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웹진]문학마실~...108호...
   2019년 06월

  1. 내일을 여는 창
  2. 소설
  3. 수필
  4. 권서각의 변방서사
  5. 이달의 작가
  6. 동인지를 엿보다
  7. 작품집에 스며들다
  8. 시와 거닐다
  9. 사진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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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임술랑 시집『있을 뿐이다』 image
편집자
1099 2014-11-05
自序 아름다움을 찾아서 오면 만날 수 있다 하시었으매, 아 걸음을 서두른다 그 길 위에서. 2014년 여름 尙州 北川에서 임술랑 차례 1부 숟가락 여섯 나는 아직 생각하지 않으련다 내가 내가 아닌 것 물동이 소금쟁이 칼국수집에서 예수 도리사(桃李寺) 지나는 길 행주 나사가 넘을 때까지 잔은 작고 슬픔은 크다 보신탕을 먹고 1인분 새털구름 남장사 교남강당(嶠南講堂)에서 두께 당신이 신발을 신을 때까지 까치소리 고래불해수욕장에서 저 벚꽃 5분 전 채송화 내가 맡는 내 냄새 작은 싹 나무와 만나는 것 세상의 끝 기름 덩어리 변방에서 2부 돌아보다 먼 길 청풍(淸風)에서 울진 가는 길 그리움 울고 있는 눈깔 다이아몬드 아름다움에 이끌리는 이 약속 어처구니로 앉아 나의 기도 꽃은 피고 어물전 있을 뿐이다 희사함(喜捨函) 참외 남장사(南長寺) 백일홍 무정(無情) 우리 어머니 고구마 황간(黃澗)에서 솔 가오실지 자살풍경 권정생 물미(退江)에서 만해마을 쇠종 민초(民草) 변의(便意) 끝이 없어 미친다 모르는 것 횡단보도 앞에 선 조광조(趙光祖) 괴뢰군 인형 사나이의 죄 속리산휴게소 부도(浮屠) 돌 허수아비 네가 앉았던 자리 꽝꽝나무 별똥별의 운명 남장사(南長寺) 약수터 꽃이 왔다 사벌왕릉(沙伐王陵)을 지나며 천태산 영국사(天台山 寧國寺) 희양산 봉암사 물외 삼강 나루 왜가리 청테이프의 용도 칼 구상(具常) 3부 소 윤(潤)에게 글씨 쓰기 웅덩이에 사는 자라 팔아먹은 이야기 고치 밥 한 그릇  
56 정훈교 시집 『또 하나의 입술』 image
편집자
1899 2014-11-05
* 책 소개 정훈교 시인의 첫 번째 시집『또 하나의 입술』. 섬세한 감수성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고유한 언어 감각을 펼쳐 보이며, 그 특유의 서정성으로 세상의 수많은 ‘당신들’을 호명한 시집이다. * 저자 소개 경북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석사)했다. 2010년 『사람의문학』으로 등단했다. 현재 대구 '김광석 벽화거리'에 〈시인보호구역〉이란 집필실을 두고 있다. *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목련 / 깃 / 아라한 연못 / 적(赤, 迹, 敵, 吊) / 붉은 나무 / 너, 장마 후 / 연서(鳶書) / 갈 수는 있어도 올 수는 없는 당신 / 오래 머물러본 당신 / 바람을 읽는 여인숙 1 / 바람을 읽는 여인숙 2 / 궤적 / 늘, 애인이었던 것처럼 제2부 대설주의보 / 축산항, 그해 여름 / 붉은 무덤들 스스로 무너지는, / 그만 와라, 폭설 / 감잎에게 부치는 편지 / 당신은 수몰지구 / 기울기와 절댓값 / 관문시장에서 / 발 없는 게 / 대본리에서 / 천장지구 / 저문 강가에서 물수제비를 읽다, / 내가 좋아하는 제3부 만년설 / 벽화에 세 들어 사는 남자 / 바람벽에 바람이 머무는 밤 / 손금을 읽다 / 이카로스 302호 / 당신이 웃는 날 雨期 / 꽃비 날리는 봄밤 / 몬드리안의 서(書) / 풍년정미소 / 구석기시대 / 오래된 수면 / 구럼비, 당신! / 로드와 킬 제4부 겨울 장례식 / 일곱 고양이의 밤 / 망부석 / 바람벽에 바람이 머무는 밤 2 / 피에타, 산부인과에서 태어나다 / 새와 새 / 4번 염색체에 대한 연구 / 4번 염색체에 대한 연구 2 / 4번 염색체에 대한 연구 3 / 허밍 / 그믐 / 삼경에 나린 달빛 / 봄꽃이 피면 나는 망월로 간다 해설 붉은, 당신, 김춘식(문학평론가) * 출판사 서평 〈시인동네 시인선〉 017. 정훈교 시인은 첫 시집 『또 하나의 입술』에서 섬세한 감수성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고유한 언어 감각을 펼쳐 보이며, 그 특유의 서정성으로 세상의 수많은 ‘당신들’을 호명한다. 그는 시적 사실에 의해 그 진정성과 깊이, 감동을 산출하는 당신들과의 이러한 관계 맺음을 기록과 읽기라는 시 형식을 통해 역사와 우주의 층위로 확산하며 시집 전편에 거쳐 불가능한 꿈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한 개인의 흔적이란, 강물의 수심 위로 사라질 물결 같은 것일지도 모르지만, 결국 물결로 채워진 페이지를 남김으로써만이 비로소 ‘당신’에게 전달될 무엇을 남길 수 있다고 시인은 믿고 있는 것이다. ‘역사와 우주’의 깊은 수면 위에 불가능한 흔적의 페이지를 반복해서 남김으로써 어느 순간 초월적 의미의 층위에 도달하려고 하는 불가능한 꿈이 『또 하나의 입술』 안에서 ‘당신’과 ‘우리’의 소통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출판사 서평] 정훈교의 첫 시집 『또 하나의 입술』은 시인의 섬세한 감수성이 겉으로 보면 평이한 듯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섬세한 결을 만들고 있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난해하거나 어려운 단어들을 의식적으로 구사하거나 언어의 실험을 행하지 않으면서도, 그가 이번 시집에서 보여준 시적 언어는 다른 어떤 시인의 그것과 전혀 다른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시적 실험과 언어 실험을 동일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 이유는 새로운 시의 형식이 곧 시인의 언어 감각에 직결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형식을 탐구하는 시인들은 보통 자신의 언어적 자의식에 몰입하거나 새로운 시적 문장의 탐색에 몰두하고는 한다. 정훈교 시인의 시도 이 점에서는 시적 언어의 긴장도가 이미 자신의 고유한 언어 감각을 창조하고 있다고 단언할 수 있는 경지에 있는 듯하다. 다만, 시인의 이러한 언어 감각이 언어에 대한 의식적인 실험이나 뒤틀기를 통한 방법론적 천착을 통해서 얻어진 것이 아니라 시인의 천성적인 자질과 감수성, 그리고 서정적 기질에서 산출된 것이라는 점은 다른 실험적인 작풍의 시인들이 지니지 못한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정훈교 시인의 이러한 시적 감수성은 다분히 체험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가정사라든가, 성장기 체험, 그리고 그가 만난 사람들에 대한 기억이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이야기를 통해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정훈교 시인이 전체적으로 풀어내고 있는 묘사와 서정적 정조는 체험의 깊이를 담지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사실 체험이란 객관화시킬 수 없다는 점에서 계량적이거나 세월, 연륜 같은 것과 동일시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오히려 체험이란 인생의 다양한 경험을 가리킨다기보다는 어떤 상황, 기억에 대한 시인의 진정성을 측정하는 한 척도에 가깝다. 상상이든, 실제의 경험이든, 혹은 그 양자의 뒤엉킴과 굴절이든, 시로 표현된 체험의 깊이는 근원적으로는 진정성, 혹은 영혼의 깊이에 깊은 관련을 맺고 있는 것이다. 체험과 정서의 상관성은 이 점에서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 시적 사실에 의해서 그 진정성과 깊이, 감동을 산출해낸다. 어떻게 느꼈는가와 어느 정도로 느꼈는가는 사물과 세계에 대한 시인의 존재론적인 관계 맺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현상’이고 그것이 결국 시인의 실존적 자의식을 결정해주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일찍이 시인이 사물 혹은 세계와 맺는 관계를 ‘대화’에 견주어 말한 적이 있다. 즉, 시인이 시를 쓴다는 것은 시인이 말하는 것이면서 동시에 사물이 시인에게 무엇인가를 들려주는 것이다. 그 양자의 과정 속에서 의미가, 시가 생산된다. 시가 진정 세계와 우주, 인생의 비의를 담고 있다면, 아마 이 대목에서 그 비의의 한 축이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정훈교 시인의 감각은 이런 측면에서 보면 ‘정서’로 환원된다. 시의 언어가 평이한 듯하면서도 그 나름의 고유한 음색을 지닌 것으로 느껴지는 까닭이 이 점에 있다. 또한 정훈교 시인은 지적 관심과 사유의 열망이 상대적으로 강한 시인으로 보인다. 기록이나 읽는 행위가 단순히 ‘문자’라는 것과 연관된 것이기 때문만이 아니다. 시인의 작품에 유난히 기록, 읽기의 의미 부여가 많은 것은 그가 여전히 쓰는 것과 알려고 하는 것의 열망을 간직한 시인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들이다. 앞서 말했듯이, 정훈교 시인에게 시란 쓰는 것이면서 동시에 읽는 것이고 또한 말하면서 듣는 것이다. 기록은 그렇게 이루어진다. 수면을 등지고 내게로 옵니다 돌의 무게가 파문의 크기로 옮겨 붙는 순간입니다 당신의 고요가 깨어나는, 강가에 서서//아직은 수평인 파문에게 물수제비를 띄웁니다//당신을 펼치자마자 강의 배꼽이 출렁이고 노을이 자지러집니다 파문마저 이내 수평으로 재우는 당신의 수심을 헤아려봅니다 한 획으로 갈음될 수 없는 비릿한 그 무엇이 꾸역꾸역 솟구칩니다//바람이 깨지고 물의 이마가 깨지고 붉은 노을이 깨지고 어둑한 파문이 채 가시지 않는 강가에 나와 당신에게 거룩한 나를 띄웁니다 물결로 채워진 페이지가 쌓이고 나면//당신, 어느 날엔 비스듬히 빗겨간 물결들을 읽을 테지요 ―「저문 강가에서 물수제비를 읽다,」 전문 역사에 대한 시인의 관심이 시의 밑바닥에 감추어져 있더라도, 이러한 인식의 힘은 그의 시가 진정성의 축을 향해 나아가는 데 큰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파문”을 수평으로 재우는 물결의 “수심”은 시인이 발견한 어떤 거부할 수 없는 힘이다. “한 획으로 갈음될 수 없는 비릿한 그 무엇”은 쉽사리 쓸 수도 없고 또 쉽게 읽을 수도 없는 것들이다. 시인이 던진 물수제비의 파문은 이 점에서 갈음되지 않는 기록의 무수한 반복일 것이다. 이 반복되는 작업은 어쩌면 무수한 실패와 시행착오를 이미 예정한 것이리라. 파문을 일으키고 그것이 다시 잠재워지는 순간을 반복해서 지켜보면서 시인이 읽어내려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 “거룩한 나”의 조건은 어쩌면 이렇게 지치지 않고 획을 긋는 행위, 파문을 일으키는 것인지도 모른다. 결국 물결의 수심에 의해 잠재워질 것이지만, 한 개인의 흔적이란, 강물의 수심 위로 사라질 물결 같은 것일지도 모르지만, 결국 물결로 채워진 페이지를 남김으로써만이 비로소 ‘당신’에게 전달될 무엇을 남길 수 있다고 시인은 믿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생각은 운명이나 역사에 대한 시인의 생각을 드러내는 한 단초이기도 하다. 정의, 사랑, 믿음 등 어떤 가치라도, 결국 역사라는 수심 위의 물결일 것이고 한 개인의 파문일 것이다. 그러나 기록은 그것을 무수한 물결의 페이지로 만들어 어떤 의미로 구축하는 것이다. 변신 모티프와 읽고 쓰는 행위가 정훈교 시인의 시 속에 자주 나타나는 것은 이 점에서 시인의 중요한 특질로 보인다. 변화는 사물의 다차원을 포섭하고 기억의 중첩을 다루는 중요한 방법일 것이다. 또 읽고 쓴다는 것은 사물과 우주의 의미가 표층적이지 않다는 사실에 대한 시인의 인식이 관찰과 기록으로서의 시세계를 지향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런 특징들은 시인의 시적 자질인 서정적 감수성과 만나 독특한 문체와 개성을 만드는 힘이 된다. 