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배계층인 양반들의
허위의식을 파헤치고
여성의 욕망을 그린 조선 최초의 환쟁이
혜원 신윤복의 그림은
인간의 본능, 욕망(慾望)을 갈구하는 것이다.

예술작품이 아닌 외설 취급으로 탄압받아 그림 전시중지 및 책 판매금지, 구속, 실종된 현대화가 K의 이야기와 인간의 본질인 욕망을 그린 신윤복의 이야기가 함께 펼쳐진다.
혜원 신윤복은 K를 통해 현대사회의 욕망을 욕망한다.



혜원의 풍속화나 춘화는 조선조의 성리학적 세계관과 충돌한다. 혜원의 그림은 성리학적 관념의 세계를 그린 문인화와는 달리 인간의 본질적인 모습을 추구한다. 혜원은 관념의 세계가 아닌 당대 사람들의 삶의 모습 속에서 미학을 추구한다. 그의 예술행위는 천박하고 음란하다는 이유로 배척당한다.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주체는 체제를 수호하려는 기득권 세력이다. 양반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양반의 벌거벗은 모습을 표현한다는 것은 체제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학구도는 지금도 다르지 않다.

예술가에게 있어서 표현의 자유는 생명체의 생존의 조건인 공기와 같은 것이다. 이 시대의 석학 노암 촘스키는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증오하지만 나치를 옹호하는 글을 쓰다가 해직된 포리송 교수를 구제하기 위한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탄원서]에 기꺼이 서명했다. 표현의 자유는 내용의 옳고 그름에 우선하기 때문이었다. 고창근 작가는 이러한 자신의 예술적 관점을 바탕으로 혜원의 그림 세계를 산책한다. 이 소설의 사용설명서를 쓰라면 이렇게 쓰겠다. 재미있고 유익하다. 단 기득권을 가진 권력자들이 보면 다칠 수 있다.
- 권서각 / 시인,문학박사


목차


작가의 말

행방불명
정이 많은 아이
첫 사랑
그대의 몸뚱이
권위.
화원의 길
해체돤 몸뚱이
열망.
N강
천주교박해
문체반정
폭력
전시회
검열
현감 김홍도
반발
귀양
탄압
라이프케스팅
파직
실종


저자소개

고창근 [저]

경북 상주 출생
소설 쓰고 그림 그리고 막걸리 마시며 살고 있음
소설집 [소도(蘇途)][아버지의 알리바이]][나는 날마다 칼을 품고 산다]
장편소설 [누드모델][존재의 이유]
서양화 개인전 2회



작가의 말

⋯기득권을 가진 왕과 양반들에게 신윤복은 철저하게 버림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윤복의 그림은 도저히 조선시대와는 어울리는 않는 그림이었기 때문이다. 여인의 숨겨진 성(性)을 전면에 내세운 그림이 어떻게 조선시대를 떠받치고 있는 성리학과 어울릴 수 있는가. 성리학이 인간의 엄격한 절제를 요구하는 학문이라면 신윤복의 그림은 인간의 본능, 욕망(慾望)을 갈구하는 것이었다. 그러니 왕과 양반들에게 철저하게 외면과 탄압을 당할 수밖에 없었을 터였다. 거기다 양반들의 추태를 과감히 드러낸 그림이라니. 지배층인 양반들은 신윤복을 죽이도록 미워했을 것이다.

⋯문학예술은 근본적으로 시대와 불화한다. 특히 기득권층과 불화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문학예술은 인간의 존엄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면 지배권력은 존엄성을 억압하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대에도 인간의 욕망은 억압당하고, 그런 작품은 사회질서를 해치는 것이라며 작가는 구속되고 전시회나 책 출간은 금지당하기도 한다. 표현의 자유가 없는 사회다. 신윤복이 살았던 사회와 다름이 없다. 그래서 현재의 관점에서 쓰려고 노력했다. 인간의 욕망을 욕망한 신윤복을 지금의 세상에 되살리고 싶었다. 욕망은 그 자체로 존엄성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