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

네 다리 소반에다 죽이 한 그릇

하늘빛에 구름이 함께 떠도네.

주인아 면목없다 말하지 마오

얼비쳐 오는 청산 내사 좋으니.





주인은

멀건 죽을 내놓고

면목없다 한다.



자신들만 몰래

밥을 먹어서인지.



아니면

죽밖에 대접할 게 없어서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시인의 눈엔

멀건 죽 속에 얼비치는

구름과 청산이 보인다.



'바깥의 풍경'은

'내 안의 풍경'이다.