역사와 삶, 운명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개인의 삶이 남긴 궤적이 지닌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시인은 자신의 작품 안에서 직접적인 언술을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의 작품이 만들어낸 다차원적인 엉킴과 변신의 수사 등은 이미 사물과 세계의 경계 없는 소통을 지향하고 있다. 그 지향이 지닌 장점은 글로 쓸 수 없는 것들, 말해지기 어려운 것들에 대한 체험과 느낌을, 우리의 공동체 내부로 다시 돌려주고자 하는 작업의 한 방향을 예시하기 때문이다. 시인이란 언제나 우리가 보거나 말할 수 있는 것을 초과해 있는, 잉여이면서도 동시에 결핍을 자각시키는 존재들이다.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역사의 표면을 부유하는 것들이 일상적 삶의 궤적을 만든다면, 아마도 시는 그 위에 던져진 물수제비, 즉 ‘파문’에 해당될 것이다. ‘역사와 우주’의 깊은 수면 위에 불가능한 흔적의 페이지를 반복해서 남김으로써 어느 순간 초월적 의미의 층위에 도달하려고 하는 불가능한 꿈이 ‘당신’과 ‘우리’의 소통을 만드는 것이다. [추천사] 정훈교 시인은 첫 시집에서 이미 자신의 고유한 언어 감각을 창조하고 있다. 이것이 그의 천성적인 자질과 감수성, 그리고 서정적 기질에서 산출된 것이라는 점은 다른 실험적인 작풍의 시인들이 지니지 못한 큰 차이점이다. 또한 시 속에 변신 모티프와 읽고 쓰는 행위가 자주 나타나는 것도 이 시인의 중요한 특질이다. 그것은 사물과 우주의 의미가 표층적이지 않다는 시인의 인식이 관찰과 기록으로서의 시세계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다차원적인 엉킴과 변신의 수사 등이 결국 지향하는 것은 사물과 세계의 경계 없는 소통이다. ‘역사와 우주’의 깊은 수면 위에 불가능한 흔적의 페이지를 반복해서 남김으로써 어느 순간 초월적 의미의 층위에 도달하려고 하는 불가능한 꿈. 이런 특징들은 시인의 시적 자질인 서정적 감수성과 만나 독특한 문체와 개성을 만드는 힘이 된다. ―김춘식(문학평론가) * 책 속으로 [자서] 눈물을 덜어줄지언정, 누군가에게 슬픔이 되지 말자 햇빛이 되어줄지언정, 누군가에게 구름은 되지 말자 아.프.다.라고 쓰고 긴 외로움이라고 읽자. 아프지, 슬프지, 힘들지, 말자 우리! (당신의안부를꼬박꼬박물어야하는요즘) 미처 읽기도 전에 많은 것들이 지나간다. 명명되어지는 것 하루에도 몇 번씩 썼다 지우는, [시집 속의 시] 허공에 처연히 목을 내놓은 당신이 있어, 골목마다 온통 희디흰 슬픔입니다 ―「목련」 전문 나는 나무였을까 바람이었을까 구름과 함께 파도가 동네 어귀를 덮고야 말았다 길 저 안쪽엔 미처 떠나지 못한 당신이 있었고 길 이쪽엔 당신의 몸짓을 춤으로 착각한 사내가 있었다 파란 하늘이 옥상까지 내려와 이불을 덮어주는 모텔이었다 나무와 바람이 나와 당신이 새벽녘까지 춤을 추는 동안, 수평선에 뜬 별은 모닥불과 함께 사위어갔고 등대는 고스란히 어둠을 받아 적었다 섬은 밤새 신열을 앓았던 것이다 ―「깃―우도」 전문 [자료제공 : 교보문고]  
55 김인구 시집 『굿바이, 자화상』 image
편집자
1225 2014-11-05
* 책소개 김인구 시집 『굿바이, 자화상』.이 시집의 해설을 쓴 김백겸 시인은 김인구 시인의 시는 현대의 모더니즘이 가미된 서정시라고 평가하며 도시생활의 경험과 삶의 반성을 통해 시인의 영혼을 고양시키고자 하는 주제를 드러내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 저자소개 전북 남원 인월에서 출생, 서울에서 성장했다. 명지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에서 문예창작과 석사 과정을 마쳤다. 1991년 시집 [다시 꽃으로 태어나는 너에게]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펴낸 시집으로는 [신림동 연가],[아름다운 비밀] 외 다수의 공저가 있다. 현재 한국시인협회, 한국작가회의, 시우주 시낭송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목차 自序 1부 江 불면 거울 속으로 난 길 너무도 친절한 공식 연비燃臂 즐거운 상상 봄 블랙홀 말의 귀환 냉장 사랑법 積이 있는 풍경 물들의 길 negative//native 생을 위한 변론 만가輓哥 구멍을 위한 농담 To be or not to be 덜컹거리는 숲 없는 애인이 그립다 영혼의 집 할머니의 달 암전 2부 두 번째 사랑 굿바이, 자화상 미스 홍당무 사랑, 나를 쏘다 원반 던지기 쓰러진 집 숲 속의 진언 풍천장어 고장난 심장 원당 가는 길 꽃의 진언 풍경에 기대어 보다 무화과 오월 화엄 Spica 숭어 한 마리 황사 경칩 무렵 세미원 1 세미원 2 새 봄 행진곡 푸른 갑옷 3부 줄장미, 입을 열다 불타는 집 가면, 놀이 고구마를 읽다 소멸의 마침표 풍선놀이 진공, 역공에 휘말리다 구름, 다시 산에 서다 낡은 가방의 회상 아주 오래된 고백 하루를 건너는 법 필사를 하는 저녁에 오월의 다산 치명적이거나, 매혹적인 백년의 고독 1 백년의 고독 2 백년의 고독 3 슬픈 등단 마음수련 유월 후숙後熟 원을 깨다 해설/ 시의 판타지, 죽음을 넘어가려는 숭고한 욕망·김백겸 * 출판사 서평 모더니즘이 가미된 서정이 표현된 김인구 시인의 네 번째 시집『굿바이, 자화상』 김인구 시인이 네 번째 시집 『굿바이, 자화상』이 현대시세계 시인선 049번으로 출간되었다. 얼마 전 명지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에서 문예창작과 석사 과정을 마친 김인구 시인은 1991년 시집 『다시 꽃으로 태어나는 너에게』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 『신림동 연가』,『아름다운 비밀』 등 세 권의 시집을 냈으며 한국시인협회, 한국작가회의, 시우주 시낭송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인구 시인의 네 번째 시집 『굿바이, 자화상』의 해설을 써준 김백겸 시인은 “김인구 시인의 시집 원고를 읽고 그의 시에 대한 열정이 수줍음에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서구의 영웅서사처럼 씩씩하고 강렬한 문학이 없는 것은 아니나 동양의 시는 대체로 시인의 성정性情을 사물의 정경에 의탁해 수줍게 드러내는 서정시를 말한다. 김인구 시인의 시는 이런 의미의 전통서정시는 아니지만 현대의 모더니즘이 가미된 서정이다. 이 시집의 시편들은 도시생활의 경험과 삶의 반성을 통해 시인의 영혼을 고양시키고자 하는 주제를 드러낸다”라고 말했다. 그 많던 꽃들은 어디로 갔을까 그 많던 어머니, 아버지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하루 반짝 어머니는 밭일을 나가지 않는다 하루 반짝 아버지는 사냥을 나가지 않는다 오곡은 땅 끝에서 썩어 밀알이 되었고 웃자란 멧돼지의 송곳니는 제 춘정을 못이겨 마을로 내려와 밤을 습격했다 밤은 또 다른 밤들을 동반하여 반짝이는 섬광으로 도시를 만들어냈고 십구세기를 열망하던 아버지 어머니들은 허리춤을 채 여미지도 못한 채 아스팔트 길 위를 굳은살 박힌 맨발로 걸었다 벌겋게 부어오른 맨발에 허옇게 피어난 곰팡이들은 다시 또 그들을 역공했고 그들은 마침내 꿈꾸기에 마침표를 찍고 꿈을 찢었다 그 많던 꽃들은 어디로 돌아갔을까 수많은 아버지와 어머니들은 어디로 돌아갔을까 반짝이지 않아도 은근 빛났고 움직이지 못해도 수많은 그림자를 만들어 내던 존재의 각들은 그 무디어진 각도를 어디서 잃었을까 하루 반짝 어머니는 밭일을 나가지 않고 하루 반짝 아버지는 사냥을 나가지 않는다 ― 「굿바이, 자화상」 전문 죽음과 삶을 모두 포괄하는 ‘숭고한 욕망의 시적 판타지’ 매월 두 번째 금요일 시낭송을 함께 하고 있는 시우주 시낭송회장 이희섭 시인은 “시에서 풀려나오는 기울어진 길들은 늘 사라져간다. ‘어디에도 없는 나’로, ‘없는 애인’으로, ‘몸을 비운 나무’로 표출된다. 화엄에 도달하기 위해 차가움으로 무장해 보기도 하지만 ‘놓아주며 시들어 가는 것’이라 진언한다. 현실에서 김인구 시인이 다양하게 지향하고 있는 삶의 방식은 궁극적으로 소멸을 준비하는 것. 그리하여 『굿바이, 자화상』은 무욕을 갈구하는 것이다. 오체투지로 쓰여진 이 시집을 읽다보면 곳곳에서 작은 깨달음을 발견하게 된다”는 축하의 글을 써주었다. 어느새 숲이 넓어졌어요 살금살금 숲 속으로 기어들어온 시월이 건초더미처럼 야위고 있어요 낮은 나무 위로, 높은 나무 아래로 웅크리고 앉아 산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있는 시월 타닥타닥 불타오르는 숲 속으로 천천히 가을이 태어나고 있어요 아시나요? 숲 속 나무들은 하지 이후로는 자기 안에 자신을 가두지 않는대요 그냥 그대로 마르고 말라 나무를 떠나간대요 숲 속의 법칙엔 아무도 반기를 들지 못하는 법 숲 속에선 꽃보다 아름다운 뿌리의 힘으로 좌절조차 금지되는 것을 아시나요? 숲이 깊어졌어요 슬그머니 숲 속으로 기어들어온 어둠 안에 동그랗게 눈뜬 시월 가을이, 숲 속에서 자신의 또 다른 생애에 화들짝 놀라고 있어요 ― 「숲 속의 진언」 전문 김백겸 시인은 해설 말미에 “김인구의 여러 시편들은 시인이 자신의 내면과 혹은 그 투사로서의 세계와의 화해와 불화의 기록을 보여준다. 그의 삶은 인생의 희로애락과 소원과 좌절, 그 여러 굴곡을 거쳐 지천명知天命의 나이를 통과한다”며 이번에 출간한 “시집 『굿바이, 자화상』의 시편들은 도시생활의 경험과 삶의 반성을 통해 시인의 영혼을 고양시키려 하는 주제를 드러내고 있다. 이런 김인구 시인은 시라는 판타지를 선택한 사람이다. 시의 판타지는 언제나 죽음을 넘어가려는 숭고한 욕망을 가진다. 김인구 시인의 숭고한 욕망이 죽음과 삶을 모두 포괄하는 큰 시를 독자들에게 선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격려의 말을 전했다. [교보문고 제공]  
54 권천학 시집『노숙』 image
편집자
1379 2014-11-05
총 5장으로 구성하여, 유명한 무명시인, 사람이 그립다, 손을 믿지 못한다, 검은 도시, 석굴암, 독약을 마신다, 개발, 삼재, 강의 노래, 탈모 등을 수록한 시집이다. 권천학 ​ 「현대문학」으로 등단하여 진단시 동인을 역임하고 한국전자도서관 웹진​<블루노트>를 발행했다. 백제테마 ​연작시집『청동거울 속의 하늘』나무테마 연작시집『나는 아직 사과씨 속에있다』와『초록비타민의 서러움,혹은』을 비롯한 바다테마연작시집 3권분량을『시문학』『시대문학』등에연속 3년간 연재했다. 저서는 시집 10권과 영한시집, 일역시집,속담명언사저(편저)등이 있다. 2008년도 토론토로 이주,하버드대학교 주최 번역대회에서 詩「2H2+Q=2H2o」등17편(번역;김하나) 으로 우승했고, 2010년 코리아타임즈 주최 한국현대문학번역대회 시부문(번역:김하나,모크린스키) 에서 우승했다. 또한 단편「오이소박이」로 경희해외동포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현재 영어권의 문학사이트에 시를 연재하며, 한국과 캐나다에서 문학과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목차 序文 1 유명한 무명 시인 유명한 무명시인 / 노숙(露宿) / 혀 / 목숨을 부러트리다 / 사소하지 않은 사소한 것들 / 그대, 나의 명왕성 / 사람이 그립다 / 신발 속 세상 / 각(覺), 12월을 깨닫다 / 개미지옥의 아침 / 강 1번지 희망의 집 / 절망이 향기롭다 / 가을 조문(弔問) / 길 끝 풍경 2 빈 도시의 가슴에 전화를 건다 빈 도시의 가슴에 전화를 건다 / 모자를 쓴 시간이 대문 밖으로 / 탄천(炭川) / 푸른 약국이 있는 신도림역 풍경 / 신의 코털 어디쯤에 / 손을 믿지 못한다 / 백운란 / 검은 도시 / 포경, 그 무렵에 / 살바도르 달리의 시계 /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 겨울 안개비 / 석굴암 3 2H₂+O₂=2H₂O 2H₂+O₂=2H₂O / 독약을 마신?강은 넝쿨진 생애를 연주한다 / 어둠이 따뜻하다 / 나는 왕이로소이다 / 나? 시인 / 거울 앞에서 / 내출혈 / 꽃가루주의보 1호 / 꽃가루주의보 2호 / 꽃가루주의보 3호 / 꽃가루주의보 4호 / 꽃가루주의보 5호 / 꽃가루주의보 6호 4 →대로 가는 길은 더디다 사과의 슬픔 / →대로 가는 길은 더디다 / 개발 / 똥쉬파리 / 탈출하고 싶다 / 번지점프 / 사람냄새 나는 시가 좋다 / 삼재(三災) / ?~? / 똥도 닦지 않는다 / 침묵의 집 한 채 5 사랑, 그 낡은 이름이 사랑, 그 낡은 이름이 / 강의 노래 / 종이에 가슴에 베이다 / 직지(直指,) 돌아오다 / 선운사 동백 / 눈물 속에 빛이 / 봄 유죄 / 산수유 / ㄴ마한산성에서 한반중을 / 묵계서원에서 바람차 한 잔 / 누군가 흩어지고 있다 / 탈모 / 비움과 채움 |후기| 나는 좋은 곡비(哭婢)인가, 나의 시는 효시(曉矢)가 되고 있는가?  
