚추천사❚

이해리 시인은 첫 시집 『철새는 그리움의 힘으로 날아간다』(2005)에서 이미 자기 시의 한 절정을 보여준 바 있다. ‘애수적 미哀愁的 美’의 추구에 주력했던 첫 시집에 비해 이번 세 번째 시집 『미니멀 라이프』는 애수적 서정과 더불어 인생에 대한 깊어진 통찰과 날카로운 현실의식이 눈길을 끈다.
난폭한 이 비언어의 시대, 문학은 근본적으로 현실의 기반 위에 서 있어야 한다고 할 때 이번 시집의 이해리 시는 모범적인 진화라고 할 수 있다.
―김용락(시인, 경운대 교수)

이해리 시인은 이상과 현실의 길항 가운데서 끊임없이 고뇌하며, 때로는 상실된 이데아의 회복을 도모하고, 때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면서 시인이라는 자기존재의 항존성을 유지해나가고자 한다. 그녀의 시는 이 치열한 내적고투의 빛나는 상흔들이다.
―이병철(시인, 문학평론가


❚저자 약력❚


이 해 리


1998년 『사람의 문학』 으로 활동 시작.
2003년 평사리문학 대상 수상.
시집으로 『철새는 그리움의 힘으로 날아간다』 『감잎에 쓰다』 가 있음.

한국작가회의 대구지회 부회장 역임.


❚차례❚


시인의 말


제1부
가을비 오는 밤엔 13
풀밭 14
바람과 현수막 16
별똥별 17
입에는 못의 요소가 있다 18
어느 날의 열차표는 역방향이다 19
가을 21
가을 주행 22
내 몸에도 밝기가 있다면   23
은모래 24
밤비가 오는가 26
빗방울 왈츠 27
뿌리 28
비의 29
나와 남 30
대구선 31
어느 초저녁에 32
늙음에 대하여 34


제2부
하늘논 37
미니멀 라이프 39
코스모스를 돌아봄    41
버드나무 43
파도 45
늦여름  46
잠자리 47
벌새 48
간고등어 한 손 49
개미 50
새 51
흰 봉숭아꽃 52
꽃비 맞고 서 있으면 54
산 속에 가보면 55
감포 56
지는 꽃을 잡다  57

제3부
사랑의 척도 61
보슬비   62
목련나무 아래  63
양귀비 64
벚꽃터널 65
눈이 녹는 날 66
우산  67
흰 제비꽃 69
옛집 귀퉁이에서 70
늦가을 감나무 71
멍 72
꽃살문 73
미장 74
염전  75
박주가리 홀씨 76
사문진 77
별 78
도리사桃李寺에서 79


제4부
낚시를 보며 83
현대공원 84
부시罘罳 85
ㄱ자 할부지 86
노래방 도우미 87
친구 어머니 88
무연고 301호 90
톤레샾 견문기  92
유리잔도 94
향촌동 95
강릉심야 97
내가 가고 싶은 절은 99
태우는 옷 101
내 눈 속에 그늘이 있다  102
고모역 104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다 105
발자국 106

해설
이병철 교감과 상응, 아날로지의 시학  107

❚시인의 말❚


시가 財貨였다면 나에게 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 빈한한 순정을 사랑하였다

❚시집 속의 시 한 편❚


미니멀 라이프


이른 봄
진달래 가지에 달린 주먹만 한 새집이
눈을 당긴다
풀잎 총총 엮은 둥글고 옴팍한 둥지 안에
새는 보이지 않고 가랑잎 하나가 잠들어 있다

수없이 물어다 날랐을 풀잎 틈틈
콩알만 한 돌멩이도 이따금 끼워놓아
집 짓는다고 애 먹었을 새의 작은 심장과
가엾은 날개를 생각케 한다

산 아래 사람의 마을에선
투기열풍 한창인데
이렇게 공들여 지은 집 부동산에도 안 내고
새는 어디로 갔을까

미니멀 라이프!

지상의 어느 등불 어스레한 마을에선
소유하지 않으면 더
풍요로워진다는 걸 알아차린 이들이 있어
가진 것을 미련 없이 버린다는데
버린 것을 서로 축복한다는데
새도 그 대열에 끼어 갔을까

푸른 잎 화사한 꽃 아직 안 피어도
빈 둥지 안 맑은 바람 살랑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