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잔디
김소월

잔디
잔디
금잔디
심심(深深) 산천에 붙는 불은
가신 님 무덤 가에 금잔디.
봄이 왔네, 봄빛이 왔네.
버드나무 끝에도 실가지에.
봄빛이 왔네, 봄날이 왔네.
심심 산천에도 금잔디에.


인류는
언젠가부터
'죽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씨앗을 심듯
죽은 사람을 땅에 묻었다.

그러면
죽은 사람은
다시 부활할 수 있었다.

아주 오래 전
마법이 통하던 시대의 이야기다.

하지만 지금은
마법이 사라진 시대.

무덤만
그 자리에 있을 뿐.
가신 님은 다시 오지 않는다.

풀과 나무들은
여전히 마법의 세상에 살고 있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