53 이중기 시집 『시월』. image
편집자
1174 2014-11-05
* 책 소개 이중기 시집 『시월』. 질박한 사투리와 섬세한 시의 언어를 접목하는 언어의 조탁이 뛰어난 이중기 시인은 이 시집에서 그만의 시세계를 확고하게 드러낸다. 연작 장편시 형식으로 이루어진 시집은 1946년 대구 시월항쟁을 시인이 농사짓고 살아가는 영천을 중심으로 담아낸다. * 저자 소개 1957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났다. 1992년 시집 '식민지 농민'으로 작품 활동을 하였으며, 시집으로 '숨어서 피는 꽃', '밥상 위의 안부', '다시 격문을 쓴다', '오래된 책' 등이 있다. * 목차 제1부 구제역 서시 __10 가죽풍구 __18 제2부 해방이 아니라 결박이다 밀수출 __26 두 형제 __30 하곡수집령 __34 도정금지령 __38 공출량 조사 __40 제3부 결박을 풀다 영천아라리 __44 제4부 백 년 살결박을 받다 인종 청소기 __78 배내기소 __95 임 형사 __98 옥장이 아버지 __100 탈출 __102 새벽 북소리 __104 면죄부 장사 __112 입산 __114 평토장 __117 유품? 기가 막히다 __118 저 울음이 너무 무겁다 __119 구구동지회 __120 어떤 내력 __122 제5부 시월 묘비명 진혼가 __126 후기 __133 발문 | 이하석 | 영천 시월항쟁의 격렬한 증언과 진혼의 노래 __143 * 출판사 서평 간략 소개 “논과 밭을 경전으로 삼아” 살아가는 한국을 대표하는 농민 시인 이중기. 그가 6년만에 시집 『시월』을 펴냈다. 질박한 사투리와 섬세한 시의 언어를 접목하는 언어의 조탁이 뛰어난 이중기 시인은 이 시집에서 그만의 시세계를 확고하게 드러낸다. 연작 장편시 형식으로 이루어진 시집은 1946년 대구 시월항쟁을 시인이 농사짓고 살아가는 영천을 중심으로 담아낸다. 이중기 시인의 시집 『시월』은 꿀림 없이 당당한 어조와 영천 땅의 언어로 역사의 비극적 상황을 재기억한 한국 현대시의 기념비적인 시집이다. 책 소개 “고봉밥 한 그릇이 간절했을 뿐”인 영천 농민들의 시월항쟁 시월 영천을 여기에 되살리는 격정의 진혼가 “논과 밭을 경전으로 삼아”(「나의 경전」) 살아가는 한국을 대표하는 농민 시인 이중기. 그가 6년만에 시집 『시월』을 펴냈다. 질박한 사투리와 섬세한 시의 언어를 접목하는 언어의 조탁이 뛰어난 이중기 시인은 이 시집에서 그만의 시세계를 확고하게 드러낸다. 이 시집은 제주 4ㆍ3과 거창 양민학살의 도화선이었던 1946년 대구 시월항쟁의 전말을 보여주면서, 영천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고봉밥 한 그릇이 간절했을 뿐”인 양민들은 “무슨 원대한 포부가 있어/ 피를 뿌린” 게 아니라, 역사의 한 상황에 엮여 처절하게 사투를 벌이다 죽어갔다. 이중기 시인은 그 원통함을 지극한 연민으로 붙안아 다독인다. 이중기 시인은 시월항쟁의 주체는 농민들이었고 그 불씨는 ‘쌀’이었음을 강조한다. 시월항쟁은 미군정과 친일 관료들의 착취에 대한 저항으로 일어났다. 그 결과 수많은 농민들이 빨치산으로 몰렸고, 국민보도연맹원이란 이름으로 국가 폭력이 자행됐다. 이중기 시인은 오랫동안 관련 자료를 모아왔다. 시집 후기에서 시인은 90년대 중반부터 글을 쓰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고 밝히고 있다. 영천의 각 마을을 돌며 노인들을 만나 취재를 하기도 하고, 참고자료를 뒤적이면서 이 방대한 장시를 완성했다. 끈기 있게 역사의 흔적을 뒤적이고, 아픔과 슬픔을 공감하면서 온몸으로 써내려간 연작 장편서사시인 것이다. 『시월』은 영천 시월의 비극적인 상황을 시인 특유의 단도직입적인 어투로 쏟아낸다. 도입부에 이어 시인은 영천의 식량 수탈 과정이 그려내고, 그에 대한 양민들의 저항을 두드러지게 묘사한다. 그리하여 「진혼가」라는 시에서 시월항쟁의 와중에 유명을 달리한 영혼들을 일일이 불러낸다. 나락 베다 끌려간 늙은 아버지가 오신다 무자식 남편이 절룩절룩 돌아온다 혼인날 받아놓았던 더벅머리 육손이도 있다 숫돌에 낫 갈다 말고 집 나갔던 아들이 온다 칙간에 앉았다가 머리채 잡혀 나간 아낙이 보인다 씹던 보리밥 뱉어내며 자빠지던 아이도 있구나 귀싸대기 몇 대에 반역을 덮어쓴 어리보기가 보인다 세상을 한 번 갈아엎고 싶었던 장부도 거기 있다 밥 한 숟가락에 환장하던 징용 노동자가 온다 빨갱이 씨라고 맞아 죽은 중학생을 봐라 엿목판 목에 걸고 쓴물 삼키던 늙은이도 섞여 있다 피 묻은 무명저고리 벗어던지지 못한 배고픈 넋들 술 한 잔, 곡소리 한 상 받아보지 못한 저 서러운 넋들 이들의 원통한 죽음을 위무하면서 시인은 진혼가 한 가락을 절절히 읊조린다. 보인다 그들 뒷모습이 보인다 백이다 오백이다 천도 넘는다 남루한 뒷모습으로 흐릿흐릿 돌아오는 머슴에 작인에 봇짐장수 옆에 왈짜들까지 운주산 보현산 아작골 채약산 골짜기를 떠돌며 마지막 조선 시월 농사꾼으로 살다가 엎어지고 자빠진 채 세월 평토장으로 묻혀버린 그이들 돌아와 인간들 마을을 내려다본다 목구멍에 거미줄 안 걸렸던 날 얼마였던가 무슨 원대한 포부가 있어 피를 뿌려서라도 쟁취할 그 무엇 없었다 다만 하나, 고봉밥 한 그릇이 간절했을 뿐이었다 장강처럼 굽이치는 격정의 언어들은 시월의 영천을 비탄과 울분으로 떠올리면서, 영천에서 농민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그 어쩔 수 없는 원죄의식과 업을 되새김질하는 것이다. 꿀림 없이 당당한 어조로 우리 민족사의 한 비극적인 상황을 가열차게 드러낸 기념비적인 시집이 아닐 수 없다. 이중기 시인은 최근 화재로 인해 서재가 몽땅 타버리는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그동안 모아두었던 시월항쟁 관련 자료들은 물론이고, 이 시집의 초고도 불에 타 재로 변했다. 그런 가운데 이 시집 『시월』을 건지게 된 것은 우리 문학사의 행운이라 할 만하다. * 책 속으로 시인의 말 대구 시월항쟁이 ‘식량 투쟁’이었다면, 영천 시월항쟁은 ‘공출 거부 투쟁’이었다. 시월항쟁은 한민당을 등에 업은 ‘장군의 정부’가 저지른 잘못된 식량 정책에 대한 분노 때문에 일어난 저항이었으니 돌아온 임정(臨政)도 조선공산당도 거기에서는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그 ‘분노의 숲, 영천’에 대해 증언 한 마디, 기록 한 줄 남겨놓지 않은 영천 사람들은 비겁했다. 그 비겁한 사람들 중에서 나도 비켜날 수는 없을 것이다. ―「후기」부분 책 속으로 그 무슨 꿍심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덜컥, 머슴 노릇 때려치우고 한 며칠 팔자걸음 작대기 패 곁꾼 노릇을 하더니 옥장이 열다섯 살 단풍 들 무렵, 머슴 자리로 돌아가지 못한 옥장이 아버지 총알 두 방 이마에 맞고 중뜸 논바닥에 엎어졌다 마을에서 헌 가마니때기에 둘둘 말아 대충 한 구덩이 파고 묻어버렸다 반나절 상주 노릇 하다가 탈상한 옥장이 꼴머슴으로 한 열흘 엉덩이 걸치고 있더니 싸락눈 치던 밤에 소 한 마리 몰고 토껴버렸다 서방 잡아먹은 년이라고 쫓겨 온 열일곱 살 과부도 그 밤에 살길을 도모했다 늦가을 소낙비 억수같이 쏟아지고 갠 날, 옥장이 아버지 무덤에서 두 발 쑥 내밀었다 소도둑놈 아들 잡으러 가려고 아비가 용심을 썼다며 동네가 술렁거렸다 옥장이 아버지 아들 옥장이 잡으러 가지 못하게 머슴들이 여럿 가서 무덤 커다랗게 쌓아주었다 ―「옥장이 아버지」전문 * 자료제공 : 교보문고  
52 이미상 산문집 『어디든 멀리 가고 싶은 너에게』 image
편집자
1080 2014-11-05
이미상 산문집 『어디든 멀리 가고 싶은 너에게』 <책 소개> 엄마와 딸이 함께 떠난 유럽여행 에세이 『어디든 멀리 가고 싶은 너에게』. 여행을 하면서 모녀는 매일 일기를 썼다. 솨니는 가는 곳마다 그림을 그렸다. 마음에 바람을 일으키는, 그곳에 두고 온 짧은 추억들. 그 기억들은 유려한 문체와 아름다운 그림으로 엮었다. <저자 소개> 경기도 포천에서 출생했다. 영문학을 전공한 뒤 중앙대학교에서 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 전문가 과정을 마쳤다. 2007년 계간 [불교문예] 가을호에 [아마가사키 호텔]외 5편의 시를 발표하며 신인상을 수상했다. 영어동화전문가 모임 'Kiztory mom' 동인이며, 용인과 성남 분당 지역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동화 읽기'를 지도 하고 있다. 2012년 여름, 예술가의 꿈을 품은 딸과 함께 석 달 동안 서유럽 미술 여행을 다녀왔다. 이 책은 작은딸 솨니와 함께했던 그 여행의 기록이다. <목차> Prelude Chapter 1 /에스파냐 솔 광장의 햇빛 톨레도 냄새 아, 게르니카 세고비아 대성당의 꽃 아빌라에서 모호한 빛 쿠엥카, 시간의 심연 속으로 회전하는 집 산티아고 밤 열차 대성당 피니스테레, 또 다른 대양을 향한 Restaurante caffeteria ‘DAKAR’ 15:8 Chapter 2 /포르투갈, 그리고 다시 에스파냐 리스보아의 푸른 꽃 페나, 나의 궁전 엄만 밥 안 하니까 좋아? 카르모나 파라도르 파티오 코르도바, 멀고 외로운 말라가, 히라솔 네르하, 루마니아 여인 외로운 론다 그라나다, 침묵의 언어 물에 상처받은 아이를 찾아서 나의 천국, 헤네랄리페 무슨 말을 해야 하나 피게라스의 갈라테아 예술가들 아디오스, 에스파냐 Chapter 3 /이탈리아 트라파니의 저녁 바다 잃어버린 낙원, 파비그나나 팔레르모를 여행하지 않고 어떻게 살 수 있어요? 카푸친 카타콤 체팔루의 정복자 펠레 아그리젠토 아그리젠토 우리에겐 아직 가야 할 몇 마일이 있다 기차가 바다를 건널 때 나폴리, 폼페이 물에 잠긴 푸른 동굴 파르네세의 헤라클레스 드디어, 로마 라파엘로와 붉은 꽃 바티칸, 디오게네스 엄마가 잘못했다 굿나이트 앤 굿바이! 밤의 포로 로마노 네가 이상한 거야 산타마리아 노벨라 성당 오래된 베키오 다리 시에나 골목 피렌체 야영장을 떠나며 베네치아의 섬들 꿈틀거리는 마법의 숲 트레비소의 눈물 베네치아의 바바리맨 밀라노에서 이틀 Chapter 4 /프랑스 이탈리아를 떠나 니스 모나코 태양 아래 기차는 멈출 것이다 크레이프를 기다리는 시간 마르세유 가는 기차 론 강의 낮달 아비뇽, 생 베네제 다리 님으로 가는 길 나는 당신을 이해합니다 엑상프로방스 아침 시장 낭트는 수상해 신은 어디에나 계시니까 골짜기의 백합 카르나크, 시간이 남기고 간 자리 그 여자는 한국말을 모르니까 오래된 엽서들 천국보다 아름다운 어쩐지 눈물나는 파리 징글징글한 루브르 엄마, 나도 사랑을 하게 될까? 슬픔이여 안녕? 24시 메트로 카페 좋은 시대 얼마나 부서지기 쉬운 존재인가 지베르니 가는 길 보들레르, 에스카르고 당신은 한국을 사랑하나요? 네 마음이 이끄는 곳으로 <출판사 서평> 시리도록 아름다운 그 여행의 기록 행복은 바람이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갈 때 귀 밑으로 바람이 지나갈 때······ 꿈꾸는 자들의 여행 일기 1. 시인 엄마 우물 속으로 내려가고 싶다 나는 나의 죽음을 한 입 한 입 맛보며 죽고 싶다 나는 나의 가슴을 이끼로 가득 채우고 싶다 물에 상처받은 아이를 보기 위하여 - 로르카, <물에 상처받은 아이>에서 저자 이미상은 로르카의 시에서 바람소리가 난다고 했다. 그녀의 글에서도 바람소리가 난다. 그 소리에는 추억과 향수와 열정, 문학과 예술과 인생이 투명하게 배어 있다. 바람 이는 깊은 우물을 지닌 시인 엄마. 그녀는 활화산처럼 끓어오르는 여고생 딸 솨니와 길을 떠난다. 이들은 다른 여행자들이 그랬듯이 떠남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삶이란 기쁨보다 슬픔이 더 많고, 쾌락보다 고통이 더 많지만 끝까지 가야 하는 지난한 길. 그러나 미지의 세계를 향해 한 발짝 내딛는 순간 불안과 두려움은 어느새 뒤편으로 물러서고 단단한 땅이 펼쳐진다. 물리적인 공간을 여행한다 해도 결국 그 길은 각자의 내면을 따라가는 것이며 어두운 마음속 한쪽에 숨겨진 스스로의 빛을 발견하는 일인 셈이다. 일상이란 시간을 잠시 내려놓고 떠나는 건 생각보다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그건 자신을 비우는 일이기도 하고 잡초가 우거진 마음속 정원을 대면하는 일이기도 하니까. 이미상은 어쩌면 조용한 선동자일지도 모르겠다. 피리 부는 사나이의 신비한 곡조에 이끌리듯 그녀를 따라 멀리 떠나고 싶어지므로. 매혹적인 사이렌의 목소리로 시인은 지중해의 에메랄드빛 바다, 이글거리는 태양, 눈부신 하얀 하늘, 짙은 꽃향기, 오래된 골목, 교교한 달빛 아래 고성(古城)과 생동감 넘치는 사람들의 모습을 노래한다. 이미 수많은 여행자가 거쳐 간 길도 그녀의 세밀하고 따뜻한 시선과 사각거리는 감성의 필터를 거치면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길이 된다. 2. 예술가를 꿈꾸는 작은딸 솨니 솨니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 늘 편두통을 달고 살았다. 선생님에게 특이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학교에서는 입을 꼭 다물고 살던 아이. 획일적인 중학교 교육방식에 적응하지 못해 1학년 때 자퇴를 한 후 솨니의 편두통은 씻은 듯이 사라졌다. 그 후 솨니는 검정고시를 치르고 마음속 예술가의 불꽃을 피우기 위해 혼자 미국으로 건너간다. 그런 솨니가 첫 여름방학 때 한국행 비행기 표가 비싸다며 차라리 파리로 가서 그림이나 실컷 보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덜컥 비행기 표를 끊는다. 게다가 엄마 표까지. 이 여행의 시발점은 그랬다. 저자가 젊을 때부터 꿈꾸던 유럽 여행은 이렇게 느닷없이 이루어졌다. 에너지가 넘치는 고등학교 1학년 딸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얼떨결에 따라나선 여행길. 하지만 이렇게 떠나지 않았다면 먼 곳에 대한 동경은 늘 그리움으로 남았을 터이다. 3. 엄마와 딸 탯줄은 세상에 나오는 순간 모체와 분리되지만 엄마와 자식은 그 후로도 오랫동안 눈에 보이지 않는 탯줄로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아이는 커가면서 정신적으로 독립하기 시작하고 자기만의 세계를 일구어나간다. 하나의 몸이었다가 둘이 되는 일. 아쉬움이 남을지라도 아이가 가야할 길. 