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시인선 0161 이영혜 시집 <식물성 남자를 찾습니다> 시작시인선 / 시작출간물

2014/04/12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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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시인선 0161 이영혜 시집 식물성 남자를 찾습니다

식물성 남자를 찾습니다/ 이영혜/ (주)천년의시작/ B6(신사륙판)/ 124쪽/ 시작시인선(세트 0161)

2014년 4월 21일 발간/ 정가 9,000원/ ISBN 978-89-6021-201-5 04810/ 바코드 9788960212015 04810

 

 

신간 소개 / 보도 자료 / 출판사 서평

 

(주)천년의시작에서 이영혜 시인의 첫 신작 시집 <식물성 남자를 찾습니다>가 2014년 4월 21일 발간되었다. <식물성 남자를 찾습니다>는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시적 권역을 지속적으로 축적해 온 시인이 충분히 가라앉아 있는 음색으로 ‘시적인 것’의 역동성을 풍요롭게 노래하고 있는 뚜렷한 실례로 다가온다. 그 안에는 서정시의 근원 충동인 자기 회귀의 욕망과 모든 존재들의 상상적 기원(origin)인 ‘시원’을 향한 꿈이 가득 배어 있다. 이러한 세계를 곡진한 시적 페이소스로 감싸고 있는 이영혜 시인의 <식물성 남자를 찾습니다>는 첫 시집에 걸맞지 않은 깊이와 너비를 한껏 품고 있다. 이영혜 시인은 2008년 <불교문예>를 통해 등단하였으며,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학과와,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추천사

 

이영혜의 시는 폭넓은 제재 선택과 시공간 거리가 광대하여 독자의 마음을 시원하게 한다. 이를테면 현재 시간에서부터 수수천년, 가야, 신라, 고려는 물론, 토기와 기원전, 천만년 그리움, 수십 윤회 등 상상 공간이 전생과 후생의 영역을 오간다. 또한 저 “눈발 휘날리는 아무르 강가나/ 시베리아의 벌판”에서부터 몽골, 신라 안압지까지 넓고 넓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의 시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은 정밀한 관찰과 상상으로 쓴 「손금 보는 밤」이나 「하지정맥류」 같은 시들인데, 「손금 보는 밤」에서 화자는 “양손에 예언서와 자서전/ 한 권씩 쥐고” 살면서 “나는 펼쳐진 책도 읽지 못하는 청맹과니”라고 자학한다. 이 운명론자는 “사람과 사람, 물줄기가 내 생의 요약인가” 하고 한탄하면서 “물길 어디쯤에서 아직 합수하지 못한/ 그 누구와 만나기”를 기대한다. 아마 “그 누구”는 다른 시들에서 ‘당신’으로 여러 번 호명되는데, 구체적인 인물이 아니라 절대의 대상이며 시인이 서정화 전략을 구사하기 위해 설정한 가상의 인물이다. 이 인물은 신라의 안압지에서 “천년 만의 만남”을 한 대상이며, 평생 배필로 삼고 싶은 “식물성 남자”로 현생에는 없는 남자이다. 이영혜의 시를 읽으면서 시인은 현실과 가상의 당신을 오가는 존재라는 것, 그리고 이런 지점에서 인간 생명의 원동력인 에로티시즘과 로맨티시즘이 태어난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공광규(시인)

 

이영혜 시인의 시는 화려하고 깔끔하게 포장되어 겉으론 멀쩡해 보이는 우리 생활의 저변에 널린 이름 없는 고통의 맨 얼굴들을 데생하는 데 많은 공력을 들인다. 따라서 그 반대편에 태연히 폭력을 행사하는 다양한 가해의 숨은 수성(獸性)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그리고 갈수록 위장술이 지능화되고 다양화되고 있는 “고농도 화학약품이 탈색해 낸/ 과장과 위선”의 “웃음 뒤에 숨겨진” 현대인의 삶의 “획일적 배후”를 유도해 환기시킨다. 그녀가 그 냉혹한 현실의 배후에서 시의 이름으로 현실적인 정상 “궤도와 중심축을 이탈한 채 자전 공전하는 어지럼증”에 시달리며 “자폐적 사생아를 낳”듯 쏟아 놓은 시편들은 그래서 “해독제 없는 달콤한 독”처럼 유혹적이다. 그 치명적인 독이 당신의 혀에 스며들 때쯤 “뒤돌아보지” 않고 “조용히 레테의 강을 건너”는 시인은 아름답다.

이덕규(시인)

 

이영혜의 첫 시집 <식물성 남자를 찾습니다>는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시적 권역을 지속적으로 축적해 온 시인이 충분히 가라앉아 있는 음색으로 ‘시적인 것’의 역동성을 풍요롭게 노래하고 있는 뚜렷한 실례로 다가온다. 그 안에는 서정시의 근원 충동인 자기 회귀의 욕망과 모든 존재들의 상상적 기원(origin)인 ‘시원’을 향한 꿈이 가득 배어 있다. 이러한 세계를 곡진한 시적 페이소스로 감싸고 있는 이영혜의 시집은 그 점에서 첫 시집에 걸맞지 않은 깊이와 너비를 한껏 품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유성호(문학평론가, 한양대학교 교수, 시집 해설 중에서)

 

저자 약력

 

이영혜 서울 출생. 2008년 <불교문예>를 통해 시 등단.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및 동 대학원 졸업. 치의학박사.

