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어둡지만 밝고 슬프지만 아름답고

이승호 세번째 시집 `어느 겨울을 지나며'

“희망을 부풀리지 말라 절망도 마찬가지/눈이 내리고/물결은 풍성한 육신을 휘감으며 흘러간다/이 겨울이 내 생애의 마지막은 아니다”


강원작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승호 시인이 세번째 시집 `어느 겨울을 지나며'의 표제작을 통해 마지막 겨울이 오기 전 헤르만 헤세의 클링조어를 따라 무지몽매한 세상을 떠나고 싶은 간절함을 드러낸다.


마치 헤세의 일생에서 감당해야 할 엄청난 절망이 이승호 시인의 시편에서 뜨거운 열정과 절망으로 투영된다. 겨울이 주는 황량함은 곧 시인의 내부를 장악한 어둡고 암울한 힘이 아니었을까. 때로는 길가의 새소리로 배를 채우고, 시로 영혼이 맑아진다며 장난꾸러기와도 같은 모습을 내비치기도 한다.


“시집 속에 담긴 시의 표정은 겨울 풍경처럼 침울하지만 막막하고 하염없는 표정들 뒤편에 빛의 폭발음이 숨겨져 있다.” 시인을 향한 마경덕 시인의 평이다. 충남 공주 출신으로 유년기를 춘천에서 보낸 이 시인은 강원대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했으며, 지난 2003년 제3의 문학으로 등단했다. 들꽃 刊. 131쪽. 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