나이 들어 파삭해지는 엄마와 물 먹은 수선화처럼 예쁘게 피어나는 아이. 엄마의 딸에서 딸의 엄마로 이어지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 이렇게 공존하는 시간 속에서 세상은 존속한다. 세파에 던져진 아이의 아픔을 위로할 수 없을 때가 있다. 그 아이의 슬픔과 절망에 같이 아파하며 울어주고 늙은 어깨를 내어주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을 때가 있다. 저자는 말한다. “나는 이제 아이가 울어도 달려가면 안 된다. 눈물을 보니 안쓰럽긴 했지만 어찌 독기 하나 없이 먼 길을 갈까. 누구나 살면서 무수히 많은 벽에 부딪힌다. 내 자식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다만 모든 벽은 문이라는 것을 내 아이가 좀 더 빨리 깨닫길 바랄 뿐이다”라고. 다른 시선으로 다른 길을 걷는 일이 많아질지라도 자식을 온전히 이해하며 응원하는 엄마와 성장하는 딸의 여행기는 그래서 특별하다. 4. 마음속 지도를 따라가는 길 여행을 하면서 모녀는 매일 일기를 썼다. 솨니는 가는 곳마다 그림을 그렸다. 마음에 바람을 일으키는, 그곳에 두고 온 짧은 추억들. 그 기억들은 유려한 문체와 아름다운 그림으로 되살아나 지나온 시간 속에 별처럼 붙박인다. 이들에게 여행은 오래전 잃어버린 떨림을 되찾아주는 한 편의 시이며 사색과 고요함 속에 마음속 지도를 따라가는 순례길이기도 하다. 책속으로 추가 아그리젠토에 와서야 알게 되었다. 왜 우리가 이런 곳에 오는지를. 하늘은 짙푸르고 나무들 또한 진녹색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어떤 색깔도 보이지 않는다. 이곳은 오로지 한 가지 폐허만 존재한다. 거대한 폐허 앞에서 다른 피조물은 자멸한다. 승리의 폐허, 우리는 이것을 보러 왔다. 하늘은 땅을, 땅은 하늘을 끌어당겨 폐허만을 숭배한다. 폐허의 신봉자들. 들끓는 태양마저 압도당한다. 모든 역사와 자연과 인간과 예술도 결국 살아남아야 승리자다. 여기서는 폐허가 살아남았다. 솨니가 드로잉을 끝내고 바닥에서 흙을 한 줌 주워 그 위에 문지른다. 숲에선 매미가 혀를 차듯 울고 있다. (155쪽) 오래된 것들은 많은 말을 들려준다. 그 목소리를 들으려고 우리는 여행을 한다. 같은 언어로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많은데 낯선 것, 모르는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단 한 번이기에, 스쳐가는 것이기에 이들에게는 마음을 연다. 다시 올 수 없는 것들이기에 집중하고 작은 소리에 귀 기울인다. 발밑에 있는 돌멩이 하나도 가슴 시리다. (221쪽) 산타 마리아 델라 그라치에 성당 옆에 작은 서점이 있다. 서점 여자에게 아감벤 책을 찾는다 했더니 “트램 60번을 타고 네 정거장 가서 내리면 큰 서점이 있어요” 한다. 여자는 아트숍과 영어 서점 있는 곳도 자세히 적어준다. 여자는 “찾는 책이 없어 미안합니다” 한다. 우리가 책들을 둘러보자 《스코틀랜드 44번지》라는 책을 소개한다. 줄거리까지 설명해준다. 여자가 너무 진지해 우리는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계속 들었다. 서점 여자는 어딘지 《아이 엠 러브I Am Love》의 여배우 틸다 스윈튼을 닮았다. 서점 책들은 책갈피 사이사이 카드가 끼워져 있다. 카드에는 예쁜 손글씨로 책의 리뷰가 꼼꼼히 적혀 있다. 나도 이런 서점 여자가 되고 싶은 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동네서점들은 참고서만 가득해 서점의 운치라는 걸 잃어버렸다. (225쪽) 분수 옆 무화과나무 아래서 비를 피한다. 고흐, 로트레크…… 가난한 화가들이 살았던 몽마르트르. 보들레르가 혐오하던 파리에 비가 내리고 있다. 살면서 가장 어려웠던 일은 나 자신과 화해하는 일, 세상에 대한 모든 분노 뒤에는 미워할 수도 사랑할 수도 없는 내가 있다. 편안해진 것 같다가도 여전히 자신을 미워하는 순간을 만날 때가 있다. 아마 살아 있는 한 언제까지나 그럴 것이다. 무화과 열매가 내 어깨를 툭 치며 떨어진다. (308쪽) 솨니가 보들레르의 무덤을 스케치하는 동안 바람이 점점 차가워지고 묘지의 문 닫는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린다. 온몸으로 시대의 아픔을 겪은 시인은 “우리가 남을 이해하는 깊이는 그를 사랑하는 정도와 같다”라고 했다. 내가 모순투성이 인간들에 대해 그나마 이만한 아량이라도 갖게 된 것은 보들레르를 사랑한 덕분이라 말할 수 있다. 솨니도 언젠가는 인정하게 되리라. 모든 존재는 모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모순을 인정하는 그 자리에 예술이 머문다는 것을. 전철이 고가를 지나고 있다.(323쪽) <책 속으로> 아빌라에 간다. 태양은 나무들에게 제 모양대로 그늘을 주었다. 투명한 초록의 잎들이 은빛으로 빛난다. 버스는 아카시아꽃이 만발한 작은 마을 라 카소나로 들어간다. 닫힌 버스 안에서도 꽃향기가 난다. “아빌라는 책자에도 없는데 엄마는 뭐 볼 게 있다고 가?” “나도 몰라. 시인 로르카가 좋아한 곳이라 그냥 가보고 싶어.” 광활한 평원과 완만한 구릉. 도로변에는 노란 꽃. 꾸미지 않아도 아름다운 여인처럼 꽃들은 어울리는 자리에 흩어져 피어 있다. 열일곱에 나는 이런 길을 가지고 있었다. 노래를 부르며 해가 질 때까지 걷던 길, 자전거를 타고 햇살 속을 달리던 길. 코스모스가 피고 미루나무 가로수 사이로 버스가 오가던 길. 나는 허락한 적이 없는데 누가 그 길들을 다 없애버렸나. 로르카는 《인상과 풍경》에서 아빌라를 쓸쓸하게 그렸다. 추운 겨울 저녁이라 그랬을까. 아름다움 앞에 오는 슬픔 때문일까. 우리는 아름다운 것들에서 슬픔을 먼저 느낀다. 내게 머물 수 없기에, 내가 가질 수 없기에, 바람에 흔들리는 꽃잎을 어찌하랴. (28-29쪽) 나는 타성에 젖지 않으리라 했다. 고정된 삶을 살지 않으리라, 절대로 《연금술사》에 등장하는 크리스털 장수 같은 삶은 살지 않겠다고 했다. 내 딸들에게 늘 “네가 원하는 길을 가라. 꿈을 포기하지 마라” 했다. 그러나 꿈을 갖고 살기처럼 힘든 일이 있을까. 그 꿈이 나이 들면 절망일 수도 있음을 알게 되면 어쩌나.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Revolutionary Road》에서 아이를 낳고도 꿈을 멈추지 않는 ‘에이프릴’을 그녀의 남편도 친구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정신병원에서 나온 이웃의 수학자 ‘존’은 에이프릴을 이해했다. 존이 말했다. “사람들은 언제나 허무와 절망 속에서 살고 있다고 말하지만 진짜 절망을 보려면 용기가 필요해요.” 에이프릴이 말했다. “나보고 다들 미쳤다는데 미친 것이 제대로 사는 거라면 난 미쳐도 상관없어요!” 그러나 그녀는 자신을 구하지 못했다. 용기 내어 일어서려는 자는 절망을 각오해야 한다. 그 절망을 넘어서야 비로소 꿈이 시작된다. (53-54쪽) 레비 스트로스는 《슬픈 열대》에서 “인류학자란 필연적으로 자신의 사회 내에서는 비판자가 되며 자신의 사회 밖에서는 동조자가 된다” 했다. 자신의 사회에 결여된 무엇인가를 다른 사회에서 파악하려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류학자만이 그럴까. 예술가도 시인도 여행자도 그렇다. 세상의 모순을 피하려 하지만 더 큰 모순이 기다리고 있다. 내게 결여된 것들을 찾아 여행을 떠나지만 그곳에는 또 다른 결핍이 존재한다. 설령 기대한 것이 있다 해도 내게 올 수 없어 절망에 빠지기도 한다. 여행을 떠나면 세상이 달라지고 사람도 바뀔 줄 알았는데, 시칠리아의 저녁 바다에서 마주친 나는 여전히 모순투성이 인간으로 초라하고 솨니도 쓸쓸해 보인다. 중학교에 들어간 솨니가 불안불안하던 어느 날 “죽을 것 같아, 일분일초도 학교에서 못 견디겠어” 했다. 그즈음 우리 아파트 7층에 사는 고등학생이 투신해 우리 라인 현관 지붕 위로 떨어졌다. 오전 수업이 일찍 끝났다며 솨니가 학교에서 돌아와 현관문을 열고 서서 “엄마, 저기 어떤 사람이 누워 있어” 했다. 4층인 우리 집 계단참에서 엎드려 있는 남학생이 내려다보였다. 내가 늦잠을 자고 있던 토요일 오전이었다. “일단 기말고사 끝나고 방학 동안 고민해보자.” 나랑 그렇게 약속해놓고 12월 1일 솨니는 방문을 잠갔다. 베란다 쪽 창문도 봉쇄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이럴 때 부모가 방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면 절대 안 된다” 했다. 나는 아이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하던 일을 모두 멈추고 방문 앞에서 인기척을 살폈다. 잘 때도 아이 방문 앞에서 잤다. 현관문의 잠금 고리에 작은 종을 달아놓았다. 아이는 식구들이 잠들면 창문을 넘어와 화장실에 가고 냉장고에서 음식들을 꺼내갔다. 나는 냉장고를 비웠고 먹을 것들은 안방에 두고 문을 닫았다. 아이가 볼 수 있도록 화장실 거울에 매일 편지를 붙여놓았다. 보름이 지난 늦은 아침, 아이는 앙상한 다리로 방문을 열고 나왔다. 아이는 국에 밥을 말아 먹으며 눈이 빨개졌다. 나는 식도가 다 헐어 밥이 넘어갈 때마다 쓰라렸다. 욕조에 물을 받아 아이를 씻겨주었다. 거실 해가 드는 곳에 아이를 눕히고 얼굴 마사지를 해주었다. 우리는 레스토랑에 갔고 서점에 들러 책을 사고 영화를 봤다. 솨니는 일단 검정고시를 보겠다고 했다. 다음 날 나는 학교에 가서 아이의 자퇴서를 제출했다. (133-135쪽) 자료제공(교보문고)  
51 이영혜 시집 <식물성 남자를 찾습니다>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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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4 2014-11-05
시작시인선 0161 이영혜 시집 <식물성 남자를 찾습니다> 시작시인선 / 시작출간물 2014/04/12 19:28 http://poempoem.com/60212785826 전용뷰어 보기 ​​​​시작시인선 0161 이영혜 시집 식물성 남자를 찾습니다 식물성 남자를 찾습니다/ 이영혜/ (주)천년의시작/ B6(신사륙판)/ 124쪽/ 시작시인선(세트 0161) 2014년 4월 21일 발간/ 정가 9,000원/ ISBN 978-89-6021-201-5 04810/ 바코드 9788960212015 04810 ❚신간 소개 / 보도 자료 / 출판사 서평❚ (주)천년의시작에서 이영혜 시인의 첫 신작 시집 <식물성 남자를 찾습니다>가 2014년 4월 21일 발간되었다. <식물성 남자를 찾습니다>는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시적 권역을 지속적으로 축적해 온 시인이 충분히 가라앉아 있는 음색으로 ‘시적인 것’의 역동성을 풍요롭게 노래하고 있는 뚜렷한 실례로 다가온다. 그 안에는 서정시의 근원 충동인 자기 회귀의 욕망과 모든 존재들의 상상적 기원(origin)인 ‘시원’을 향한 꿈이 가득 배어 있다. 이러한 세계를 곡진한 시적 페이소스로 감싸고 있는 이영혜 시인의 <식물성 남자를 찾습니다>는 첫 시집에 걸맞지 않은 깊이와 너비를 한껏 품고 있다. 이영혜 시인은 2008년 <불교문예>를 통해 등단하였으며,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학과와,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추천사❚ 이영혜의 시는 폭넓은 제재 선택과 시공간 거리가 광대하여 독자의 마음을 시원하게 한다. 이를테면 현재 시간에서부터 수수천년, 가야, 신라, 고려는 물론, 토기와 기원전, 천만년 그리움, 수십 윤회 등 상상 공간이 전생과 후생의 영역을 오간다. 또한 저 “눈발 휘날리는 아무르 강가나/ 시베리아의 벌판”에서부터 몽골, 신라 안압지까지 넓고 넓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의 시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은 정밀한 관찰과 상상으로 쓴 「손금 보는 밤」이나 「하지정맥류」 같은 시들인데, 「손금 보는 밤」에서 화자는 “양손에 예언서와 자서전/ 한 권씩 쥐고” 살면서 “나는 펼쳐진 책도 읽지 못하는 청맹과니”라고 자학한다. 이 운명론자는 “사람과 사람, 물줄기가 내 생의 요약인가” 하고 한탄하면서 “물길 어디쯤에서 아직 합수하지 못한/ 그 누구와 만나기”를 기대한다. 아마 “그 누구”는 다른 시들에서 ‘당신’으로 여러 번 호명되는데, 구체적인 인물이 아니라 절대의 대상이며 시인이 서정화 전략을 구사하기 위해 설정한 가상의 인물이다. 이 인물은 신라의 안압지에서 “천년 만의 만남”을 한 대상이며, 평생 배필로 삼고 싶은 “식물성 남자”로 현생에는 없는 남자이다. 이영혜의 시를 읽으면서 시인은 현실과 가상의 당신을 오가는 존재라는 것, 그리고 이런 지점에서 인간 생명의 원동력인 에로티시즘과 로맨티시즘이 태어난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공광규(시인) 이영혜 시인의 시는 화려하고 깔끔하게 포장되어 겉으론 멀쩡해 보이는 우리 생활의 저변에 널린 이름 없는 고통의 맨 얼굴들을 데생하는 데 많은 공력을 들인다. 따라서 그 반대편에 태연히 폭력을 행사하는 다양한 가해의 숨은 수성(獸性)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그리고 갈수록 위장술이 지능화되고 다양화되고 있는 “고농도 화학약품이 탈색해 낸/ 과장과 위선”의 “웃음 뒤에 숨겨진” 현대인의 삶의 “획일적 배후”를 유도해 환기시킨다. 그녀가 그 냉혹한 현실의 배후에서 시의 이름으로 현실적인 정상 “궤도와 중심축을 이탈한 채 자전 공전하는 어지럼증”에 시달리며 “자폐적 사생아를 낳”듯 쏟아 놓은 시편들은 그래서 “해독제 없는 달콤한 독”처럼 유혹적이다. 그 치명적인 독이 당신의 혀에 스며들 때쯤 “뒤돌아보지” 않고 “조용히 레테의 강을 건너”는 시인은 아름답다. ―이덕규(시인) 이영혜의 첫 시집 <식물성 남자를 찾습니다>는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시적 권역을 지속적으로 축적해 온 시인이 충분히 가라앉아 있는 음색으로 ‘시적인 것’의 역동성을 풍요롭게 노래하고 있는 뚜렷한 실례로 다가온다. 