 

차례

 

시인의 말

 

제1부

손금 보는 밤 ―― 13

백사마을 ―― 15

가르마 의혹 ―― 16

하지정맥류 ―― 18

포도 넝쿨 아래 ―― 20

원초적 본능―고드름 ―― 21

청동거울의 노래 ―― 22

웃음들 ―― 24

느린 우체통 ―― 26

종의 기원 1―시의 진화에 대한 짧은 상상 ―― 28

아라홍련, 그대에게 ―― 30

첫눈 오는 밤의 패러디 ―― 32

소멸을 꿈꾸며 ―― 33

수밀도 ―― 34

순환도로 위에서 ―― 35

 

제2부

사냥꾼 ―― 39

이모를 경배하라 ―― 40

네모난 여자 ―― 42

카페 suicide ―― 44

드라이버스 하이 ―― 46

Touch me softly ―― 48

마블링 ―― 50

캐슬 ―― 51

어느 줌마렐라의 25시 ―― 52

김밥 천국 ―― 54

찾습니다 ―― 56

폼페이의 밤 ―― 58

카페 피라미드 ―― 60

대화 ―― 61

 

제3부

아틀라스 ―― 65

송곳니 ―― 66

어느 여자 시인의 진료기록부 ―― 68

몸 공화국 ―― 70

키싱 구라미 ―― 71

타임캡슐 ―― 72

오래된 시간 냄새 ―― 74

가위 눌리다 ―― 76

빗방울 무덤 ―― 78

다큐멘터리 ―― 80

종의 기원 2―직립 ―― 82

폭설 ―― 84

노을 ―― 85

파문 ―― 86

 

제4부

배롱나무 저 여자 ―― 89

새조개의 눈물을 삼키다 ―― 90

포근한 요양병원 ―― 91

마지막 학교 ―― 92

나의 메리제인 슈즈 ―― 93

백모란 꽃잎 떨어지고 ―― 94

아까시 꽃 피면 ―― 95

몽골시편―테를지 별밤 ―― 96

6월, 부풀다 ―― 98

덩굴장미 ―― 99

쇠똥구리 ―― 100

나쁜 남자 ―― 101

플래시 오버 ―― 102

시간을 놓치다 ―― 104

내 책은 얼마나 두꺼울까요 ―― 105

 

해설

유성호 자기 회귀와 시원의 꿈을 그리는 시적 페이소스―이영혜의 시 세계 ―― 106

 

시집 속의 시 두 편

 

손금 보는 밤

 

타고난다는 왼 손금과

살면서 바뀐다는 오른 손금을

한 갑자 돌아온다는 그가 오르내린다.

그렇다면 양손에 예언서와 자서전

한 권씩 쥐고 사는 것인데

나는 펼쳐진 책도 읽지 못하는 청맹과니.

상형문자 해독하는 고고학자 같기도 하고

예언서 풀어 가는 제사장 같기도 한 그가

내 손에 쥐고 있는 패를

돋보기 내려 끼고 대신 읽어 준다.

나는 두 장의 손금으로 발가벗겨진다.

대나무처럼 치켜 올라간 운명선 두 줄과

멀리 휘돌아 내린 생명선.

잔금 많은 손바닥 어디쯤

맨발로 헤매던 안개 낀 진창길과

호랑가시나무 뒤엉켰던 시간 새겨져 있을까.

잠시 동행했던 그리운 발자국

풍화된 비문처럼 아직 남아 있을까.

사람 인() 자 둘, 깊이 새겨진 오른손과

내 천() 자 흐르는 왼손 마주 대본다.

사람과 사람, 물줄기가 내 생의 요약인가.

물길 어디쯤에서 아직 합수하지 못한

그 누구 만나기도 하겠지.

누설되지 않은 천기 한 줄 훔쳐보고 싶은 밤

소나무 가지에 걸린 보름달이

화투장처럼 잦혀져 있다.

 

하지정맥류

 

언제부턴가

엄마의 다리에 검푸른 길이 솟아올랐다

 

곧 바닥을 드러낼,

경작할 수 없는 칠순의 폐답(廢畓)

가늘어진 팔과 다리 창백한 살빛 아래

드러난 고지도(古地圖)를 읽는다

저 길을 밟아 밥을 벌어 오고

수십 번 이삿짐을 옮겼을,

저 길에서 나의 길도 갈라져 나왔을 것이다

이제 길은 옹이처럼 툭툭 불거지고

점점 좁아지며 막다른 골목으로 들어서고 있다

 

아마도 앙상한 저 생의 무늬는

내가 다 갉아먹고 버린

낙엽의 잎맥

파삭파삭 금세라도 부서져 내릴 듯한

위태로운 길을 따라가며

잠시 내 발길을 되돌려 보는데

 

어느새 내가 밟아 온 길들이

내 팔뚝과 정강이에도 퍼렇게

거미줄처럼 인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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