그 안에는 서정시의 근원 충동인 자기 회귀의 욕망과 모든 존재들의 상상적 기원(origin)인 ‘시원’을 향한 꿈이 가득 배어 있다. 이러한 세계를 곡진한 시적 페이소스로 감싸고 있는 이영혜의 시집은 그 점에서 첫 시집에 걸맞지 않은 깊이와 너비를 한껏 품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유성호(문학평론가, 한양대학교 교수, 시집 해설 중에서) ❚저자 약력❚ 이영혜 서울 출생. 2008년 <불교문예>를 통해 시 등단.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및 동 대학원 졸업. 치의학박사. ❚차례❚ 시인의 말 제1부 손금 보는 밤 ―― 13 백사마을 ―― 15 가르마 의혹 ―― 16 하지정맥류 ―― 18 포도 넝쿨 아래 ―― 20 원초적 본능―고드름 ―― 21 청동거울의 노래 ―― 22 웃음들 ―― 24 느린 우체통 ―― 26 종의 기원 1―시의 진화에 대한 짧은 상상 ―― 28 아라홍련, 그대에게 ―― 30 첫눈 오는 밤의 패러디 ―― 32 소멸을 꿈꾸며 ―― 33 수밀도 ―― 34 순환도로 위에서 ―― 35 제2부 사냥꾼 ―― 39 이모를 경배하라 ―― 40 네모난 여자 ―― 42 카페 suicide ―― 44 드라이버스 하이 ―― 46 Touch me softly ―― 48 마블링 ―― 50 캐슬 ―― 51 어느 줌마렐라의 25시 ―― 52 김밥 천국 ―― 54 찾습니다 ―― 56 폼페이의 밤 ―― 58 카페 피라미드 ―― 60 대화 ―― 61 제3부 아틀라스 ―― 65 송곳니 ―― 66 어느 여자 시인의 진료기록부 ―― 68 몸 공화국 ―― 70 키싱 구라미 ―― 71 타임캡슐 ―― 72 오래된 시간 냄새 ―― 74 가위 눌리다 ―― 76 빗방울 무덤 ―― 78 다큐멘터리 ―― 80 종의 기원 2―직립 ―― 82 폭설 ―― 84 노을 ―― 85 파문 ―― 86 제4부 배롱나무 저 여자 ―― 89 새조개의 눈물을 삼키다 ―― 90 포근한 요양병원 ―― 91 마지막 학교 ―― 92 나의 메리제인 슈즈 ―― 93 백모란 꽃잎 떨어지고 ―― 94 아까시 꽃 피면 ―― 95 몽골시편―테를지 별밤 ―― 96 6월, 부풀다 ―― 98 덩굴장미 ―― 99 쇠똥구리 ―― 100 나쁜 남자 ―― 101 플래시 오버 ―― 102 시간을 놓치다 ―― 104 내 책은 얼마나 두꺼울까요 ―― 105 해설 유성호 자기 회귀와 시원의 꿈을 그리는 시적 페이소스―이영혜의 시 세계 ―― 106 ❚시집 속의 시 두 편❚ 손금 보는 밤 타고난다는 왼 손금과 살면서 바뀐다는 오른 손금을 한 갑자 돌아온다는 그가 오르내린다. 그렇다면 양손에 예언서와 자서전 한 권씩 쥐고 사는 것인데 나는 펼쳐진 책도 읽지 못하는 청맹과니. 상형문자 해독하는 고고학자 같기도 하고 예언서 풀어 가는 제사장 같기도 한 그가 내 손에 쥐고 있는 패를 돋보기 내려 끼고 대신 읽어 준다. 나는 두 장의 손금으로 발가벗겨진다. 대나무처럼 치켜 올라간 운명선 두 줄과 멀리 휘돌아 내린 생명선. 잔금 많은 손바닥 어디쯤 맨발로 헤매던 안개 낀 진창길과 호랑가시나무 뒤엉켰던 시간 새겨져 있을까. 잠시 동행했던 그리운 발자국 풍화된 비문처럼 아직 남아 있을까. 사람 인(人) 자 둘, 깊이 새겨진 오른손과 내 천(川) 자 흐르는 왼손 마주 대본다. 사람과 사람, 물줄기가 내 생의 요약인가. 물길 어디쯤에서 아직 합수하지 못한 그 누구 만나기도 하겠지. 누설되지 않은 천기 한 줄 훔쳐보고 싶은 밤 소나무 가지에 걸린 보름달이 화투장처럼 잦혀져 있다. 하지정맥류 언제부턴가 엄마의 다리에 검푸른 길이 솟아올랐다 곧 바닥을 드러낼, 경작할 수 없는 칠순의 폐답(廢畓) 가늘어진 팔과 다리 창백한 살빛 아래 드러난 고지도(古地圖)를 읽는다 저 길을 밟아 밥을 벌어 오고 수십 번 이삿짐을 옮겼을, 저 길에서 나의 길도 갈라져 나왔을 것이다 이제 길은 옹이처럼 툭툭 불거지고 점점 좁아지며 막다른 골목으로 들어서고 있다 아마도 앙상한 저 생의 무늬는 내가 다 갉아먹고 버린 낙엽의 잎맥 파삭파삭 금세라도 부서져 내릴 듯한 위태로운 길을 따라가며 잠시 내 발길을 되돌려 보는데 어느새 내가 밟아 온 길들이 내 팔뚝과 정강이에도 퍼렇게 거미줄처럼 인화되고 있다 ❚펴낸곳 (주)천년의시작❚ 주소 (100-380) 서울시 중구 동호로27길 30, 413호(묵정동, 대학문화원) 전화 02-723-8668 팩스 02-723-8630 이메일 poemsijak@hanmail.net 홈페이지 www.poempoem.com  
50 임형신 시집『서강에 다녀오다』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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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2014-11-05
.bbs_contents p{margin:0px;} 임형신 시인은 구체적 체험과 상상을 아름답게 직조시키는 데 매력이 있다. 그의 체험은 직 접 온몸으로 더듬어 캐낸 짙푸른 산하 곳곳에 뿌리박고 있으며, 그의 상상은 한없이 뻗어나 가 지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향하여 던져져 있다. 그는 강원도의 깊고 높고 외진 산골에 버려져 있는 듯한, 그러나 결코 버린 적 없는 그 풋풋한 삶 속에 가깝게 다가가 있 으며, ‘맨살의 후박나무 거칠게 울음 우는 서거차도(西巨次島)’나 ‘노령(蘆嶺)의 국사봉 아래’ 처럼 자기 자신을 키워낸 고장에 대한 진득한 그리움이 그려져 있다. 이 커다란 두 봉우리 가 임형신 시인을 두루 감싸고 있으며, 또한 그의 시세계에는 환경과 폐사지에 대한 극진한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들고 싶다. 그의 시는 ‘어쩌면 밖에서 바라보는 우리 자신의 내면 풍경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얼핏 하게 되는 것이다. -이수익(시인) ​ ​ ​ 임형신 시인은 지상의 목마른 것들을 안아주는 물 같은 시인이다. 그중에서도 깊은 계곡을 흘러내리는 가을물 같은 시인이다. 그의 시에는 생을 관조하는 깊은 흐름이 있고 물소리가 있다. 가을 물은 흘러가면서 세상의 소리들을 듣는다. 그는 지상의 세속공간으로 변해버린 ‘번잡림’을 지나 “화전민이 이고 가다 내려놓은 길”옆을 나란히 흐르기도 하고, “해묵은 할 머니 기침소리만 남겨두고 대처로 떠돌던 아버지가 내려놓고 다닌 산”의 지형을 읽어내기도 한다. 하지만 어지러운 산자락을 지나는 가을 물의 눈은 여전히 맑고 깊다. ‘감로산 기슭 숨어있는 샘’같은 시인은 세상의 도처로 흐르고 흘러 물을 찾아다닌다. 그가 찾아다니는 물 은 곧 시이다. 그의 시가 맑게 고여있는 샘에는 “지나던 새 물마시고 과꽃 내려와 물 마시 고 초록 뱀 건너와 물 마신다”. 이처럼 그의 시는 늘 자연과 한 몸을 이루면서 숨어있는 숲 의 소리를 찾아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다. -박남희(시인) ** 시인의 말 길이 내게 자꾸 말을 건다. 내려야 할 역 놓치고 늘 낯선 마을을 서성거렸다. 이 시들은 길 위에서 보낸 날들의 고해성사인 셈이다. ​ ​ ​ ** 임형신 시인 전북 정읍 출생. 2008년 《불교문예》등단  
49 서정화 시집『유령그물』 image
편집자
1230 2014-11-05
.bbs_contents p{margin:0px;} 책소개 저자의 시조는 젊다. 아프도록 아름답다. 에이도록 새롭다. 또한 그의 시선은 광폭이다. 텍스트의 대상이 전 지구적이다. 여기, 우리의 삶의 현장과 더불어 세계 곳곳의 쓰리고 아픈 정황들을 절실하게 육화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가열한 쟁투의 소산인 이번 시집의 작품들은 치열하고 치밀하다. 아울러 훈향 높은 비유와 언어 구사로 공감을 안긴다. 저자소개 1977년 서울 출생. 2007년 白水정완영 전국시조백일장 장원, [나래시조] 신인상으로 등단. 2013년 수원문화재단 문학부문 창작지원금 받음. 한국작가회의, 한국시조시인협회, 오늘의시조시인회의 회원. 목차 시인의 말 05 제1부 싱크홀 첫눈 13 유령그물 14 장안경로당 15 조각보 여자 16 고물상밴드 17 박쥐인간 18 댓글 천국 19 THE DAY 20 골뱅이 고시원 21 그믐달 노인 22 싱크홀 23 목련꽃 아래 24 제2부 플라스틱 아일랜드 벽 1 27 벽 2 28 벽 3 29 벽 4 30 벽 5 31 앙헬레스의 천사 32 플라스틱 아일랜드 33 새장 아파트 34 모래강 35 사라진 바람집 36 영산강에서 37 전자쓰레기 마을 38 제3부 아이티 대지진 은행나무 가게 41 사라진 연희궁 42 돌탑 43 반딧불 44 꿀벌춤 45 직지사에서 46 오로라 47 참쪽 씨앗 48 치맥을 먹다 말고 49 어떤 킬힐 50 아이티 대지진 51 하늘공원에서 52 제4부 고비사막에서 고비사막에서 55 강정마을 56 섬 57 홍콩에서 58 큰부리새를 찾아서 59 골목시장 60 위치기반 61 성벽을 걷다 62 연평도 63 군함도 64 숲 도서관 65 자반고등어 66 5부 검은 바람 마트료시카 69 위험한 동거 70 성형 공화국 71 가시풀 72 쪽방촌의 여름 73 피커 74 쇼퍼홀릭 75 검은 바람 76 바다와 시 77 먼지 버섯 78 얼음새꽃 79 봄, 리폼 80 ■해설_소외와 파괴에 대한 기억 81 <자료제공 : 교보문고>  
48 이위발의 산문집 『된장 담그는 시인』 image
편집자
1505 2014-11-05
된장 담그는 시인 이위발의 첫 산문집 고향이란 무엇일까? 뜨내기가 될 수밖에 없는 요즘 세상에 고향의 의미에 대해 묻는 것은 어쩌면 의미가 없는 일일 수도 있다. 태어나서 평생 같은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끊임없이 ‘향수’라는 감정에 사로잡힌다. 여우가 죽을 때 고향을 향해 머리를 돌리듯, 고향을 향한 그리움이란 떼어내려야 떼어낼 수가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엠블라에서 출간된 시인 이위발의 첫 산문집 『된장 담그는 시인』은 이런 그리움의 정서를 자극한다. 저자는 경북 안동에서 ‘된장 담그는 시인’으로 살아가면서 보고, 듣고, 느꼈던 것들을 감성적인 산문으로 엮어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돌아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었던 고향을 느끼고 잠시 아련한 기분에 빠질 수 있을 것이다. 제비가 처마에 집을 지어 기뻐했던 일, 메주 향기로 가득한 산골의 봄 풍경, 뒤꼍 항아리에 간식을 숨겨놓으셨던 어머니……. 소박하기에 아름다운 삶에서 기쁨을 느끼는 저자의 시선이 글에서 자연스레 묻어난다. 느끼고, 아파하고, 슬퍼하고, 기뻐하고, 사랑했던 인생의 모든 순간에서 희망을 찾으라 『된장 담그는 시인』에서 눈에 띄는 것은 삶에 대한 따스한 애정이다. 때로는 갑작스럽게 불행이 찾아오기도 하고, 때로는 생각하지도 못한 길을 가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작은 것에서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환희를 느끼기도 하고, 생각하지도 못하게 옛 인연과 재회하기도 한다. 삶이 마음대로 되지 않더라도 삶을 탓하지 않고, 순간순간마다 삶에 대한 희망을 찾으려는 저자의 노력에 감동할 독자가 적지 않을 것이다. 『된장 담그는 시인』은 일회성 재미를 추구하는 독자에겐 어울리지 않는 책일 수 있다. 하지만 책에서 ‘사람 냄새’를 느끼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이 스스로에 대한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으로 산이라고 하는 것은 자신의 모습을 송두리째 드러내는 법이 없습니다. 보는 사람의 각도에 따라서, 계절에 따라서, 거리에 따라서, 마음 상태에 따라서 각각 다르게 다가옵니다. 산은 바라보는 사람의 눈에 자기가 가진 무한한 측면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다가서면서 보는 산이 다르고 물러서면서 보는 산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듯 바라보는 것과 듣는 것에 마음속에 갇혀 있던 것들이 열리곤 합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바라보는 것과 듣는 것에 마음을 얹어 글로 풀어놓은 것들입니다. ― 「책을 내면서」 중에서 제1부 이 세상천지에 나 아닌 것이 없다 제비 몰러 나간다! / 몸을 낮추고 바라보면 또 다른 세상이 보입니다 한 편만 더 소설을 쓰고 싶다! / 만 원의 행복 부끄러워할 줄 아는 사람이 그립다 / 행복은 어디에서 찾아오는가? 역사는 잔인하지만 살아 있음은 아름답다 / 이 세상천지에 나 아닌 것이 없다 거미보다 못한 사람들 / 느낌이 가져다준 신바람 제2부 메주 향에서 시작되는 산매골의 봄 눈물 흘리는 항아리 / 따뜻한 사람이 그리운 아침 메주 향에서 시작되는 산매골의 봄 / 정성을 다하지 않는 충고는 상처만 남긴다 아버지의 침묵이 너무 그립습니다 / 가난을 원수로 여기면 가난 때문에 죽는다 상상력이 가져다주는 즐거움 / 동박새가 노래하는 아침 우리가 왜 눈물을 흘려야 하는지…… / 개구리들의 웃음소리 제3부 시는 어제의 고향이고 내일의 고향이다 욕심과 조급함을 반성하며 / 시는 어제의 고향이고 내일의 고향이다 아버지의 유언 / 인생유전 애기집 / 안개 속에 묻혀버린 깍새를 찾아서 시를 쓸지언정 유언은 쓰지 않겠소! / 이 시대에 시인으로 살아가는 길 빌뱅이 언덕에서 울려 퍼지는 말똥굴레 노래 / 문학의 토양을 이룬 반성의 정신 이위발 시인은 1959년 경북 영양에서 태어나 1993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하였으며, 서울과학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인문정보대학원 문학예술학과에서 「이육사 시의 한자연구」로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2011년 시집 『어느 모노드라마의 꿈』을 출간하였으며, 현재 ‘이육사문학관’ 사무국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47 노정희의 수필집 『어글이』.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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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3 2014-11-05
책소개: 노정희의 수필집 『어글이』. 저자의 삶이 묻어나는 책이다. 저자는 다작과 그리 넓지 않은 생산 반경에도 불구하고 개성적인 언어와 묘사, 낭만, 해학과 풍자로 마음을 사로잡는다. 목차 1부 목련꽃 지다 고향집 텅, 삼나무 목련꽃 지다 연애학 개론 울림 집착이냐, 방치냐 상사화 나이 오십, 고등어 24시간 리모컨 2부 틈 줄 시산경 바다 이야기 띄어쓰기 가을을 줍다 틈 본전 찾기 다움 눈물 3부 깻잎을 읽다 어글이 추억속의 그녀 부드러움, 그러나 강한 간판 감나무 깻잎을 읽다 미루나무 타임아웃 변신 농사 일지 4부 초승밥 초승밥 노인을 커닝하다 동거 허방 짚다 이름 벽 실종신고 아직도 두렵다 거울 속 어머니 대안가정에서 만난 그녀 5부 꽃들의 전쟁 나의 살던 고향은 꽃들의 전쟁 귀신사 남근석 현대판 도덕성 그를 보내다 발정 난 고양이 정체를 보다 열다  
46 고창근 장편소설 『누드모델』 image
편집자
1886 2014-11-05
◉책 소개 가정과 직장, 사회제도에 순응하며 살던 중년의 남자 여자가 누드모델을 서면서 자신의 몸과 삶에 대해 인식이 바뀐다. 지금까지 초라하고 볼품없다고 여겼던 몸이 그동안 살아온 삶을 보여주고 그 자체가 아름답고 소중하다는 걸 깨닫고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가족이라는 속박에서 벗어나, 누구의 남편 아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참 나’를 찾아가는 중년 남자 여자. 인간은 누구나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때 자신의 존귀함을 깨닫고 환희에 젖을 수 있다. ◉ 책 정보 도서명-누드모델/저자-고창근/펴낸곳-문학마실/펴낸날-2014년 2월 10일 /전체쪽수-286/ISBN-979-11-951187-2-4 (03810)/크기-148*220 /가격-15,000원/문의-010-9870-0421 ◉ 표4 우리 몸은 오랫동안 타인의 것이었다. 누군가의 식민지였다. 고대, 중세에는 신이나 왕의 영토였다. 그러다 근대에 이르러 민주주의 사회가 되면서 비로소 인간은 자신의 영토를 회복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다시 자본이 우리 몸을 가져가려고 한다. ‘쭉쭉 빵빵’ ‘S라인’ ‘V라인’ ‘식스 펜스’...... 온갖 이름을 붙여 우리 몸의 주권을 빼앗아가려한다. 자본신(資本神)께서는 TV를 통해 몸의 이데아를 보여준다. 우리는 실패한 이데아의 복사본인 자신의 몸을 본다. 축 쳐진 몸, 똥배 나온 몸, 우글쭈글한 몸, 우리는 혐오감을 느낀다. 다이어트를 하고 헬스클럽에 가고 몸의 이데아를 향해 용맹 정진한다. 이제 그녀는 ‘현모양처’라는 허상을 벗어나야 한다. 낙타의 삶, 그런 삶에는 진리가 없다. 거짓투성이일 뿐이다. 단지 그녀가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녀는 몸의 주권을 회복해야 했다. 가부장사회가 가져간 몸, 자신의 몸이지만 가부장사회가 행사하고 있는 주권, 식민지화된 몸. 『누드모델』인문학적 성찰 - ‘참 나’를 찾아가는 여정 中에서 고석근(작가. 인문학 강사) ◉ 차례 누드모델 * 7 『누드모델』, 인문학적 성찰 - ‘참 나’를 찾아가는 여정 <고석근(작가. 인문학 강사)> * 266 작가후기 * 285 ◉작가 후기 처음 이 소설을 구상하고 쓰면서 제목을 <회생(回生)>이라 정했다. 하지만 다 쓰고 나서 1차 수정을 하고 난 뒤에는 제목을 <부활(復活)>로 바꾸었다. 여러 번 수정을 거친 몇 개월 뒤 (웹진 문학마실)에 연재할 때는 제목을 다시 <누드모델>로 바꾸었다. 그러니까 처음에 정한 회생이나 부활이 어쩌면 내가 소설을 통해 말하고자 한 것이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태어나서 아들 혹은 딸로 살아간다. 그러다 남편 혹은 아내가 되고 아버지 어머니가 된다. 이미 중년이 되었다. 사람들은 이때쯤 되면 어? 벌써 이렇게 되었나, 하며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열심히, 참으로 열심히 앞만 보며 살아왔는데 이루어놓은 것은 보이지 않으니 더 참담한 마음이 드는 것이다. 중년. 우리가 흔히 만나는 그런 중년의 남자 여자를 그려보고 싶었다. 이제는 누구의 남편도 아내도 아닌, 누구의 아버지 어머니도 아닌, 당당히 한 인간으로서의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중년의 아저씨 아줌마를 그리고 싶었다. 회생이요 부활한 중년. 길을 가다가, 혹은 영화관에서, 재래시장에서 이제는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중년의 아저씨 아줌마를 많이 만나고 싶다. 졸작을 인문학적으로 분석해준 고석근 장형께 감사드린다. 이 책을 사랑하는 아내 육정자에게 바친다. 2014년 2 월 주막듬에서 고 창 근 ◉작가 약력 경북 상주 출생 소설집『소도(蘇塗)』『아버지의 알리바이』서양화 개인전 2회 <웹진 문학마실>편집인 // ..  
45 신순말 시집 『단단한 슬픔』 imagefile
편집자
1196 2013-12-07
 신순말 시집 『단단한 슬픔』 시인은 일상에서 만난 자연현상이나 혹은 자연과 인간과의 교감을 예리하게 관찰한다. 그리하여 독창적 논리를 발견해낸다. 그 논리는 긍정적이고 따뜻한 삶의 모습으로 치환된다. 그래서 신순말의 시에는 이야기가 있다. 삶이 켜켜이 서려있는 결 고운 이야기들이 시조가락에 실려 독자의 가슴에 스민다. 그 이야기는 결코 난해한 어법이 아니어서 읽기에 편하다. 그렇다고 해서 결코 가볍지 않다. 이야기의 깊이와 울림이 긴 여운과 감동으로 다가온다. 신순말 시집을 읽는다는 것은 착한 여자와 나란히 앉아 그녀가 살아온 삶의 여정을 나지막한 음성으로 듣는 일이다. _권서각(시인) 가을햇살처럼 맑고 따스한 심성을 가졌나 보다. 예사롭지 않은 표현들은 홀로 취한 꽃향처럼 깊은 여운을 끌고 온다. 그렇기만 하랴. 짧은 구절들이 던지는 화두 같은 경지는 풍경소리인양 사유의 뜰을 환히 밝힌다. “저리도 호탕하게 웃으며 가”는 ‘노을’을 보는 눈이나 “자기를/쪼개지 않고서는/아무것도 사랑할 수 없다”는 ‘석류’의 음성을 긷는 시안은 예사롭지 않다. 그것도 시조라는 절제와 균형의 미학 속에 잘 익은 술처럼 우려냈음에랴. 더구나 시인의 시 속에는 인간미 넘치는 사랑이 “간잔지런한 정”을 피워올린다. 나직한 음성으로 어머니, 아버지를 부르고 사랑하는 그대를 옆에 앉힌다. 그의 시가 거느리는 순(筍)의 촉수는 이처럼 서정적이고 감각적이다. _권갑하(시인) ■ 차례 제1부 우물·11/홍어·12/미역국·13/파꽃·14/투명하게·16/울 아부지·17/국화꽃 문살·18/미꾸라지·19/나목(裸木) 1·20/나목(裸木)2·21/나목(裸木) 3·22/안개꽃·23/호박꽃·24/풍경·25/놀이의 진수(眞髓)·28/아버지 산소에서·29/마른 이끼·30/반달·31/더불어 살아가는·32/꽃밭·33 제2부 가을비·37/석류·38/연잎에 앉은 물방울·40/송편·41/돌멩이 놓아버리고·42/항아리·43/마이산 탑 앞에서·44/다시 물 붓기·45/열이렛날의 달·46/연(蓮)을 바라보며·47/연밥·48/민꽃대·49/꽃돌·50/해바라기·52/겨우살이·55/해맞이 가는 길·56/거울 속에서 길을 잃다·58/조금은 빛이 바랜·59/저기, 덩굴풀같이·60/어느 시인의 저녁·61 제3부 자전거 1·65/남장사 석장승·66/추석 무렵·68/정구지·69/돌감나무·70/묵정논·72/허공을 민다·73/장맛비·74/노파·75/자전거 2·76/오일장·78/가을 제사·80/초승달·81/사진·82/빈터·83/가을을 담는 법·84/거미줄·85/놀·86/감꽃 그늘에 누워·87/국화꽃빗살문·88 제4부 시·91/시인·92/찔레·93/갈증·94/주산지, 늦봄·96/능소화·98/칠석물·99/돌사람·100/가을, 백담사에서·101/백로·102/겨울 찔레·103/닭의 노래·104/고물·105/유달산엔 봄·106/천왕봉 삼파수(天王峯 三派水)·107/목련·108/순(荀)·110/겨울나무 1·111/겨울나무 2·112/어머니·113 발문·115 시인의 말·131 ■ 시집 속의 시 한 편 허공을 민다 이랑을 갈면서 고랑을 간다 한다 고랑과 이랑은 어깨 나란하지만 이랑은 작물의 숨길, 그래서 윗길이다 이랑 흐트러질세라 고랑 긁어 북주고 잡초도 거름주기도 이랑이 우선인데 아버지, 이랑 갈면서 고랑 간다 하신다 아랫길이 있어야 윗길도 살아난다 빗물을 거두는 길, 농부 걸음 딛는 길 아랫길, 허공을 밀어 싹 틔우는 저 힘줄 ■ 시인의 말 시조를 습작하던 때가 참으로 행복하였다. ‘시조’가 지닌 형식이 ‘틀’이 아니라 훨훨 날 수 있는 ‘여백’으로 느껴져 이리저리 마구 날아다니곤 했다. 몰라서 부려온 치기를 묶어, 그 흔적을 책으로 내려 하니 또 부끄러움이다. 앞마당 꽃밭처럼, 힘들었던 당신 삶의 길도 꽃을 심고 가꾸시던 어머니의 결 고운 마음이 나에게는 늘 시의 씨앗이 되었다. 그 씨앗이 피운 꽃의 향기로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2013년 가을 신순말 신순말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다. 2004년 『들문학』과 『작가정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한국작가회의 경북지회와 들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44 유재호 시집 『붉은 발자국』 imagefile
편집자
1290 2013-12-07
 유재호 시집 『붉은 발자국』 유재호 시인의 시편들은 각종 소음과 오염과 욕망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냇물 속처럼 맑고 투명하다. 그에게 자연은 인간 삶과 별개가 아니다. 이 둘은 서로를 넘나들며 깊이를 얻고 넓이를 확보한다. 그는 자연 사물들에서 현실계 너머의 아버지와 어머니와 할머니, 그 바깥의 현존하는 인간 군상들을 만나고 또 그들 속에서 삶의 정도를 배우고 헤아린다. 그에게 자연 사물들은 인간과 세계를 이해하고 성찰하기 위한 한 계기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그의 삶 전부를 구성하기도 한다. 나아가 그는 삶의 연속으로 자연을 사유한다. 자연의 이법 내지 질서 속에서 인간 삶의 지향을 읽고 실천하는 시인의 삶과 시세계는 충분히 값지고 고귀하다. 덧붙여, 지나치게 낭비되고 배설되는 요설의 시대에 시인의 언어에 대한 엄격한 절제는 상찬 받아 마땅하다. _이재무(시인) 소년처럼 발그레한 미소로 세상을 걸어가는 유재호 시인은 늘 행복해보인다. 깔끔한 한 폭의 풍경화로 산뜻하게 서 있다가 문득 한 조각 분노로 세상을 꾸짖는 거리에 서 있다가 어느덧 무채색 일상으로 돌아와 땀을 흘리는 그를 자주 밭에서도 만나고 논에서도 만난다. 세상 어느 것 하나 밀쳐두지 않고 내 것으로 끌어안는 그는 어디에 서 있어도 부자연스럽지 않다. 참 너른 세상을 두루 살아가는 그의 모습은 시 앞에서도 어울리고 기타를 안고 있어도 자연스럽다. 물이 넉넉한 논 앞에 서면 나락보다 외려 풍성하다. 이쯤에서 그의 진솔하고 알찬 삶을 풍성하게 만나게 됨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_이상훈(시인) ■ 차례 제1부 바람·11/겨울 서시(序詩)·12/아버지의 새벽·13/어머니와 매화나무·14/아버지·15/할미꽃·16/늦가을비·17/찔레꽃·18/어린 풀잎·20/봉화 가는 길·21/잘려진 나무·22/숲이 어두운 까닭·23/불은·24/외딴방 홀몸노인·25/가을날 오후·26/겨울 산사·27/공존·28/단풍계곡·29/가을 바다 산책·30/내 거울·31 제2부 새잎·35/꽃병 이야기·36/겨울날·37/대웅전에서·38/꽃샘바람·39/김씨의 새벽·40/눈은·41/바랭이·42/수수밭·43/태풍경보·44/키질하는 할머니·46/붉은 잎·47/낙엽도 밟히면 아프다·48/바람이 불 때·49/갈대·50/진달래·51/논갈이를 앞두고·52/논을 갈며·53/보습·54/써레질·55 제3부 붉은 등대 1·59/붉은 등대 2·60/붉은 등대 3·61/봉숭아·62/이 봄날·63/봄·64/그해 봄·65/화첩·66/가을 초입·67/비원·68/그림자·69/저녁 산길·70/겨울 아침·71/깊은 우물·72/오솔길·73/밤길·74/능소화·76/암연(暗然)·77/철쭉꽃·78/향기·80 제4부 과원(果園)에서·83/초승달·84/시간·85/밤비·86/밤새·88/퇴근길 1·89/퇴근길 2·90/우울한 까닭·92/봄 바다·94/발자국·96/소유의 슬픔·98/어머니, 그리고 기다림·100/유년 겨울·101/정물화·102/새벽, 산마을·104/눈·105/묵은 옷가지·106/길의 끝·107/낯익은 계절·108/소리·109 해설·111 시인의 말·123 ■ 시집 속의 시 한 편 논을 갈며 새벽 둔덕길은 찔레향이 하얗다 간밤을 설치게 했던 하우스재배 사과 배 포도나무 공포감도 위기감도 자꾸만 무뎌지는 수입 농산품, 선대(先代) 긴 한숨 같은 들바람이 불어올 때 경운기 코를 잡고 힘껏 시동을 건다 눈부신 쟁깃날로 검은 땅 독초 잡초 깊이깊이 갈아엎어 남아있어 죄가 된 아픔도 설움도 갈아엎어 갈아엎어 지친 넋 켜켜이 일어서는 봉답마다 흙의 파도여 ■ 시인의 말 바람은 형체도 냄새도 없지만 바람이 불 때 나뭇잎이며 풀잎은 비로소 살아있다는 의미를 가진다. 내게 있어 시(詩)란 바람과 같은 것이다. 유형이든 무형이든 그 모든 것은 시화(詩化)되었을 때 생명을 얻게 된다. 지난여름 폭염에 지친 바람은 말을 잃고 자취마저 감췄다. 이제 단풍나무숲에 숨은 바람의 붉은 심장을 찾으러 나서야 할 때다. 스러져 누운 풀들을 일으키며. 2013년 9월 봉강산방에서 유재호 유재호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다. 청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99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하였다. 한국작가회의 경북지회, 들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재직 중이다.  
43 이상훈 시집 <나팔꽃 그림자> imagefile
편집자
1277 2013-12-07
 이상훈 시집 『나팔꽃 그림자 선생님과 가끔 만난 상주의 들은 남으로 더 넓게 강을 끼고 흐르고 있었습니다. 텃밭에는 계절마다 피어나는 꽃모종을 가꾸고 저만치 푸른 소나무도 한 그루 심으셨더군요. 동구 밖에는 커다란 당나무가 있었는데 온갖 새들이 날아와 울고 갔댔지요? 이 가을엔 다시 곱게 물든 산천의 단풍을 굽어보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선생님의 뜰에 알알이 반짝이는 바람들이 부럽습니다. 아이들에게 끝없이 닿아가는 선생님의 시심에 작은 손뼉 하나 보냅니다. 선생님의 고스란 삶과 고단한 참교육의 역정에 우러러 긴 고개 숙입니다. _김두년(시인) 언제나 쾌활한 웃음으로 먼저 다가와 친구가 되어주셨던 선생님께서 틈틈이 들문학회를 통해 발표해온 시를 묶어 『나팔꽃 그림자』를 출간하시게 됨을 축하드립니다. 오랜 교육 철학이 담뿍 배어있는 이 시들을 읽고 느끼는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이것 하나만은 알고 있습니다. 기쁨을 나누면 두 배, 슬픔을 나누면 절반, 또 그것을 나누면 희망이 된다는 것을요. 아이들과, 자연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선생님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나팔꽃 그림자』가 나팔꽃 줄기처럼 희망이라는 담벼락을 타고 온 세상으로 널리 널리 뻗어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_류예지(1995년 용궁중학교 제자) 7년 전 15살 때 처음으로 거벙이를 만났다. 거벙이는 동그란 안경에, 입가엔 미소가 가득했고, 한 손에는 국어책을, 다른 한 손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꿀단지를 항상 가지고 다녔다. 피고 지는 어리고 여린 꽃들을 보다듬는 거벙이는 아이들이 필요할 때면 언제나 꿀단지에 있는 꿈, 사랑, 믿음, 행복, 용기를 나눠주었고, 나는 그 꿀단지에서 ‘시’도 꺼내 읽었다. 거벙이의 시는 꽃밭 같다. 나를, 우리를 꽃으로 만들었던 거벙이는 시도 꽃으로 만든다. 나는 이제 나만의 이름을 가진 꽃이 되어, 거벙이가 만든 또 다른 꽃밭에서 꽃집을 읽는다. _정영미(2007년 상주여중 제자) ■ 차례 제1부 우산재·11/강·12/학교·14/시골 운동장·16/만남·18/나팔꽃 그림자·20/소풍 가는 버스 안에서·23/참교육 장터·24/아름다운 동행·26/홍시 하나·28/찔레꽃 하나·30/산다는 것·31/연필·32/나뭇가지·33/복숭아 빛깔·34/단풍 하나·35/나무·36/감꽃·38/얼굴·39/옹달샘·40/수선화처럼·42/해바라기·43/반지·44/엄마·46/소망 하나에 엄마를 담아·48/조약돌·50 제2부 제비꽃 하나·53/꽃·54/수선화·56/꽃마리·58/민들레·59/산수유·60/진달래·62/개나리·63/난·64/개망초·65/봄날 새벽·66/새벽을 열면·67/소리·68/괴불주머니·70/나락·71/씨앗, 그 여물어가는 삶·72/단풍·74/늦가을 단상·75/초겨울·76 제3부 배경·81/아버지 1·82/아버지 2·84/아버지 3·85/낙동강·86/돈호법 인생·88/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90/산벚나무도·92/은척 갈라만 우예 가여·93/끄트머리·94/기도·95/반달빛 웃음 한 자락으로·96/이별·98/엔터(Enter)·100/화로·102/장날·103/명주·104/묘사·106/비 내리는 바닷가에 서면·108/갈선대·109/그들 앞에서·110 해설·113 시인의 말·135 ■ 시집 속의 시 한 편 반지 10년도 훨씬 전 촌학교에 있을 때 아이가 주워주던 반지 하나를 나는 아직도 손에서 빼지 못하고 있다 둥근 모양이 무너지고, 긁힌 자국이 낭자하고, 색깔이 바래어 할매 손톱처럼 누래도 쉽게 버릴 수 없는 것은 그 안에 그 아이 얼굴이 살갑게 녹아있기 때문이다 아빠 없이도 늘 당당하던 아이는 동생이 집을 나갔을 때도 모란 꽃잎처럼 껌벅껌벅 동구 밖을 지켰다 마치 세상이 둥글고 그 안에 사는 모든 것들이 둥글다는 것을 이미 다 알고 있었다는 듯이 반지처럼 방그레 둥근 웃음으로 환하던 그 아이가 순간 반지가 되기도 했다 순간 다시 웃다가 다시 반지가 되었다가 다시 웃다가 반지가 되었다가 웃다가 * 아빠 없이도 씩씩하게 자라던 선영이가 어떤 때는 나보다 훨씬 자유스러워 부럽기도 했다. ■ 시인의 말 어릴 때부터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 혹시 이렇게 쓰면 시가 될까? 이런 이야기는 어떨까? 되고 싶다는 간절함이 짙어지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시인이 되어가고 있었나 보다. 삶의 조각들이 제 색깔에 취해서 빛을 낼 때마다 나는 그 풍경에 감탄사 하나씩 붙여나갔고 그렇게 모인 부호들이 이제 나의 마음 밭에서 꽤 여럿 싱싱하게 자라고 있는 것을 보면 그렇다. 아직도 어떨 때는 그 모습이 대견스럽다가 어떨 때는 부끄러워 숨기고 싶다가 다시 기특해지다가 안쓰러워지고……. 시가 될 것 같은데 시가 되지 못하고 머리 언저리에서 생각만 고추잠자리처럼 어지럽게 맴돌 때면 다시 삶을 되돌아본다. 삶에서 나오지 않은 시는 시가 아니라고 스스로 다그치기도 한다. 나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시인이 되는 날을 꿈꾸며 산다. 모든 사람들의 삶이 시의 가슴으로 걸어 들어가고 시가 삶의 품 안에 안겨 드디어 하나가 되면 시인들의 세상, 아름다운 시가 풍성하게 자라는 찬란한 세상이 될 것 같기 때문이다. 2013년 늦가을 이상훈 이상훈 경북 문경에서 태어났다. 대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중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쳐왔으며 4년 반 전교조 해직 경험을 가지고 있다. 20년 동안 상주들문학회, 한국작가회의 경북지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42 권순자 시집 - 『붉은 꽃에 대한 명상』(문학의전당 , 2013) imagefile
편집자
1591 2013-11-22
권순자 시집 - 『붉은 꽃에 대한 명상』(문학의전당 , 2013) 시집에는 특히 바다와 관련된 온갖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시 제목만 보더라도 ‘갈치’, ‘고래’, ‘조개구이집’, ‘뱀장어’, ‘부두 어시장’, ‘홍어’ 등등 싱싱한 비린내 끼치는 바다의 풍경이 보이는 듯하다. 시인의 일상과 가까운 곳에 있을 법한 이 소재들은 시집에 녹아들어 시인의 격정적인 서정과 지향점을 드러낸다. 그 가운데 ‘자유’라는 두 글자를 강하게 떠오르게 하는 시편들이 다수 눈에 띈다. 저자 : 권순자 경북 경주에서 태어나 1986년 『포항문학』에 「사루비아」외 2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2003년 『심상』 신인상을 받았다. 시집으로 『우목횟집』 『검은 늪』 『낭만적인 악수』 등이 있으며 2012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을 수혜했다. 시인의 말 제1부 미꾸라지의 상상 나무의 장례 발칙한 사막 사과꽃향기 날릴 때 갈치 낚시 고래 먼 곳 사슬에 대하여 달과 개 춘천호 매운탕 용유도 조개구이집 삼촌의 창고 양계장에서 춤추는 뱀장어 부두 어시장 제2부 소금 실종 복숭아밭의 달 바람의 뒤편 목련정진 사막의 여자 홍어 장수하늘소 매화 새들, 어둠을 털어내다 산책 북재비 아카시 난동 이슬의 언어 의자 제3부 하모니카 붉은 꽃에 대한 명상 1 붉은 꽃에 대한 명상 2 붉은 꽃에 대한 명상 3 숭어의 여행 물레따 표류하는 새 향어 서늘한 영혼 안개 집어등 갈치집 아줌마 아프리카의 뿔 구름의 눈동자 울지 마라, 바람이여 제4부 눈물의 무게 닭집 여자 꽃가루 날리던 날 복날 참치꽃 바람의 혀 수중 꽃 우기의 끝 낙엽을 미행하다 햇살 연인 초록 사과 등나무 거미 항해보고서 세탁소 박씨 해설 자유를 욕망하는 소금의 유전과 숭고한 봉헌 윤의섭(시인) 미꾸라지의 상상 시장 어귀에 함지박을 내려놓고 사내가 미꾸라지를 판다 싱싱한 놈들 가져가요 맛 좋고 몸에 좋은 놈들이요 미꾸라지는 철체 위에서 이리저리 꼬물거리다가 얼른 빠져나간다 함지박 속으로 미끄러진다 미꾸라지는 구름처럼 흐르고 싶었을까 함지박에서 요동치는 몸놀림이 곧 구름 사이로 들어갈 것 같다 부풀어 오르는 상상으로 삶의 경계를 넘어 무한의 허공으로 스며들 기세다 상처투성이 될지라도 기어코 오르고 말겠다고 함지박을 기어오르는 저 몸부림! 외로운 투지는 바닥을 드러낼지언정 이 상황을 변환시키겠다고 발버둥이다 흘러가는 시간이 홀홀히 가지는 않을 것이다 붉은 꽃보다 더 붉은 피를 흘리며 시간은 자신의 족적을 남길 것이다 미꾸라지를 파는 사내는 미꾸라지처럼 파닥거리는 자신을 본다 차디찬 섣달그믐 날 빈손으로 귀가하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에게 진동하는 빛이 되어 유한한 시간에 꺾이면서 밝아지는 연습을 한다 삶을 향한 욕구가 강할수록 피비린내 진해지는 함지박 세상, 자아, 미꾸라지 사가세요, 참 맛있어요.--- 본문 중에서 시에서 보이는 일상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그 일상은 치열한 생존의 현장을 보여주며 온갖 희로애락으로 점철된 시공간이다. 그러므로 시에서의 일상은 오히려 비일상에 가깝다. 한가로운 산책자의 시선으로 봐도 일상은 감동과 깨달음으로 만연되어 있다. 그와 함께 세심한 관찰자의 시선으로 들여다보면 일상은 항상 들끓고 있다. 이번 권순자 시인의 시집에 생생한 삶의 기록으로 담아놓은 일상 역시 평범한 일상은 아니다. 거기에는 자유에 대한 욕망이라는 본능적 담론이 표출될 수밖에 없는 걸쭉한 삶의 면면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시집에는 특히 바다와 관련된 온갖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시 제목만 보더라도 ‘갈치’, ‘고래’, ‘조개구이집’, ‘뱀장어’, ‘부두 어시장’, ‘홍어’ 등등 싱싱한 비린내 끼치는 바다의 풍경이 보이는 듯하다. 시인의 일상과 가까운 곳에 있을 법한 이 소재들은 시집에 녹아들어 시인의 격정적인 서정과 지향점을 드러낸다. 그 가운데 ‘자유’라는 두 글자를 강하게 떠오르게 하는 시편들이 다수 눈에 띈다. 어쩌면 이 ‘자유’에 대한 욕망이 권순자 시인의 시생(詩生)에서 가장 핵심적인 원기(元氣)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것도 아주 오래전 시인에게 심겨진, 시인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유전인자처럼 새겨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이렇게 이번 권순자 시인의 시집에는 시인의 본질적인 세계관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듯이 보인다. [시인의 말] 모든 아름다운 것들, 생명이 짧아 더 강렬하게 빛나는 어린 것들, 언어 이전의 침묵으로 더 깊은 것들에게 이 시집을 바친다. 그녀와는 1980년대 우울하던 시절에 공단 도시 포항에서 외롭게 시를 품던 청춘의 한때가 함께 녹아 있다. 그녀는 우리가 꿈꾸던 세계를 향해 고투를 벌일 때 언제나 묵묵히 뜻을 함께해주던 성정, 구애 없는 모성애를 지녔다. 어떤 증오나 분노도 그의 시 속에 들면 고요하고 자애롭게 다시 태어나게 하는 힘, 나는 그녀의 이런 너그러움을 보살행의 가장 큰 미덕으로 묻어두고 있다. 그의 이런 성정이 지금처럼 다급한 시대의 거친 수레바퀴를 온전히 받아내는 편에 서리라 믿는다. “그물에 달빛이 걸려” “재빨리 그물을 올려라 외마디 소리 지르는 바람처럼”, “그물은 힘이 세서” “자주 밀어낸 상처도 건져 올려주듯”, “달빛을 은폐한 사각어항의 출구가 하늘로 열려” 있는 것처럼. - 정원도(시인) 권순자 시인은 자연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혁명을 꿈꾸는 동식물을 연출한다. 한낱 미물도 꿈이 있고 분노가 있기에 늘 세상은 꿈틀거린다. 즉, 자연의 생태는 “죽은 개 속에 들어 있는 벌레를 먹고, 벌레 속에 들어 있는 풀을 먹고, 내가 나를 먹고”(「복날」) 끊임없이 순환하는 것이다. 이처럼 시인이 들려주는 목소리는 낮고 고요하지만, 그 속에 담긴 메시지는 강렬하다. 그녀의 시선은 인간과 자연의 상생을 그리며 세계를 인식한다. 그렇게 뭇 삶을 천형처럼 견디고 “죽어서야 꽃으로 피어”(「붉은 꽃에 대한 명상 2」) 마침내 불멸의 “붉은 꽃” 신화를 창조하는 중이다. 21세기 루소의 모습처럼…… - 김선주(문학평론가, 건국대 교수)  
41 이승호 세번째 시집 `어느 겨울을 지나며' imagefile
편집자
1893 2013-11-16
 [책]어둡지만 밝고 슬프지만 아름답고 이승호 세번째 시집 `어느 겨울을 지나며' “희망을 부풀리지 말라 절망도 마찬가지/눈이 내리고/물결은 풍성한 육신을 휘감으며 흘러간다/이 겨울이 내 생애의 마지막은 아니다” 강원작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승호 시인이 세번째 시집 `어느 겨울을 지나며'의 표제작을 통해 마지막 겨울이 오기 전 헤르만 헤세의 클링조어를 따라 무지몽매한 세상을 떠나고 싶은 간절함을 드러낸다. 마치 헤세의 일생에서 감당해야 할 엄청난 절망이 이승호 시인의 시편에서 뜨거운 열정과 절망으로 투영된다. 겨울이 주는 황량함은 곧 시인의 내부를 장악한 어둡고 암울한 힘이 아니었을까. 때로는 길가의 새소리로 배를 채우고, 시로 영혼이 맑아진다며 장난꾸러기와도 같은 모습을 내비치기도 한다. “시집 속에 담긴 시의 표정은 겨울 풍경처럼 침울하지만 막막하고 하염없는 표정들 뒤편에 빛의 폭발음이 숨겨져 있다.” 시인을 향한 마경덕 시인의 평이다. 충남 공주 출신으로 유년기를 춘천에서 보낸 이 시인은 강원대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했으며, 지난 2003년 제3의 문학으로 등단했다. 들꽃 刊. 131쪽. 7,000원.  
40 최성아 시집『부침개 한 판 뒤집듯』 imagefile
임술랑
1669 2013-11-13
홈 > 뉴스 > 관광/문화 『』 <윤종남의 시읽기 206>최성아 시인의 “부침개 한 판 뒤집듯” 윤종남 | nancho6731@hanmail.net //--> ▲ 최성아 시인 <부침개 한 판 뒤집듯> 두둥실 프라이팬에 한가위 달이 뜬다 갖가지 잘 버무려 둥그렇게 다듬어진 어울려 살아가는 자리 이랬으면 좋겠다 지글지글 바닥 열기 골고루 나눠보면 버티던 생것 날것 기세가 기울면서 앉았던 서로의 모습 점점 더 닮아간다 어설픈 언어와 문자, 설익은 사람과 사람 골고루 맛나려면 뒤집기가 필요할 듯 뒤집혀 어우러진다 한가위가 익어간다 제각기 나누어진 극과 극의 거리 하며 너와 나 선을 긋는 차이와 대립까지 부침개 한 판 뒤집듯 그랬으면 좋겠다 <최성아 시인의 약력> * 본명-최필남, 2004년<시조월드>신인상 * 한국시조, 오늘의시조시인회의, 나래시조, 부산시조 회원. * 부산여류시조문학회 사무국장, 어린이시조나라 편집위원, <시눈>동인 회장 * 현재, 부산 사직초등학교 교사 정미숙 문학평론가의 해설을 본다 표제작인 <부침개 한 판 뒤집듯> 은 시인의 생각을 통쾌하게 밀어붙인 발칙한 상상으로 구미를 당긴다. 맛있는 부침개 한 판을 만든다는 것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재료 마련에서 다듬기, 무엇보다 적당한 크기로 잘 썰어야 함은 물론이고 온도 조절과 집중력이 요구되는 정성의 산물이다. 시인은 둥근 프라이팬에 마치 한 가족으로 들어앉은 부침개 거리를 보며 한가위 달을 떠올린다. 꼼짝없이 묶여져 한 틀에 있으나 먹기 좋은 요리가 되기에는 많은 시간을 요한다. 그 일차 고비가 한 판 뒤집기 이전일 것이다. 한 편이 일단 잘 익으면 그 여세를 몰아 뒷면의 맛내기는 쉬울 것이다. 시인의 상상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어설픈 언어와 문자,’ ‘설익은 사람과 사람’ ‘극과 극의 거리’ ‘차이와 대립’이란 날 것들을 다 모아 반죽하여 누릇누릇 익혀 어우러지게 만들기를 소원하는 것이다. 이것은 무조건적인 섞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각기 다른 개성들이 한 데 어울려 살맛이 솟구치는 세상, 식욕의 의욕을 돋우는 작품을 구상하는 것이리라. 그러나 이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첫 연과 마지막 연의 동일한 반복어구 “좋겠다”에 담긴 희망의 전언처럼 정성과 의지가 필요하다. 그 끝에 한 쟁반 가득한 ‘꽃물 한 짐’ 같은 축복의 만찬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고통과 환희인 생의 익숙한 여정, 그 리듬을 타고 넘어가며 우리는 희망을 품을 수도 있으리라. <제주인뉴스 윤종남 논설위원>  
39 최재경 시집 『솔깃』 file
임술랑
1352 2013-09-14
최재경 시집 『솔깃』(詩와에세이, 2013) ●도서명_솔깃 ●지은이_최재경 ●펴낸곳_시와에세이 ●펴낸날_2013. 8. 13 ●전체페이지 128 ●ISBN 978-89-92470-85-8 03810 ●국판변형(127×206) ●값_8,000원 ●문의_(02)324-7653 ■ 표4 최재경 시인이 사용하는 시어들은 모두 시골 사람들이 쓰고 있는 ‘소박하고 친근한’ 언어들이다. 난해시가 어떻고 평론가의 평이 어떠하고 간에 이 모든 걸 뒤로하고 그는 오직 그 자신만의 감정에 충실한 시를 생산해내고 있다. 한 편의 시 속에서 다정한 이웃 아저씨와 아줌마를 만날 수 있다. 그래서일까. 그의 시는 입술 사이로 희로애락을 그대로 오물거리게 하며, 두 눈 속으로 고이는 맑은 물처럼 깊이 있는 정감을 아로새겨 넣게 한다. 그의 시가 심산유곡의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시원한 삶을 끊임없이 이어지게 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까닭이다. 오늘날같이 복잡다단한 도시문명 속에서 최재경 시인의 시작품을 만난다는 것은 어쩌면 신선한 삶에의 귀소를 도모하는 길임에 틀림없다. _구재기(시인) 남들은 시를 쓴다고 낑낑대거나, 고상 척을 떨 때, 그는 그냥 시하고 논다. 시가 오면 좋고, 안 오면 그만이다. “복종”에게 져서 단발이 되기 전까진 긴 생머리 한 줌을 뒤꼭지에 매달아, 자징개 등거리에서 “벌곡”의 풍경 속으로 휘날려 준다. 길가의 쑥부쟁이들이 코가 빨개진 그를 향하여 “이장 아재, 그새 또 한잔 빨았소” 그런다. 동시 배우러 간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동시는 안 배워주고, 버들피리만 만들어준다. 보리피리도 만들 거라는 궁리나 한다. 저, 콧잔등이 시큰해지는 ‘능청’은 어디서 왔는가. 그의 시를 따라가다 보면, 내 “대갈빡”에서도 여지없이 “딱” 소리가 난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능청과 무욕(無慾)의 진경이여. 이게 바로 이 시집에 놓인 그의 시들이 ‘허는 짓’들이다. _정윤천(시인) ■ 차례 제1부 딱·11/소세지·12/서운하게 지는 꽃·13/복종·14/안달이 났어요·16/살구꽃 피는 마을·17/대추꽃·18/복만이·20/나물 캐는 여자들·22/그이의 노을·23/그게 아니라·24/노상술·26/치마·28/먹고사리·30/호오이 호이·31/오줌발·32/딱정벌레·34/뻐꾸기소리·35 제2부 당골네의 오월·39/솔깃·40/풍뎅이의 하루·41/창꽃·42/그 봄·44/개평으로 살아가기·46/표정으로 말하기·48/저울·50/끄름·52/이장 봉급·55/진저리·58/부뚤네·60/혼자라는 가을·62/이장! 집에 있어?·64/말하자면·66/닝기미, 어느 여름날·68/물꼬 보러 갔다가·70/예를 들자면 말여·72 제3부 우리 마을 이장·75/저도 촌놈이면서·76/잔대보지·78/뒤집어서 말리기·80/소금짠지·82/단술·83/초여름 심사·84/쏘삭·86/똥도 시도 다 틀렸다·88/가을이다·90/그래서·92/건너뛰기·94/담배·96/풀무치·98/오늘도 가을입니다·99/말짱 그증말·100/숙맥·102 제4부 쭉정이·107/섣달그믐 밤·108/어린 새·109/쌀 도둑·110/도라지밭·112/냉이꽃·113/쌈·114/궁한 봄날·116/나의 전생·117/남새밭·118/그 꽃·119/순해서 좋은 봄·120/비의 향기·121/안달·122/바람처럼 울다·124/낯선 시(詩)·125 시인의 말·126 ■ 시집 속의 시 한 편 딱 아버지는, 밥상머리에서 밥을 복 나가게 먹는다고 수저로 대갈빡을 때렸다 말로 해도 될 것을 쳐다보았더니, 대든다고 또 때렸다 “딱” 어지간히 익은 소리가 났다 엄마도 모르게 은수저를 내다버렸다 다음날도, 지금까지도 아무도 더는 물어보지 않았다 열대여섯쯤 되던 해였다 지금도, 그 자리를 만져보면 대갈빡에서 “딱” 소리가 난다 복이 나갔는지 들어왔는지 알 수가 없다 ■ 시인의 말 3년 임기인 이장직을 딱 한번하고 그만두었다. 꼭 이장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물려주었다. 지금도, 벌곡 사람들은 나를 시인이장이라고 부른다. 눈을 뜨면 보이는 산, 들, 강이 하루도 같을 수가 없듯 봄이 떠나고 여름이 슬그머니 와 있다. 산골에 뿌리 내린 지 벌써 14년이 되었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니, 나도 어느새 자연인이 되었다. 타고 다니던 승용차, 트럭을 처분하고 웬만하면 걸어 다니거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고 먼 곳에 가려면 버스나 기차를 타고 다닌다. 분수에 넘치게 살 수도 없고, 비울 수 있는 느긋한 마음으로 살아간다. 남을 해코지할 생각도 없거니와, 내가 좀 모지라게 손해 보고 사는 것이 참 좋다. 내가 사는 논산 벌곡에 초등학교가 두 곳이 있어, 그 곳에서 아이들에게 동시창작 강의를 하고 있다. 엊그제 수업 시간에는 공부는 안 하고 버들피리를 네 시간 내내 만들어주었다. 운동장 교실이 버들피리소리로 가득했다. 이제 여름이 시작하니 보리피리도 만들어줄 생각이다. 일찍 피었던 꽃잎들이 진다. 빗님이 오신다. 탱자꽃, 대추꽃 피어나더니, 이제 감꽃이 피어난다. 낮에는 뻐꾸기 뻐꾹 뻐꾹 울더니 어두워지면서 뒷산에 소쩍새 쏘쩍 소쪽쪽 운다. 2013년 초여름 벌곡에서 최재경 최재경 1955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2006년 『문학세계』로 등단하였다. 시집 『그대 잊은 적 없다』, 『가끔은 아주 가끔은』이 있다.  
38 김만수 시집『바닷가 부족들』 imagefile
임술랑
1161 2013-09-07
詩로 그려낸 우리들 삶의 현실 `바닷가 부족들` 김만수 지음 도서출판 애지 펴냄, 128쪽 “고라니고라니고라니/ 고라니라고 중얼거리다보면 보인다/ 보현산 참새미/ 굴러오는 물방울 더미// 저쪽 고구마밭머리 멀뚱하니 선 채/ 먼 하늘/ 아득히 따라가는/ 눈 맑은 수수꽃다리 너// 보급투쟁 내려온/ 어린 파르티잔 같다” - `고라니` 전문 포항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만수 시인의 7번째 시집 `바닷가 부족들`(도서출판 애지)은 우리들 삶의 구체적인 현실을 시로 보여주고 있다. 이번 시집에서는 특히 육친의 사별에 대한 경험과 통증이 인간의 존재론적 사유로 나아가면서 곡진하게 그려지고 있다. 그것은 또 이웃과 마을과 바다로 외연을 넓히고 종종 막막하고 고독한 자아에 대한 성찰로 귀결되곤 한다. “생젖 흐르는 소리를 기다렸으나/ 아무것도 고여 들지 않았고/ 더 깊이 갇혀버린/ 젖 창고”를 기다리거나 “꿈꾸던 사랑과 혁명과 구원이/ 선명한 불꽃으로 타오르던/ 강 언덕에서/ 아직도 막막하고 질긴 문장을 떼어내며/ 간절히 낡은 묵주를 넘기고 있”(`북한강`)기도 하다. 또는 “눈을 따지 않은 알갱이로/ 그대 좁은 뒤주에 들어/ 천년을 눈 뜨고 엎드렸다가/ 몇 홉 씨앗들과 함께/ 아직 푸른 눈의 설렘으로/ 너의 몸에 싹틔우고 싶다”(`현미`)는 바람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쉰`에서는 자본의 사회에서 잘 소비되지 않고 잘 읽혀지지 않고 있는 자아를 얘기하고 있다. 우리 누구도 이러한 자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나를 떠메고 가는 내가 보였다”는 진술처럼 좌절과 상실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의지를 낳는 동력으로 그려지고 있는 점이 시인의 장점으로 보여진다. 김 시인의 이번 시집에는 `젖창고` `북한강` `아구` `현미` 등 서시가 많다. 이번 시들은 `바닷가 부족들`이 울리는 북소리다. 그들이 지닌 `오래된 물통`에는 `바람칸이 무너진 하모니카며 `놋종`이랑 `은빛 자전거` 등 온갖 것들이 `정박`해 있어 시인은 오늘도 몇몇 도막을 꺼내들고 화톳불을 지핀다. 이를테면 `별싸라기 한줌`을 조몰락거리다가 `토끼 교미 날짜가 적힌 공책`을 들춰보고는 `가슴이 뜨거운 새`들을 하늘 멀리 놓아 보내는 것이다. 그의 시들은 오래 걸어온 자의 깨우침이요, 다시 멀리 나아갈 필경(筆耕)의 보습 갈아 끼우기다. “새들이 찍고 가는 울음의 무늬”와 “생젖 흐르는 소리”가 씨줄과 날줄이 되어 생명의 강보를 짜고 있다. 그가 펼쳐놓은 시의 조붓한 길을 따라가다가 `표준전과`, `샛강`, `사진` 등의 시를 만나면 문득 옥수수 삶는 냄새처럼 칭얼거리고 싶어진다. 위험을 무릅쓰고 사람의 마을로 보급 투쟁 내려온 어린 고라니처럼 생명에 대한 발원이 가득한 이 시집을 두고 차영호 시인은 “바닷가 부족들이 울리는 북소리다”라고, 이정록 시인은 바다의 너울과 파도의 “고해에서 작살에 피 흘리는 고래의 숨소리와 광어의 뱃가죽 같은 순백을 끌어올린다” 라고 헌사하고 있다. “나는 잘 소비되지 않았다 신화가 얽혀지던 불의 축제 뜨거운 페이지 뒤란에서 젖은 나무토막으로 웅크린 시간들 비춰지지 않았으므로 반사되지 않았고 나는 읽혀지지 못했다 사소한 서사에도 밀려났다 캐스팅되지 못했다 햇살이 낮게 굴러와 죽었다 찰방거리는 물길을 만들며 빛이 사랑이 번질 거라 믿었다 거짓이었다 수없이 개복하고 길을 만들고 성을 쌓았다 늦은 나무를 심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성 위에는 찢긴 깃발이 더 깊이 죽었다 나를 떠메고 가는 내가 보였다” ― `쉰`전문 ▲ 시인 김만수 1955년 포항에서 태어난 김만수 시인은 1987년 `실천문학`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포스코 건립 당시를 다룬 장편 서사시 `송정리의 봄`을 발표했으며 `소리내기`, `햇빛은 굴절되어도 따뜻하다`, `오래 휘어진 기억`, `종이 눈썹`, `산내통신`, `메아리 학교` 등의 시집을 냈다. 경북매일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